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선 역의 최운교 최송이 역의 김규리
음모라는 게 정말 무섭습니다. 더욱이 사내에 대한 여인의 집착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리고 권력의 투쟁은 통상 권력내부의 밀고와 무고로 피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박승선(최운교 분)과 김준(김주혁 분)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최송이(김규리 분)가 야합하여 김약선(이주현 분)과 그의 추종자 2명 그리고 엉뚱하게도 음양술사 주연지(이남희 분)까지 역모에 끌어들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박승선은 뒤가 구린 자인 주연지를 이용해 김약선 일당을 제거하겠다고 말했고, 망설이던 최송이는 김준을 살리든지 아니면 저들을 죽이든지 선택해야 한다는 다그침에 결국 박승선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무슨 꽤가 있는지 박승선은 주연지를 찾아가 김약선의 인적사항을 내놓으며 사주를 봐 달라고 했습니다. 주연지는 고귀한 자리에 있는 분인데 근자에 좋지 않다고 족집게처럼 말했습니다. 그러자 박승선은 다짜고짜로 "이 사람이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말하라, 최산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최산보라는 말에 놀란 그는 "난 주연지이지 최산보가 아니다"고 발뺌했지만, 박승선은 교정도감은 관리의 비위를 캐는 곳이므로 "당신이 과거 김덕명(안병경 분)과 함께 역적 최향(최우의 아우)을 도운 게 탄로 나면 죽은목숨"이라고 겁박했습니다. 혼비백산한 주연지는 복채로 받은 금덩이를 내주며 거래를 제안했고, 박승선은 사주에 나와 있는 자를 죽여야 하니 합하 최우(정보석 분)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가까운 사람이 합하의 목숨을 노린다고 고하라고 협박했습니다.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것을 우려한 주연지는 박승선이 주문한 대로 최우에게 앵무새처럼 고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점괘가 나와 급히 왔다. 2-3일 내 참변을 당할 운세다. 가까운 곳에서 경천동지할 일이 발생한다. 지극히 가깝고 믿었던 곳에서 피 냄새가 진동한다. 주변을 잘 살펴야한다." 최우는 별 희한한 놈 다 보겠다면서 껄껄 웃었지만 사실 듣지 않음만 못합니다. <참고 졸필 "수상한 음양술사 주연지의 정체가 궁금"(2012. 6. 16)>
그런 다음 박승선은 박송비(김영필 분)를 찾아가 김약선 교정별감이 역모를 일으켰으며 강우문 장군과 이상로 위위경이 군사들을 대동하고 마니산으로 거짓 사냥을 갔다고 보고했습니다. 사실 김약선 일행은 실제로 사냥을 갔으며 100여명의 군사들은 사냥감 몰이에 동원된 병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약선을 모시는 집사의 고변에 박송비는 즉각 송길유(정호빈 분) 장군을 마니산으로 보내 이들을 붙잡아 김약선은 가택연금에, 강우문 등은 옥사에 감금하고 말았습니다. 또 이공주(박상욱 분)를 굴포천으로 보내 최우를 안전하게 모셔오라고 했습니다.
이 시각 최우는 김준 등과 함께 굴포천 배수로 공역사업을 위한 현장을 답사한 후 술을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김준은 삼남지방에서 생산된 물자를 강화도로 가져오는데 문제가 많다며 원활한 물자수송을 위해 굴포천 사업을 제안했고 최우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현장을 찾은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안심(홍아름 분) 부인과 최양백(박상민 분)도 동참했습니다. 최우는 안심에게 "김준과 최양백이 한번 붙어 보았으면 한다. 이들은 격구장의 전설이며, 고려 제일의 무사다. 김준이 잘되면 무식한 최양백도 한세상이 될 것"이라며 흐뭇해합니다. 그리고 안심에게 김준의 잔에 술을 따르도록 하는 등 오랜만에 매우 즐거운 모습입니다.
최우는 모처럼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고 해 안심 부인과 합방이라도 하면 어쩌나 했는데 이공주가 나타나 김약선이 역모를 일으켰다고 알렸습니다. 최우는 김약선은 그럴 위인이 못된다고 했지만 군대를 마니산 쪽으로 동원했다고 말에 일단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급히 도방으로 귀환했습니다. 김준은 최우에게 김약선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송길유는 박승선이 고변했으며, 김경손(김철기 분) 장군도 반군대열에 합류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그동안 김약선이 모든 정책에 반대와 냉소로 일관하면서 황실의 의견을 대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나주지방에서 반란을 일으킨 이연년(윤용현 분)은 귀주성의 영웅인 김경손 장군에 대한 설득에 실패하자 김경손이 반군의 우두머리가 되었다는 거짓정보를 퍼뜨려 그를 반군편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날 국문장에서 고문을 받은 강우문과 이상로는 역모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증인으로 나온 교활한 박승선은 김약선의 묵계하에 이들이 군사를 일으켜 도방을 뒤엎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모진 고문에 이들 두 사람은 결국 없는 죄도 자복하겠지요. 사실 이들은 김준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를 함정에 빠뜨릴 궁리를 하고 있었기에 못된 인간이지만 이처럼 역모에 휘말릴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소식을 들은 이장용(이석준 분)은 고종(이승효 분)에게 "김약선이 도방의 권력을 황실로 되돌리기 위해 역모를 일으켰다"고 보고했는데, 태자비(김약선-최송이의 딸)가 다음 황제가 될 원자아기씨를 출산하여 축제분위기였던 황실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태의 진전을 지켜본 김약선은 박승선이 최송이와 손잡고 벌린 일임을 간파하고는 쓴 웃음을 지으며 제36회가 끝났습니다. 역사상 인물인 주연지는 역모사건으로 일가족이 몰살되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번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최우가 김약선을 어찌 조치할 것인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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