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이복형 구용철 역의 유태웅
▲ 이복형 구용철-동생에게 가짜 엄마를 내세워
<역전의 여왕> 20회에는 참으로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동안 이 드라마를 본방 사수한 게 후회될 지경입니다. 드라마를 시청한 분들은 글쓴이가 왜 이토록 흥분하는지 짐작할 것입니다.
구용식(박시후 분)은 킨즈그룹 회장 구호승(최정우 분)의 아들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머니의 생사여부도 모릅니다. 언젠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어머니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살았다면 국내에 있는지 해외에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지만 구 회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용식은 어머니가 누군지 모르는 설움 속에 집안의 아웃사이더로 항상 움츠리며 살았습니다. 그가 미국으로 간 것도 이와 같은 도피심리가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구 회장은 이런 아픔을 간직한 용식에게 아버지로서 각별하게 대해주고 그룹 내에서 지위를 확고하게 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문제는 그룹계열사의 사장을 노리는 밉상 한송이(하유미 분) 상무와 용식의 이복형인 구용철(유태웅 분)이 아주 단짝이어서 용식을 물 먹여 해외로 추방하자는 음모를 꾸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방안이라는 것이 용식에게 생모를 만나게 해주는 대가로 그를 유럽 쪽 해외지사로 보내는 것입니다. 용식으로서는 귀가 솔깃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몽매에도 잊지 못하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해외근무쯤이야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용철은 용식에게 아버지에게는 절대로 비밀로 해야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드디어 용식은 어머니라는 여자를 커피 집에서 만났습니다. 차마 어머니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없습니다. 한 여인이 가까이 오더니 "네가 용식이구나!"라고 말합니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한 여인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서 있습니다. 자리에 앉은 여인은 지금까지 하루도 아들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살기에도 바빴고 또 아들을 엄마보다는 아버지 옆에 두는 게 아들을 위해 좋을 거라고 생각해 찾지 않았답니다. 정말 미안하답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입니다.
구용식은 당장이라도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지만 이런 자리에서 생모를 만난 게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정신 줄을 놓고 있습니다. 그녀는 용식이 해외근무를 하러 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녀는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 처지입니다. 용식은 자동차를 운전하며 어머니를 서울역까지 태워 줍니다. 그녀가 자동차에서 내리며 엄마라고 한 번만 불러 달라고 간청하지만 용식은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녀가 서울역 구내로 올라가자 멍하게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용식은 돌연 어머니를 찾아 나섭니다. 지금 헤어지면 앞으로 언제 또다시 만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용식은 정신 없이 어머니를 찾습니다. 역 구내를 한참 헤맨 끝에 그녀의 모습을 발견했지만 그녀는 곧 내려 갈테니 아이들 밥 잘 챙겨 먹이라는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미 다른 가정을 꾸미고 있었던 것입니다. 구용식으로서도 어머니가 홀로 외롭게 사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겠지만 그래도 이는 충격입니다. 용식에게 어머니는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용식은 동거하는 목영철 부장에게 어머니의 얼굴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상상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행복이냐고 말했거든요.
용식은 그만 어머니에게 접근하는 것을 포기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여자가 구용철 사장과 통화하며 용식을 잘 만났다고 합니다. 친 엄마라고 믿었다고 말입니다. 구용철은 곧 통장에 입금시켜주겠다고 합니다. 나중에 구용철은 비서에게 구용식 친모 쪽의 연락을 철저히 차단하라고 지시합니다.
구용식은 인간 말종입니다. 아무리 이복동생이라고는 하지만 엉터리 핏줄을 내세워 어머니라고 속이고 일부러 만나게 해 준 후 해외로 내 보내려 하다니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이 사실을 용식과 구 회장이 알게 되겠지요. 용식의 복수대상에 용철이가 확실하게 포함된 순간입니다. 이런 장면은 솔직히 막장입니다.
▲ 백여진의 몰락과 특별기획팀 반전의 기회
지난 2차 프레젠테이션에서 승리한 기획개발팀이 추진중인 다이어트식품의 시제품 임상실업대상자들 중 상당수가 부작용이 발생하여 입원중입니다. 백여진(채정안 분) 팀장은 스스로 해결하려고 직원들 입단속을 시키지만 여진의 전화통화를 황태희(김남주 분)가 엿듣고 말았습니다.
황태희는 구용식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며 사표수리를 연기해 줄 것을 부탁했는데, 용식은 구 회장을 찾아가서 이를 보고하며, 상품제조를 중단을 요청합니다. 식품을 제조했다가 전량 폐기한다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므로 구 회장은 즉각 한송이를 부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한송이는 회장에게 질책을 당한 후 백여진을 직위해제 시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목영철(김창완 분) 부장은 2차 프레젠테이션 때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판매망확충과 수익구조개선(안)을 만들어 황태희에게 전달했고 태희는 다시 회사로 출근합니다. 회사측은 특별기획팀 안에 시범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해 직원들은 활기에 넘칩니다. 바야흐로 이들이 역전의 기회를 잡았는지 두고 보렵니다.
▲ 봉준수의 진심을 알게된 황태희
황태희는 S라인 아줌마 신윤주를 찾아가서 시범센터의 트레이너를 맡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이 지난 2차 프레젠테이션에 나가게 된 것은 봉준수가 찾아와 지금까지 자신이 아내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다며 이번에는 아내를 도와주고 싶다고 간청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황태희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봉준수를 만난 자리에서 그가 백여진 집으로 간 것은 신윤주를 한송이로부터 안전하게 빼돌리려고 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제 황태희는 봉준수의 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둘의 관계를 정말 오해했음을 말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황태희는 봉준수로부터 저녁을 같이 먹자는 제의를 받아들이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엉뚱한 일이 터집니다.
▲ 구용식의 황태희에 대한 뜬금 없는 기습키스
구용식은 평생 그리워했던 어머니가 다른 가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는 실의에 빠져 있는데 마침 황태희를 만납니다. 용식은 분명히 자신은 황태희에게 떠나라고 했지만 떠나지 않은 것은 태희의 책임이라며 그녀에게 기습키스를 감행합니다. 사실 오랫동안 키스할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을 몇 차례 만들어 놓고도 불발시켜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계속 낚싯줄을 던지기만 하고 한반도 고기를 낚은 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글쓴이는 여러 사정상 둘의 키스신을 연출하지 않을 것으로 짐작하고 이의 성사여부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의 키스신은 정말 한마디로 뜬금 없습니다. 왜냐하면 키스할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용식은 생후 처음으로 생모(비록 가짜이기는 하지만 그는 가짜인줄을 모름)를 만나 충격을 받았고, 황태희는 봉준수에 대한 오해를 풀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용식의 기습키스는 비서인 강우(임지규 분)가 애인에게는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한 충고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황태희는 용식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지만 용식의 완력을 당해내지 못합니다. 용식에게는 달달한 키스였는지 모르겠지만, 황태희로서는 쓰디쓴 키스였을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당초 20회에서 32회까지 연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구용식과 황태희의 러브라인을 좀더 길게 끌고 갈 필요가 있겠지요. 두 사람의 키스신을 보여주려면 오히려 이번 보다는 차라리 지난 회가 더욱 절절한 타이밍이었음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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