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 역의 윤찬
지금까지 장희빈-희재 남매는 동이와 그의 소생인 연잉군 금을 괴롭히기 위해 수많은 꼼수와 무리수를 두어 왔지만 이번만큼 억지를 부린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51회에서 장희재가 연잉군의 책보에 소감록(세자교육용 서책)을 넣어두고는 이를 빌미로 연잉군이 세자의 자리를 넘본다고 비난했지요. 그렇지만 이는 연잉군과 형제의 우애가 돈독한 세자가 그 서책은 자신이 직접 보라고 군(君)에게 주었다고 진술함으로써 무위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자와 연잉군이 함께 궐을 빠져나간 사건을 두고 장희빈은 연잉군이 세자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이렇게 했다는 것입니다. 6살 난 연잉군이 13살 난 세자에게 해를 끼칠 목적으로 궐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는 억지는 정말 개도 웃고 소도 웃을 일이지만 남인들과 소론들은 이 일을 빌미로 대전에서 연잉군을 궐 밖으로 축출해야 한다며 주청을 드리고 연일 상소를 올렸던 것입니다.
세자는 자신이 후사를 볼 수 없을지 모르는 중병에 걸린 것을 확인하고는 실의에 빠져있는데 비록 이복동생이지만 연잉군의 존재는 든든한 친구이자 말벗이었고 아우입니다. 궁궐의 생활에 답답함을 느낀 세자는 연잉군에게 궐 밖으로 나가자고 권유했고, 연잉군은 나인들에게 쥐 모형을 던져 놀라게 한 뒤 이들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는 저자거리로 나갔지요. 이들은 창던지기놀이로 우승하여 받은 상금으로 떡도 사먹고, 답교놀이(다리 밟기)에 참가하여 소원을 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궁궐로 돌아가려 하던 중 어떤 도적놈과 충돌해 그가 훔친 물건을 흘리는 바람에 세자가 도둑의 누명을 쓰고 포도청의 옥사에 감금되고 말았어요. 세자는 자신의 신분이 탄로날 것을 우려하여 사는 곳과 부모의 이름을 대지 못해 고초를 겪었고, 연잉군은 세자를 돕기 위해 평소 잘 아는 황주식과 영달을 찾아가지요.
장희빈은 세자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았는데 동시에 연잉군도 없어졌다는 말에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영잉군이 세자를 위해하려고 궐 밖으로 유인했다는 단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세자는 포졸에게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자고 유인해 어느 집을 찾아가 포졸이 촌노와 말을 거는 사이에 도망쳐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세자는 기지를 발휘해 신분이 탄로나지 않고 무사히 입궁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영잉군도 황주식과 함께 무사히 궐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장희빈 측은 군사를 풀어 세자를 찾았고, 차천수를 비롯한 동이파도 세자와 연잉군을 찾느라고 혈안이 되었는데 어쨌든 이들이 무사히 돌아와 일단락 되는 듯 했습니다.
한편, 한편 세자는 희빈을 만난 자리에서 홀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이렇게 소란을 피워 송구하다고 사과하자 희빈은 세자가 연잉군과 함께 나갔음을 잘 알고 있다며 왜 연잉군을 감싸려 드느냐고 추궁합니다. 세자가 연잉군의 꾐에 빠졌다면서요. 궐 밖에서 떠돌이생활을 한 연잉군이 세자를 꾀었다고요. 장희빈은 지금까지 한번도 궁중의 법도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는 세자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연잉군 때문이라며 반드시 연잉군을 응징하겠다고 다짐하자 세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세자는 이번 일은 자신이 연잉군에게 먼저 궐 밖으로 나가자고 했음을 알기에 동생인 연잉군이 다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연잉군의 잘못이 아니라고 항변하던 세자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맙니다.
희빈은 숙종을 찾아가서 세자가 혼절한 것은 모두 연잉군 때문이라고 고변합니다. 연잉군과 함께 세자가 궐을 나서 저토록 참혹한 상태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숙종은 희빈의 말이 지나 치다고 대꾸합니다. 그저 어린아이들의 실수일 뿐이라고요. 그렇지만 희빈은 전하가 연잉군을 감싸고 싶겠지만 세자는 포청옥사에 갇혀 수모를 겪고 끝내 몸을 상하게 되었다고요. 숙종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희빈의 옹졸함에 치를 떱니다. 희빈은 점점 숙종의 마음 밖에 나는 일을 자초하고 있으며 자신의 목숨을 단축하고 있네요.
장희빈의 사주를 받은 세자의 호위무관(익위사 소속)들이 연잉군을 조사하려고 데려갔습니다. 동이는 연잉군이 연행된 것을 찾아갑니다. 세자의 행적을 조사한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붙인 것입니다. 연잉군은 동이에게 자기가 주장하여 답교놀이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일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녁강의 시간에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면서요. 거짓을 모르는 순진한 연잉군은 호위무관의 조사에서도 그리 말했습니다. 연잉군을 축출해야 한다는 중신들의 주청과 상소가 빗발치는 가운데 숙종의 시름이 깊어만 갑니다.
한편, 의식을 회복한 세자는 중신들이 영잉군을 축출하려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장희빈은 이는 연잉군이 세자를 위해하려 했기 때문이랍니다. 연잉군이 세자를 위험한 저자거리로 내몰고 세자의 자리를 탐했다고요. 연잉군은 세자의 아우가 아니라 적이라고요. 희빈은 이제 연잉군은 궐 밖으로 쫓겨 날 테니 더 이상 세자를 위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세자는 드디어 장희빈의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소자의 병 때문이옵니까? 그래서 소자가 보위를 잇지 못할까봐, 연잉군이 소자의 자리를 빼앗을 까봐, 그래서 연잉군을 몰아세우는 것입니까? 소자는 소자의 병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소자가 후사를 잇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단 말입니다. 제발 연잉군을 다치게 하지 마세요! 세자를 지키려고 연잉군을 제물로 삼을 수 없습니다. 저에게 마음을 나누어준 아우에게 그렇게 못난 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장희빈은 혼비백산합니다. 어떻게 세자가 이 일을 알게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런 와중에 매우 주목할 만한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병조참판인 장무열이 동이를 찾아간 일입니다. 장무열은 지금 이대로 두면 연잉군이 위험하니 군을 지키기 위해서는 동이가 가지고 있는 기회를 잡으라는 것입니다. 남인과 소론들도 세자의 병을 알게 되면 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간언합니다. 장무열은 세자의 병을 확인하는데 결정적인 증험인 내의녀를 동이 측에 넘겨준 데 이어 이번에도 이런 건의를 함으로써 확실하게 사태의 추이를 미리 예견하고 동이편에 선 것으로 보입니다. 동이는 물론 당장 그럴 생각이 없지만 그의 말을 곰곰이 상기합니다.
숙종은 세자와 연인군이 서로 자신의 잘못이라고 하는 형제의 우의에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동이에게도 동이와 연잉군을 꼭 지켜 줄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한편, 세자는 동이를 찾아가서 자신은 세자의 자리를 지킬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연잉군을 다치게 하지 않겠답니다. 그리고는 숙종을 찾아가 자신의 세자의 자리를 지킬 자격이 없다며 나라와 종사를 이을 수 없는 큰 병이 있음을 자복하는 가운데 52회가 끝납니다. 연잉군을 해하고 세자를 지키려는 희빈의 집착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군요. 장희빈의 억지로 성정이 착한 세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한 것입니다. 이제 숙종마저 세자의 병을 알게 되었으니 임금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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