▲ 조진구가 김미순을 납치한 진짜 이유
휠체어를 들고 병원에 나타난 조진구(박성웅 분)는 탁구엄마 김미순(전미선 분)을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글쓴이는 조진구가 실제로 김미순을 납치하더라도 그녀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27회에서 진행된 것을 보면 약간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진구는 한승재(정성모 분)의 편에 서서 그를 위해 일하는 척 하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미순을 데리고 간 조진구는 한승재에게 그녀가 가진 지분을 순순히 양도하지 않는다고 전화를 합니다. 김미순은 14년 전 조진구가 신유경(유진 분)의 아버지가 자신을 겁탈하려 했을 때 갑자기 나타나 차에 태우고 간 사람임을 압니다. 그녀는 조진구에게 회장님쪽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토록 뒤통수를 맞는다고 한탄합니다. 그녀는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기에 두 번씩이나 이토록 괴롭히느냐고 반문하지만 조진구는 그냥 쉬라는 말뿐입니다.
드디어 조진구는 김미순을 한승재에게 데리고 갑니다. 한승재는 3.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김미순에게 주식지분양도계약서를 내 놓으며 도장을 찍으라고 협박합니다. 김미순은 탁자 위의 서류를 집어들어 그냥 찢어버리고는 이게 그녀의 대답이라고 합니다. 기가 막힌 한승재는 수하들에게 김미순을 처리하라고 지시하자 조진구는 14년 전에 하지 못한 마무리를 자기가 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리고는 탁구엄마를 차에 태우고는 사라졌습니다.
한편, 탁구(윤시윤 분)는 닥터 윤으로부터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즉시 병원으로 갑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 대신 퇴원하면서 남긴 쪽지뿐입니다. "여행을 좀 다녀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이소" 간호원은 약 5분전에 어떤 사람이 와서 함께 퇴원했다고 알려줍니다.
탁구는 청산공장에서 빵을 만들면서도 엄마생각뿐입니다. 닥터 윤으로부터 어쩌면 엄마가 자신이 매우 바쁜 이때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 않기 위해 현재 만나기를 원치 않을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은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합니다. 닥터 윤에게 수시로 전화해 보지만 어머니 소식은 없습니다. 닥터 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경찰서에 김미순의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 측의 CCTV를 확인하고는 탁구를 부릅니다. 그런데 탁구엄마를 휄체어에 태우고 나간 사람은 놀랍게도 팔봉제과점의 조진구 형입니다. 이럴 수가! 탁구는 앞이 캄캄합니다. 오래 전 어머니를 납치해 벼랑으로 내 몰아 모자간 생이별을 시켰던 장본인인 조진구, 그가 또 다시 어머니를 납치한 것은 청천벽력입니다.
탁구는 대장인 양인목에게 조진구의 소재를 물었고, 양인목은 조진구는 중병에 걸린 여동생의 치료비 때문에 돈이 필요해 한승재 편에 서게 되었다는 대답을 듣습니다. 탁구는 너무나도 기가 막힌 사실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빌었던 진구 형이 다시 한승재 편에 섰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탁구는 한승재가 구마준-신유경 결혼식을 마치고 청평의 별장으로 갔다는 비서의 말을 듣고는 급히 청평으로 갑니다. 탁구가 별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조진구가 주식양도를 거부한 탁구엄마를 차에 태우고 떠나는 순간입니다. 탁구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갔지만 이미 차는 떠납니다. "탁구야!" "어머니!'를 부르는 두 모자의 애끓는 목소리만 메아리친 채 모자의 상봉은 또 다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바로 14년 전의 상황을 재연한 채 말입니다.
그런데 왜 진구는 탁구엄마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을까요? 아마도 시청자에게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한승재가 주식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김미순에게 어떤 짓을 하는 지를 생생하게 지켜보고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한승재의 비행을 폭로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조진구가 처음부터 김미순에게 자신은 구일중 회장과 김탁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해칠 생각은 전혀 없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면 시청자로서는 긴장감이 떨어졌을 것입니다.
제28회 예고편을 보면 탁구가 엄마와 감격의 재회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조진구가 김미순을 안전한 장소로 데리고 간 후 둘의 만남을 성사시켰을 것으로 보입니다. 뒤늦게 드라마 김탁구에 빠진 아내도 조진구를 보며 "저 사람이 왜 저러나!"고 하며 혀를 찼는데, 제작진의 속임수에 시청자들은 가슴을 태우며 이번 회를 지켜보았습니다.
