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열 역의 최종환
▲ 인현의 유언과 대신들의 간청 사이에서 고민하는 숙종
마침내 중전인 인현왕후(박하선 분)가 숙종(지진희 분)에게 동이(숙의/한효주 분)와 연잉군(이형석 분)을 잘 부탁하며, 동이를 중전으로 들이라는 유언을 남기고는 한 많은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궁궐은 물론 저자거리의 백성들까지도 중전의 죽음을 슬퍼하는데, 오직 장희재(김유석 분)만이 희희낙락하면서 어머니 윤씨부인(최란 분)에게 이젠 모든 것이 잘 되었다고 소리쳤습니다.
장희빈(이소연 분)-희재 남매는 남인은 물론 소론의 수장인 임상현 우상대감까지 자기편으로 끌어들입니다. 이들 중신들은 대전에 모여 중전은 세자(윤찬 분)의 모후인 희빈으로 책봉해야 한다고 임금에게 간청합니다. 국모의 자리는 비워둘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숙종은 선(先) 중전의 국장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을 이유로 확답을 주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현의 유언이 자꾸만 가슴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전하! 신첩 마지막으로 전하께 간절한 청이 있습니다. 전하! 중전의 자리는 숙의에게 맡겨 주세요. 숙의라면 불쌍한 세자를 보듬어 줄 것입니다. 숙의라면 세자를 아껴 줄 것이에요. 그래야 합니다. 전하! 그래야 세자도, 연잉군도 무사할 수 있습니다. 부디 그렇게 왕실을 지켜 주십시오."
임금은 중전의 유언을 심복인 상선에게 전해주며 갈등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중전이 그리 말한 것은 그냥 동이와 연잉군을 지켜주려 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어리석은 임금은 세자가 중병을 앓고 있음을 아직까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희빈을 믿을 수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오랜 심사숙고 끝에 임금은 승정원에 명하여 숙의를 숙빈으로 품계를 올려주기고 결심하고는 비밀리에 준비를 시킵니다.
▲ 형편없는 기회주의자 장무열의 줄타기
평조참판 장무열(최종환 분)은 오윤(최철호 분)이 낙마한 후부터 혜성처럼 등장하여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었지만 예상대로 그리 큰 인물은 아니었던 듯 싶습니다. 처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인 좌상인 오태석(정동환 분)을 찾아가서 과거의 일은 모두 잊었다며 충성을 맹세한 후 독백으로 "자신의 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을 때 비장한 각오마저 엿보였습니다.
그 후 그는 검계를 재건한 궤둬라가 출몰했을 때 오태석을 죽이고 이를 궤둬라의 짓으로 꾸며 보기 좋게 원수를 갚았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장희빈-희재 남매의 앞잡이가 되어 동이를 괴롭혀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49회에서 장희빈-희재 남매가 세자의 불치병(후사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을 자신에게 속인 사실에 분노하고 태풍의 핵이 된 남 의관의 내의녀를 미리 빼돌렸습니다.
그런데 제50회에서 그의 본색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중전인 인현왕후가 죽은 후 장희빈과 동이 중에서 누가 중전이 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합니다. 숙종은 세자의 모후인 희빈을 중전으로 들이자는 남인과 소론의 열화 같은 간청을 뒤로한 채 숙의인 동이를 숙빈으로 신분을 상승시키기로 결심하고는 승정원에게 교지를 내려 은밀히 준비시킵니다. 승정원 끄나풀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장무열은 임금이 동이를 중전으로 책봉하기 위한 수순을 밟기 이해 이런 조치를 내렸음을 알고는 바로 동이편에 서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빼돌린 내의녀를 내금위장 서용기(정진영 분)와 군관 차천수(배수빈 분)가 있는 곳에 데려다 줍니다. 이렇게 하여 장무열은 조정과 백성을 위해 충성하기보다는 오로지 강한 곳만 찾아 출세하려는 전형적인 해바라기 근성을 가진 속물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 세자와 연잉군의 형제간우애와 세자에게 병을 알린 장희빈의 실수
연잉궁은 자주 동궁전(세자의 거처)에서 세자와 함께 공부를 합니다. 세자도 총명한 연잉군과 같이 글공부를 하는 게 즐겁습니다. 연잉군은 자신도 모르게 사가에서 한 버릇대로 "형님과 함께 공부를 하니"라고 말하다가 깜짝 놀랍니다. 세자를 형님으로 부르면 안되거든요. 그런데 마음씨 착한 세자는 오히려 형님이라는 말이 듣기 좋다며 단둘이 있을 때는 "저하라고 부르지 말고 형님으로 불러 달라"고 주문합니다.
글씨 연습을 하기 위해 먹을 갈든 연잉군이 먹물이 묻은 손으로 볼을 만지자 먹물 묻은 모습을 바라본 제자는 웃으며 자기의 손수건으로 이를 닦아주며 형제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있는데 희빈이 나타납니다. 쌀쌀한 희빈의 얼굴을 본 연잉군이 나가자 희빈은 세자를 나무랍니다.
"이 어미가 뭐라 했습니까? 연잉군을 가까이 하지 말라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어머니, 연잉군은 소자의 아우입니다."
