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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로 부터 받은 문자메시시


몇 년 전만 해도 아내는 휴대폰은 단지 전화를 걸고 받는 전화기로서의 기능만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를 겨우 읽는 정도였지요. 이를 통해 답장을 보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들녀석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개나 소도 다한다"며 면박을 받자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난 아내는 열심히 문자를 치는 연습을 하더니 그 후로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함께 승용차를 타고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직접 전화로 전달하는 것보다 문자메시지 보내는 게 더 빠르다고 으스댑니다. 아내는 무슨 일이든 집착이 매우 강해 한번 다짐하면 꼭 이루고야마는 성격이거든요.

강원도 정선과 영월지방으로 여행을 떠난 날 밤이 되자 아무래도 귀가시간이 자정이 되어야 할 것 같아 간단하게 문자메시지를 아내에게 보냈습니다. "오늘밤 자정에 도착할 것이요. 하늘." 여기서 "하늘"이라는 말은 우리부부의 은어입니다. 예로부터 음양의 이치를 생각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생각에서 이리 부른 것이 그만 습관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글쓴이는 컴퓨터의 한글자판도 외우지 못하는 독수리타법이기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일도 쉽지 않아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보낸 것이지요.

                                                                글쓴이가 아내에게 보낸 문자


잠시 후 "삐리리~" 하는 문자메시지 도착신호가 울립니다. 열어보니 역시 아내입니다. 그런데 그 문자메시지를 보고는 웃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내의 답신은 바로 다음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알았송. (집) 조심해서 오셩" 괄호로 표시한 (집)은 아내가 집 모양의 기호(이를 이모티콘이라고 하나요?)를 표시한 것을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부부는 11월초 결혼 30주년을 맞이하였고 아내는 지금 50대 후반입니다. 아내가 어디서 10대 등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이런 말을 듣고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문자 하나에도 감동을 받으니 부부는 서로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내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아내가 그냥 열어보기만 하고 답신이 없었더라면 내가 감동할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아내가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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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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