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엄한 숙종 임금의 어명에 따라 선(先) 중전인 인현왕후를 해하려고 저주하고, 숙빈(동이)과 연잉군(금) 모자를 죽이려 한 혐의로 희대의 악녀인 장희빈이 드디어 사약을 받고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사약은 독성(毒性)이 강한 약재를 독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하여 사람을 죽이는 데 이용한 약입니다. 사약(賜藥)은 특히 왕족이나 집권층의 범죄자에게 국왕이 독약을 내려 자살을 강요하였으므로 하사(下賜) 받은 약(藥), 즉 사약이라는 미명(美名)하에 덜 잔인하고 덜 비참하게 죽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약의 원료와 그 효과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 사약의 원료인 투구꽃
한방에서 극약으로 분류된 투구꽃은 조선시대 임금이 극약을 내려 처형하는 사약(賜藥)의 원료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먼저 두산백과사전에서 말하는 투구꽃에 대한 설명을 인용합니다.
『투구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꽃이 투구처럼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었다. 투구꽃은 깊은 산골짜기에서 높이 약 1m로 자란다. 뿌리는 새 발처럼 생기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며 손바닥 모양으로 3∼5개로 갈라진다.
꽃은 9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총상(總狀)으로 달리며 작은 꽃줄기에 털이 난다. 꽃받침조각은 꽃잎처럼 생기고 털이 나며 뒤쪽의 꽃잎이 고깔처럼 전체를 위에서 덮는다. 수술은 많고 수술대는 밑 부분이 넓어지며 씨방은 3∼4개로서 털이 난다. 열매는 골돌과로서 3개가 붙어 있고 타원 모양이며 10월에 익는다.
투구꽃
유독식물로서 뿌리에 강한 독이 있는데, 초오(草烏)라고 하며 한약재로 쓴다. 한국의 속리산 이북, 중국 동북부, 러시아에 분포한다. 한방에서는 극약으로 분류한다.』
사실 내의원에서 사약을 만들 때는 비밀리에 제조하여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사약의 재료도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극약의 재료로 비소(砒素), 생금(生金: 정련하지 않고 캐낸 그대로의 황금), 생청(生淸: 불길을 쐬지 아니하고 떠 낸 꿀), 게의 알(蟹卵) 등을 혼합하여 조제하였다는 설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부자(附子), 비상(砒霜), 초오(草烏), 천남성 등을 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초오가 바로 투구꽃인 것입니다.
▲ 사약의 효과-마신 즉시 즉사할까?
사극을 보면 죄인은 사약을 먹은 직후 바로 피를 토하고 죽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장희빈도 사약을 앞에 놓고 임금을 향해 큰절을 한 후 반사발의 약을 마셨는데 즉시 안면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피를 약간 토하며 쓰러져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의 속의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위를 통해서 흡수된 후 독이 작용을 나타내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예를 들면 조선조 숙종 때 사사한 송시열의 경우 두 사발의 사약을 마셔도 죽지 않아 항문을 막고 사약을 먹게 한 결과 죽고 난 뒤에도 부릅뜬 눈을 감기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독을 더 빨리 몸 속에 돌게 하기 위해 약을 먹인 후 온돌방에 들여보내 문을 걸어 잠그고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고 하니, 강렬한 열성약과 뜨거운 외부기운이 어우러져 매우 고통스러운 죽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게 어떻게 사람을 죽게 만들까요? 부자, 초오 등에서 독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은 알칼로이드 성분인 "아코니틴"이랍니다. 이 아코니틴은 몸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저해제로 작용한답니다. 아세틸콜린은 신경과 근육을 이어주는 곳에서 분비되는 물질로서, 만일 아코니틴의 작용에 의해 이것의 분비가 부족해지면 근육마비가 일어나 죽게 된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산에 가면 볼 수 있는 투구꽃이나 천남성 같은 식물을 함부로 채취하여 절대로 식용해서는 안됩니다. 종류가 많은 버섯도 마찬가지입니다. 산나물이 필요하면 현지 사람들이 채취해 파는 것을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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