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를 지키려는 장희빈에게 두 가지 메가톤급 폭탄이 터졌습니다. 하나는 세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숙종에게 고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사가의 어머니 윤씨 부인이 지난번 동이와 연잉군의 거처에 불을 지른 배후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장희빈에게 있어 세자가 스스로 숙빈(동이)과 숙종을 찾아가 자신이 후사를 이을 수 없을지 모르는 위질(아이를 가질 수 없는 병)이라는 중병을 가지고 있다고 자복한 사건은 한마디로 청천벽력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희빈이 세자를 지키기 위해 취해온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자는 자신을 힐책하는 장희빈이게 울먹이며 말합니다. 자신도 아바마마의 뒤를 이어 성군이 되고 싶었는데 어미의 거짓으로 왕실과 종사의 죄인으로 만들었다고요. 성군이 되려는 소자를 한심하고 못난 왕으로 만들려 했다고 말입니다.
숙종은 세자로부터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가에서 약을 들여와 복용 중이었다는 말을 듣습니다. 처음에는 앞이 캄캄했습니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세자도 불쌍합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장희빈이 괘씸합니다. 이런 엄청난 사실을 오랫동안 속여온 장희빈을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습니다. 비록 세자가 어미를 용서해 달라고는 하였지만 분노에 찬 숙종은 희빈의 처소로 가서 호통을 칩니다. 세자의 병은 국본을 흔드는 일인데 이를 임금에게 감춘 사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희빈은 지금 청국에서 들여온 약제로 세자를 치료를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숙종은 그제야 사태를 짐작합니다. 희빈이 내의원 어의의 진료를 거부하고 남의관을 시켜 세자를 돌보게 한 사실을 말입니다. 숙종은 진작 이를 자진에게 알렸더라면 미리 대책을 강구했을 텐데 그러지 않아 오히려 세자의 병을 악화시킨 것을 왜 모르느냐고 추궁하지만 장희빈은 시간을 더 달라고만 합니다.
숙종은 지금까지 소론중신들이 연잉군을 내치기 위해 주청을 하는 배후에 장희빈이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시간을 벌면 또 동이와 연잉군을 해하려 할 것이라고 일갈합니다. 세자의 상태를 알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죄 없는 어린 연잉군을 그토록 몰아세웠느냐고 반문하면서. 취선당을 나서는 숙종을 따라 나와 그의 용포를 잡고 세자의 자리를 지켜 달라는 희빈을 뿌리친 숙종은 이번에야말로 단단히 결심을 한 듯 합니다. "이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던 그 모든 책임은 희빈이 저지른 과오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장희재는 대전에서 동이와 연잉군을 궐 밖으로 내보내야한다고 주청을 드리는 소론중신들에게 현 시점에서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만두게 합니다. 우상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이유를 몰랐는데 이 때 장무열이 나타나 소식을 전합니다. 또한 장무열은 몰래 이 소문을 퍼뜨립니다. 궐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퍼짐을 감지한 동이는 장무열을 찾아가 따끔하게 경고하고는 궁녀들에게 소문이 나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킵니다.
세자의 병을 알게된 소론의 영수인 우상은 장희빈을 찾아가 사실을 확인하지만 희빈은 세자를 흔들려는 보경당(동이의 처소)의 짓이라고 뒤집어씌웁니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술수입니다. 이후 장희빈이 변복을 하고 우상의 집까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는 문전박대를 합니다. 집사를 내보내 이미 잠이 들었으니 만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장희빈은 이를 갈며 돌아섭니다. 이제 장희빈의 오랜 지지세력이었던 남인마저 등을 돌립니다. 세상의 돌변한 인심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장희재는 이 모두가 보경당의 음모라며 이들을 칼로 위협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지금까지 소론과 남인이 장희빈을 지지했던 것은 오로지 세자의 모후이기 때문이었는데 앞으로 세자의 지위가 흔들리게 생겼으니 장희빈을 더 이상 지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편, 윤씨 부인의 방화 범행사실은 정말 엉뚱하게 터졌습니다. 한 때 이 나라의 우상으로 나라를 좌지우지했던 오태석의 동생 오태풍에게는 좀 철이 덜든 아들 오호양이 있습니다. 이 오호양이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죽을 뻔한 고비를 당했습니다. 아버지 오태풍은 아들을 죽이려 한 원수를 찾은 끝에 그 당시 이 일에 가담한 왈패 둘을 발견합니다. 몽둥이를 들고 때려죽이려 하자 이들은 윤씨 부인이 동이와 연잉궁을 죽이려 동이 사가(私家)에 방화를 사주했다고 자복합니다. 오태풍 부부는 자식의 원수를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오태풍의 처 박씨 부인은 윤씨 부인을 찾아가 약을 올립니다.
오태풍 부자는 포졸에게 방화범을 잡았다고 신고합니다. 보고를 받은 금부도사 차천수는 도망치면서 발악하는 윤씨 부인을 연행합니다. 소식을 듣고 장희빈이 달려 왔지만 그녀도 속수무책입니다. 이제 장희빈에게 남은 것은 동이와 연잉군을 없애는 일 뿐입니다. 장희빈은 장희재와 모의해 이를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동궁전에 불을 지르고 궐내 사람들만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없을 때 징을 울려 궐 밖 백성들을 궁으로 들어오게 합니다. 이 때 동이와 연잉군을 죽이고는 함께 들어온 백성들의 소행으로 뒤집어씌우는 엄청난 음모를 꾸민 것입니다.
장희재의 사를 받은 수하들은 등촉방(궁중의 등을 밝히는 곳)에서 몰래 기름을 빼내 동궁전에 뿌리고는 불을 지릅니다. 예상 시나리오대로 첩종(군사나 백성을 모으기 위해 궐에서 치던 종)이 울리고 백성들이 궁으로 들어갑니다. 이들 중 왈패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무리들이 들어가는 것을 천재인 차천수가 눈여겨봅니다.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털신을 신은 무리들을 발견한 것입니다.
궁으로 들어온 왈패들은 연잉군을 발견하고는 죽이려하자 이 장면을 목격한 동이가 몸을 날려 연잉군을 보호하고 대신 등에 칼을 맞습니다. 이제 오늘 저녁 54회에서는 동궁전 방화사건도 장희빈의 짓으로 들통이 나고 노기에 찬 숙종의 지시로 궐 안은 피비린내가 몰아칠 것입니다. 내금위장 서용기로부터 이미 윤씨 부인의 범행을 보고 받은 숙종은 이번에는 장희빈의 음모가 발각되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세자는 장희빈과 윤씨 부인이 자기 때문에 그리하였으니 용서해 달라고 하지만 어림없는 일입니다. 장희빈은 결국 세자를 지키려다 사약을 받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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