"아우라니요? 누가 말입니까? 연잉군은 세자의 적이라 했습니다. 세자, 두 번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동궁전에 연잉군을 들이지 마세요. 아시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세자!"
"연잉군은 심성이 곱고 좋은 아이입니다. 소자는 그런 아우가 좋은데, 어찌 어머니께서는 그런 아우를 적으로 보라 하십니까?"
"어찌 이리 철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세자! 연잉군은 숙의의 소생입니다. 지금 숙의는 연잉군을 앞세워 세자를 흔들려 하고 있어요. 이럴 때 연잉군이 동궁전을 드나들다 세자의 상태라고 알게 된다면~"
아차 싶었던 희빈은 말을 멈추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습니다. 세자는 반문합니다.
"세자의 상태라고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머니!"
한편, 연잉군은 동이에게 세자가 둘만 있을 때는 형님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했음을 알립니다. 연잉군은 사가에 있을 때 형이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는데 저하가 형님이 되 주니 정말 좋답니다. 이 말을 들은 동이는 가슴이 찡합니다. 비록 세자가 희빈의 자식이라고는 하지만 심성이 매우 착하기 때문입니다.
세자는 연인군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도와달라고 합니다.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세자가 남 의관에게 접근해 사람들을 한 곳으로 따돌리자 연잉군은 탕약에 사용되는 당귀 등 약재를 집어 감춥니다. 그리고는 서가로 가서 약재를 사용하는 병이 무엇인지 찾아냅니다. 연잉군이 찾아낸 병은 바로 위질(아이를 갖지 못하는 병)입니다. 연잉군은 이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세자는 앞이 캄캄합니다.
▲ 동이가 희빈을 다시 만난 이유
내의녀가 숨어 있던 장소에서 발견된 단도는 유 상궁이 칼을 만든 장인을 만나 이의 주인이 장희재임을 밝혀냅니다. 장희재가 포도대장으로 있을 때 만들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장희재는 무당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지만 이 모습은 차천수에게 발각됩니다. 무당은 장희재의 지시로 인현을 음해하려 했던 사람입니다.
차천수는 희빈을 중전으로 책봉해야 하다는 대신들의 간청이 이어지자 동이에게 현재의 증험을 가지고 숙종에게 사실을 고하자고 건의합니다. 그렇지만 동의의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도 연잉군이 동궁전에서 세자와 함께 글공부를 하고 있다며 세자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동이의 심경은 참으로 착잡합니다. 연잉군을 구하자면 세자가 위태로워지고, 희빈이 중궁전의 주인이 되고 세자가 보위를 잇게 된다면 연잉군이 위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게 궐이고 정치라 할지라도 인간의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자와 연잉군은 정치를 모르며, 서로 마음을 나누는 형제간일 뿐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느 것이 연잉군을 위하는 길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동이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동이는 단신으로 희빈의 처소(취선당)를 찾아갑니다. 그녀는 무당이 사용했던 인형을 들고와서 이는 장희재와 희빈 모가 무당을 불러 인현왕후를 음해하기 위해 사용한 방자(귀신에게 빌어 저주하는 것)의 증험이라고 말합니다. 희빈은 악을 쓰며 거짓말이라고 동이를 몰아세웁니다. 동이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이 증험을 그냥 돌려줄 것이며, 세자의 병에 대해서도 전하에게 고하지 않겠습니다. 따라서 세자는 무사히 보위에 오를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희빈과 세자, 동이와 연잉군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전 연잉군에게 권력이 아닌 인생을 주고 싶습니다. 권력보다 더 소중한 것으로 채울 수 있는 더 귀한 인생을요. 그러니 마마가 두려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니 믿어 줄 수는 없겠습니까? 세자와 연잉군이 형제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아직은 우리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 장희재의 연잉군 모함 시도
이 일이 있은 후 동이는 취선당에 대한 감찰부의 수사도 중단시킵니다. 한편, 희빈은 동의의 눈빛에서 동이의 진심을 읽었지만 일은 엉뚱하게 터졌습니다. 바로 지금까지 수족이던 장무열이 빼돌린 내의녀를 동이 측 서용기와 차천수에게 넘기는 현장을 장희재가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장희재는 이 모든 것이 시간을 벌려는 동이의 계략이라고 단정합니다. 이 때 동이의 숙빈 책봉소식이 들려옵니다. 희빈은 동이를 만나 동이의 제안을 수락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장희재는 이젠 연잉군을 음해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연잉군의 방으로 들어와 책보를 만지며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잘하면 연잉군을 잡을 수도 있겠군!" 연잉군이 책보를 들고 스승에게 가서 책보를 펼치자 그 안에 보지 못한 서책이 들어 있네요. 깜짝 놀란 연잉군으로부터 책을 받아든 스승은 이의 내용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이는 틀림없이 장희재가 연잉군이 보아서는 안 되는 금서를 넣었을 것입니다. 이 때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몰려옵니다. 장희재는 또 다시 이런 일을 꾸며 연잉군을 욕보이려하고 있습니다. 정말 못된 인간들입니다. 이들에게 언제 사약이 내려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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