▲ 유경의 아버지가 딸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이유
서인숙(전인화 분)은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시어머니 홍 여사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아들 구마준(주원 분)의 성화와 협박에 못 이겨 마준과 유경의 결혼을 마지못해 인정하는데요. 서인숙은 유경에게 결혼기념패물도 사주고 신부드레스도 맞추어 주지만 거성과 아들을 위해 절대로 유경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녀는 기둥서방인 한승재에게 지시해 유경의 가족과 출신배경을 뒷조사시켜 마침내 청산공장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유경 아버지를 찾아내어 신부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유경에게 데리고 나타납니다.
아버지를 보는 순간 한동안 정신이 멍한 유경은 이 사람은 누구냐며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쏘아 붙입니다. 그리고는 탈의실로 들어가서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정신을 잃습니다. 유경에게 아버지는 악의 화신입니다. 술주정뱅이인 아버지는 어린 유경에게 항상 매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서인숙은 구마준에게 정말로 유경과 결혼을 한다면 저런 천박한 사람과 사돈이 되어야 한다며 파혼하라고 합니다. 마준은 쓰러진 유경을 간호하며 다시금 결혼을 결심합니다.
탁구가 청산공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유경 아버지를 파렴치한 좀도둑으로 몰아 발로 차고 대리며 거리로 내 쫓습니다. 탁구는 인부들을 말린 후 뜯긴 돈을 물어준 후 유경 아버지를 타이릅니다. 탁구는 돈이 필요하면 훔치지 말고 지신에게 오라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손에 쥐어 줍니다. 또 제발 하나뿐인 핏줄인 유경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합니다. 유경 아버지는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호통치지만 탁구는 "당신은 유경이 아버지이니까, 유경은 내 친구이고, 친구 아버지는 내 아버지와도 같다"고 대꾸합니다. 유경 아버지는 어린 탁구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며 자존심이 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공장 안으로 들어온 유경 아버지는 비로소 회한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거성으로 구마준을 찾아갑니다. 마준은 눈에 불을 켜며 유경 아버지를 몰아붙이면서 둘 사이에 끼어 들지 말라고 호통칩니다. 한승재로부터 또 얼마를 받고 이러는 지 닦달합니다. 두 번 다시 나타나지 말라고요. 그런데 유경 아버지는 자신은 유경의 아버지가 아니라면서 둘이 결혼하여 잘 살라고 당부합니다. 한승재로부터 받은 봉투도 되돌려줍니다. 구마준과 아버지의 대화모습을 엿본 유경이 로비를 나서는 아버지께 다가가자 아버지는 딸에게 행복하게 잘 살라는 말을 남기고는 떠나갑니다. 탁구의 진심이 결국 유경 아버지의 마음의 문을 연 것입니다. 제대로 배운 것은 없지만 탁구는 이런 심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믿음직한 청년입니다.
▲ 한승재가 구마준-신유경의 결혼을 묵인한 이유
한승재는 구마준-신유경의 결혼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서인숙에게 혼담이 오가던 집안과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서인숙은 부모보다도 당사자인 처녀가 더욱 마준을 좋아하므로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합니다. 한승재는 다음 달 이사회 전까지는 혼담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구마준이 구일중 회장이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와 아버지에게 이번 주말 결혼하겠다고 말합니다. 자신과 신유경의 결혼을 격려해준 호적상의 아버지가 고맙기 때문입니다. 서인숙과 구자경-자림 자매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서인숙에게 자신의 가슴에 못박지 말라고 소리칩니다.
구마준은 한승재를 찾아가서 일요일 유경과 결혼한다고 말합니다. 한승재는 둘의 결혼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을지 아느냐고 묻는데요. 돌아온 대답은 기가 막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도 평생 바라보기만 하면서 살아가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에 그것보다 더한 불행이 또 어디 있겠느냐"고 합니다. 한승재는 자신의 귀를 의심합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바로 서인숙을 옆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빗댄 말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마준이가 지신이 생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아닌지 아찔합니다.
마준은 독설을 계속합니다. "신유경 아버지도 자식의 행복을 위해 딸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우리 가족은 그런 것을 모르는 걸까요! 두 번 다시 끼어 들면 그때는 아저씨고 뭐고 없어요!" 이제 한승재는 마준이 사랑하는 신유경과의 결혼을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을 잃어버렸습니다.
신유경은 탁구를 찾아가서 이번 주 결혼한다며 비서실에 사표를 냅니다. 유경은 탁구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평생 고마워하면서 살겠다고요. 아버지로부터 탁구 때문에 구마준을 찾아왔음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 한적한 성당에 찾아온 하객은 구자림-자경 자매, 한승재의 수족 비서 둘, 그리고 한승재뿐입니다. 유경은 마지못해 혼인서약에 동의합니다. 끝내 결혼식장이 나타나지 않은 서인숙의 다음 반응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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