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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군북면 소재 환산(環山, 580m)은 고리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원래 고리를 한자화(漢字化)하면서 고리환(環)자를 써서 환산이라 하였으나 현지 주민들은 환산보다 고리산으로 부르고 있고 서낭당의 사찰도 고리산 황룡사라고 합니다. 환산에는 백제시대의 환산성지(環山城址)와 환산봉수지(烽燧址)가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황골입니다. 이곳에는 등산로안내도와  환산안내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평탄한 송림으로 들어서다가 길은 곧바로 급경사 오르막으로 변하지만 직선 길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되어 있어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환산제1보루에는 퇴색한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는 가운데 자그마한 돌탑과 환산이라고 새겨둔 돌이 보입니다. 터돌이라고 씌어진 돌에는 "마음을 비우면 마음도 몸도 편하다"는 진리를 길손들에게 알려줍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왜 이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일까요?

 

 

 

 




그런데 문제는 날씨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흐린 날씨였지만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고 능선에 오른 지금까지 가랑비가 내리는 것입니다. 비가 내리면 당연히 안개가 끼기 마련이지요. 제1보루는 경부고속도로와 철도, 옥천 시가지, 인근 대전의 명산, 구비치는 대청호의 물결이 보이는 조망의 명소라고 하지만 지금 보이는 것은 온통 희뿌연 안개세상입니다. 가야할 북쪽능선으로 운해가 보여 오늘은 이외로 환상적인 운해(雲海)를 감상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역시 이런 행운이 돌아올 리가 없지요.


 


 

짙은 안개만이 반겨주는 등산로를 따라 환산 제3보루에 다다릅니다. 이곳은 당시 성(城)의 흔적이 남아 있군요. 또한 고리산 봉수대가 남아 있는 터라고 합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조망이 터지는 감로봉(550m) 제4보루에 왔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안개구름뿐입니다.


 


 


 


 

삼각봉(545m)을 지나 능선을 걸으니 능선좌우로 좌측은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는 반면 우측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능선을 사이에 두고 양쪽이 극명하게 다른 날씨를 보여주는군요. 드디어 제5보루인 환상정상(583m)입니다. 그런데 검은 오석(烏石)에 음각으로 새긴 정상표석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아니합니다. 이럴 경우 흰 페인트로 글씨를 다시 써주어야 하거든요. 환산능선 동쪽으로는 대청호가 있어 조망이 매우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라는데 오늘은 정말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환산 능선 봉우리에 서면 서대산, 덕유산, 백화산(포성봉, 주행봉), 속리산을 조망할 수 있으며, 특히 속리산은 천황봉에서 문장대를 거쳐 묘봉까지의 주릉이 일자로 보인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 속이 상합니다. 이런 경우도 아까 터돌이의 교훈처럼 마음을 비워야 할 듯 합니다.


 


 


 


 


 


 


 

정상에서 동봉(578m)을 거쳐 서낭당으로 하산합니다. 비도 그치고 점차 안개도 걷혀 나무사이로 대청호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급경사에는 보조로프가 매어져 있어 도움을 주는군요. 황룡사에 도착하여 추소정과 병풍바위가 있는 곳을 다녀와 산악회가 지정한 식당 "서낭재 가든"으로 들어가서 매운탕으로 허기를 채웁니다.


 


 

비로소 보이는 대청호의 모습 

 황룡사

 추소정 


 

 서낭재 가든 



안개 때문에 환산능선을 걸으며 대청호와 주변명산을 조망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하산 후 "추소리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추소정과 부소정이 있는 병풍바위 길을 거닐며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대청호의 풍경을 즐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추소리 소금강에 대해서는 별도로 글을 올릴 예정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1월 19일 (목)
▲ 등산 코스 : 황골등산로 안내소-산불감시초소-제3보루 봉수대-제4보루(감로봉)-삼각봉-환산정상(제5보루)
                    -동봉-황룡사-추소정과 부소정(왕복)

▲ 산행 시간 : 3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산두레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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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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