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는 <동이>의 종영을 앞두고 스토리가 매우 숨가쁘게 전개되었는데요. 무엇보다도 궐내의 모든 사람들이 숙종의 진의파악에 혈안이 된 한 회였습니다. 숙종은 동이를 만나 세자와 연잉군을 모두 살리는 길은 둘 다 보위에 올리는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의견을 같이하였는데, 이 후부터 숙종은 모든 국사를 멀리하고 침잠에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모종의 결심을 한 듯 중전을 찾아갑니다. 동이의 측근들은 숙종이 침잠 끝에 보경당이 아닌 중궁전을 먼저 찾은 것에 대해 못마땅하지만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런 다음 숙종은 대전으로 중신을 모아놓고 중대발표를 합니다. 이 나라의 국본은 오직 세자이니 앞으로 자신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를 사람은 세자이며 세자를 흔들려는 어떤 책동도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합니다. 그리고 세자는 국정을 익히기 위해 편전회의에 배석시킬 것이며 예조와 공조의 업무는 사전에 세자를 거쳐 임금에게 보고하라고 하면서, 앞으로 후사와 관련된 그 어떤 논쟁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또한 숙빈 최씨는 출궁시켜 이현궁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숙종의 명을 들은 중신들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세자를 지지하는 우상 등 소론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은 반면, 동이와 연잉군을 지지하는 형판대감 등 노론들은 울상이 된 것입니다. 세자를 다음 보위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여 동이마저 출궁시키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결정을 사전에 임금이 아닌 중전이 동이에게 알려준 것은 동이로서도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숙종을 믿는 동이는 이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동이는 출궁준비를 하라며 감찰부에 내린 임금의 교지에 대해 반발하는 상궁들을 무마시킨 뒤 의연하게 생각에 잠깁니다.
동이의 출궁소식에 누구보다도 놀란 사람은 세자입니다. 세자는 숙종을 만난 자리에서 궐내에서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준 사람이 숙빈마마라며 임금의 재고를 요청하지만, 숙종은 세자의 뜻이 그러하다면 더욱 자기의 결심을 번복할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거절합니다.
숙종은 동이를 이현궁 뜰에서 만나 함께 산책하고 싶었답니다. 왜 조용히 있었느냐는 임금의 물음에 동이는 오직 기다릴 뿐이었다면서 한편으로는 숙종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두려웠다고 대답합니다. 숙종은 비로소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세자와 연잉군을 모두 보위에 올리자는 말은 오직 동이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하늘에 태양이 둘이 있을 수 없듯이 임금은 오직 하나여야 하는데, 숙종이 왕위에 있는 한 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자신은 세자에게 선위(왕위를 넘김)하고 연잉군을 다음 보위에 오를 세제(世弟)로 책봉하겠다고 알려줍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절대로 동이를 홀로 살게 하지는 않고 사가인 이현궁에서 함께 살겠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숙종은 금군의 훈련상황을 지켜본 후 걸어나오다가 어지럼증으로 쓰러질 뻔합니다. 부축하는 측근들을 만류하며 이는 심화증 때문이며, 앞으로 온양으로 요양을 가겠으니 행궁행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합니다. 아마도 이는 지방으로 가기 위한 쇼를 하는 듯 합니다.
내금위장 서용기와 지평 심운택은 숙종의 속내를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오직 동이의 수호천사 차천수 만이 임금을 만나 선위계획을 들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숙종은 동이에게 서찰을 남기고는 온양행궁으로 나가 은밀하게 부른 청국의 사신을 맞이합니다. 숙종은 사신에게 선위계획을 알려주며 협조를 요청하는데, 정말 이 대목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지난번에는 세자의 청국고명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이제는 선위계획도 일일이 청국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기분 나쁜 것입니다.
임금이 남긴 서찰을 읽는 동이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습니다. "너는 중전에 오르기를 마다하고 세자와 연잉군을 지키려 하였다. 이제는 내가 너를 지킬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고 기다려 주거라, 동이야!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지키려던 모든 것을 이제 내가 지켜 줄 것이다."
한편, 숙종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가장 큰 의심을 품은 자는 바로 요주의 인물인 장무열입니다. 그는 숙종이 도승지에게 몇 개의 교지를 은밀히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그 교지가 누구에게 내린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려지지가 않았던 것을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숙종이 비밀리에 모종의 조치를 단행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또 동의의 측근들만 좌천될 것이라는 소문이 궐내에 파다한 것도 의심스럽습니다.
숙종의 행궁행으로 궐내에 남은 장무열은 은밀히 어명이 전달된 홍문관, 사간원, 예조와 춘추관 중에서 경비가 가장 소홀한 춘추관을 습격해 경비병을 제압하고는 태조와 태종임금에 대한 서책을 발견합니다. 장무열은 우상대감에게 임금의 의중은 바로 연잉군을 세제로 책봉하기 위한 선위계획임을 알리고는 대책을 마련합니다. 궐내에 남아있는 병판대감과 중전을 움직여 모든 병력에 대한 지휘권을 움켜쥡니다.
차천수가 동이의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부하들에게 보경당의 경비를 강화하라고 지시하지만 이 지시는 먹혀들지 않습니다. 이미 장무열이 금부도사 차천수의 지휘권을 박탈했기 때문입니다. 숙종은 언제 행궁에서 환궁할지, 또 동이와 차천수는 이 위기를 어찌 극복할지 마지막 불꽃튀는 전개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예고편을 보면 장무열의 사주를 받은 중전은 즉시 동이를 출궁하라고 지시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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