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훈 역의 안어벙
황태희 역의 김남주
▲ 개그맨 안어벙의 깜짝 등장
MBC 월화드라마 <동이>의 후속작인 <역전의 여왕>이 첫 회에서 10.4%의 시청률을 기록하여 무난한 출발을 보였는데요. <내조의 여왕>을 시청하지 않았던 글쓴이는 이와 비교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코믹하면서도 물고 물리는 상황이 재미있습니다.
제1의 주인공 황태희(김남주 분)는 33세인 골드미스(노처녀)로서 회사에서 잘 나가는 팀장으로 부하에게는 엄격하고 상사에게는 나긋나긋한 인물입니다. 이 사무실에 신입사원인 봉준수(정준호 분)가 배치됩니다. 그는 사법·행정·외무고시에 모두 실패하고 능력이 없음을 이유로 여자친구 백여진(채정안 분)에게 차인 후 일부러 이 회사로 취직했습니다.
그런데 봉준수와 함께 온 신입사원이 굉장히 낯이 익습니다. 그는 바로 개그콘서트에서 꺼벙이로 이름을 날렸던 안어벙입니다. 극중에서 그의 이름은 강동원이라고 하는군요. 제1회에서 그는 다른 여직원이 이름을 물었을 때 "예, 저는 강동원입니다"라고 대답한 것 이외에는 한마디로 하지 않았습니다.
봉준수를 보고 첫눈에 반한 황태희는 팀원들과 함께 고기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들러 노래를 부를 동안 안어벙은 얼굴 한번 제대로 화면에 나오지 않아 그가 병풍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는데 2회에서 이 의문은 해소됩니다.
양가부모를 설득시켜 봉준수와 일사천리로 결혼한 황태희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직장에 출근하자 태희의 자리에는 후배인 백여진이 앉아있습니다. 직장의 상사인 한송이(하유미 분) 이사가 백여진의 이간질로 태희를 물 먹이고 대신 여진을 팀장으로 발령한 것입니다. 백여진 팀장과 팀원들은 태희의 집들이를 한다며 몰려와서는 실컷 마시고 떠들며 여진의 팀장승진을 축하하는 건배를 여러 차례해서 태희-준수 커플을 기분 나쁘게 합니다. 그러더니 팀원들은 태희에게는 두루마리 화장지 한 팩을 선물로 준 반면, 여진에게는 황금거북이를 선물로 전달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이 때 그동안 말이 없던 안어벙이 봉준수의 어깨를 툭 치며 드디어 입을 엽니다.
"참아, 동기야, 솔직한 말로 네 와이프 볼게 뭐가 있냐? 명예와 권력이 유일한 장점이었는데, 너도 참 재수 없지! 혼인신고는 했냐? 안 했으면 다시 한번 고려해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네."
봉준수가 씨익 웃으며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는 투로 그만 하라며 술을 마시려 하자 안어벙이 이번에는 준수의 머리를 때립니다.
"목에 힘 빼! 더 이상 너 뒤를 커버할 네 와이프는 없어!"
기가 막힌 준수가 정색을 하고는 말합니다.
"야, 너 그 전부터 체크해 보려고 했는데, 너 몇 년 생이냐?"
"몇 년 생이면 어쩔 건데?"
"야, 너 민증(주민등록증) 까봐! 까보라고?"
"내가 왜 까! 못 까!"
"까! 이 자식아! 하아, 이 어린놈의 자식이 형한테 꼬박꼬박 볼 때마다 너라고 하고, 진짜∼"
둘의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네요. 술이 얼큰히 오른 안어벙은 한 마디도 지지 않습니다. "동기끼리 형-동생이 어디 있어? 이 자식아! 그러고, 늙은 게 자랑이냐? 그게 자랑이야?"
그렇지 않아도 아내인 태희가 좌천당하고 선물 건으로 기분을 잡쳤는데 새카만 안어벙이 이토록 기어오르자 준수는 드디어 폭발하여 어벙의 멱살을 움켜쥡니다. 어벙도 준수의 멱살을 맞잡습니다. 화장실에 갔던 남자직원이 들어오며 이 장면을 보면서 뭐 하느냐고 소리치자 안어벙이 대꾸합니다. "이 자식이 아직도 황태희 빽 믿고 나한테 까부는데요!"
이 말을 들은 준수는 그만 꼭지가 돌아버립니다. 그는 "뭐? 황태희? 우리 마누라가 새끼야∼"하면서 어벙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친 것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뒤엉켜 싸우는데 태희도 베개를 들고 어벙을 때립니다. 싸움이 격렬해지자 팀장인 백여진이 소리쳐 소동은 끝나는데요. 안어벙은 병풍남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한판 제대로 놀았습니다.
▲ 황태희 역 김남주의 개그본능
제1회에서 회식이 끝나고 봉준수는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아 황태희를 태우고 갑니다. 황태희는 마음속으로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겉으로는 술이 많이 취한 백여진을 데려다 주지 않느냐고 짐짓 딴청을 피우자 봉준수는 "아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요"라며 겸손하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황태희의 대꾸가 코미디 뺨칩니다. "내가 목사님인가? 좋은 말씀은 무슨? 호호호!"
황태희가 택시기사에게 4단지 쪽으로 가자고 주문하자 기사는 이 동네 집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이에 황태희는 곧 재개발 승인이 난다고 해서 겨우 몇 억 올랐다고 합니다. 택시기사가 좋겠다고 추겨 세우자 황태희는 "몇 년 전에 별 생각 없이 사 두었던 게, 그렇긴 한데요, 어차피 부동산은 묶여 있는 재산인 데다가 종부세(종합부동산세)가 한 두 푼이 아니라서, 호호호!" 이 말을 들은 운전기사는 "나도 종부세 한번 내보았으면 좋겠다"고 화답합니다. 김남주의 천연덕스러운 개그가 재미있습니다. 이를 보면 이 드라마는 군데군데 코믹한 장면을 많이 넣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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