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역의 김주혁 최송이 역의 김규리
▲ 대의를 위해 시작한 김준의 역모조사
이번 주말 <무신> 시청자들은 아마도 권력의 냉혹함과 비정함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최고권력자인 도방의 주인 최우(정보석 분)가 딸인 최송이(김규리 분)의 죄를 물어 사약을 내리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사건은 송이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김준(김주혁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김준은 박승선(최운교 분)과 주연지 (이남희 분)그리고 김희제 및 노지정 장군이 모의하여 주군인 최우를 황제로 옹립하고 개국공신이 되려는 허황된 꿈에 젖어 역모를 모의했습니다. 이들의 낌새를 눈치챈 김준은 수하를 시켜 이들의 행적을 은밀히 조사했고 결국 역모모의사실을 확인하고는 최우의 복심인 박송비(김영필 분)에게 보고했습니다.
박송비는 역모사실을 최우에게 보고하면서 음양술사라는 주연지는 과거 최충헌 옆에 있던 김덕명의 친구로 최향(최우의 아우) 곁에 붙어 있던 최산보라는 사기꾼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우는 느닷없이 말도 안 되는 황룡이야기를 지껄인 주연지와 그 일당을 붙잡아 송길유(정호빈 분) 장군이 직접 국문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미 박승선은 최송이를 찾아가 김준이 자신의 주변조사를 하고 다닌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강하게 요청하였지만 송이는 죄를 지었으면 벌어 받아야 한다며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경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우의 지시를 받은 가신들은 전광석화처럼 죄인들을 포박했습니다. 방호별감 이공주(박상욱 분)는 주연지를, 최양백(박상민 분)은 박승선을, 그리고 송길유는 김희제와 노지정 장군을 전격 체포한 것입니다.
▲ 판도라상자의 뚜껑 열고 죽은 박승선의 폭탄선언
고문의 고통에 몸부림치던 주연지는 모든 것은 박승선의 사주로 이루어졌으며 김약선(이주현 분)의 역모사실도 박승선이 꾸민 일이라고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박승선도 이에 가세해 김준을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송이의 허락을 받아 김약선 사건을 공모했으며 이는 안심(홍아름 분)부인과 김준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발악을 한 것입니다. 박승선의 말은 송이는 김준-안심을 살리기 위해 김약선을 제거했는데 그런 은공도 몰라보고 나를 조사해 이런 고통을 주어 송이를 배신하느냐고 꾸짖은 것이지요. 박승선은 그만 판도라상자의 뚜껑을 열고 말았습니다. 들어서는 안 될 말을 들은 송길유는 박승선을 때려죽였습니다. 사실 김약선이 술김에 김준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박승선이 김약선을 역모로 몰아 죽게 만들었지만 안심 부인을 살리기 위해서란 말은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도방 전체에 퍼집니다. 박송비는 최우에게 주연지와 박승선이 거짓으로 발악을 했다고 보고하지만 최우는 죄인의 입을 막으려 박승선을 죽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우는 송이가 제 서방(김약선)을 싫어하고 김준을 달라고 했었다며 송이에 대한 처분계획도 함께 정리해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박승선의 충격실토에 망연자실한 김준은 송이를 방문해 큰절을 올리고는 용서를 구했습니다. 김준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못한 송이는 "자네가 잘 되면 좋다. 난 김준을 사랑한 여인이다. 난 김약선의 아내도, 태자비의 어미가 아니라 사랑받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고 지고지순한 사랑론을 펼칩니다. 김준은 김약선의 일은 제발 모른다고 하라고 간청했지만 송이는 추한 여자로 만들지 말라면서도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 죽음을 결심한 김준과 안심 부인
김준은 최우에게 역모조사보고서를 올리며 또 다른 비밀을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김준은 최우의 첩인 안심부인과는 사랑한 사이이며 주군의 부인인데도 욕심을 버리지 못했으니 죽음을 허락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최우는 김준의 서찰을 찢어 버리며 김준을 일찍 죽였어야했다고 한탄하네요. 최우는 왜 김준이 노예로 태어났으며, 왜 송이는 이놈을 연모했는지 모르겠다며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김준이 노예만 아니었어도 송이의 뜻에 따랐을 것이라는 회한입니다. 박송비는 최우에게 주인의 여자를 훔친 김준을 어찌 하느냐고 물었지만 일단 송이 일부터 끝내고 보자며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김준은 해변가에 살고 있는 안심을 찾아가 죽음으로 자신의 죄를 갚겠다고 했습니다. 안심도 김준이 가면 뒤따라가겠다고 하는군요. 김준은 단검을 꺼내 자결하려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게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사극의 흠입니다. 여기서 김준과 안심은 죽어서는 안되거든요. 김준은 나중에 도방의 실권자가 되며 평생 마음에 품은 여인(월아 닮은 안심)을 아내로 맞이할 것이므로 두 사람은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일촉즉발의 순간 어떤 일이 벌어져 자결을 막느냐고 관심이지요.
그런데 김준의 자결을 막은 이는 최양백입니다. 방으로 들어온 최양백은 김준의 팔을 쳐서 자결을 제지하고 마음대로 죽는 것도 불충이라며 최우에게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안심부인은 별채에 감금했습니다.
▲ 비정한 아버지가 되기로 결심한 최우의 결단
김준이 찾아오자 최우는 참았던 말을 쏟아냅니다. "노예주제에 주인의 여자를 훔쳐? 그건 여복이 아니라 여난(女亂)이다. 송이를 어쩔 것이냐? 네놈만 찾으며 못된 짓을 한 송이를 어쩔 것이냐? 네 놈이 나타나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다. 네놈이 노예로만 안 나타났어도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너에게 송이를 맡기려 했는데 다 글렀다. 가서 대기하라! 송이 일 끝난 후에 보자!"
최우는 가족과 함께 봉은사로 가기로 결심하고는 송이를 불렀습니다. 최우는 "불쌍한 것. 봉은사에 가거든 네 서방을 위해 진심으로 빌어라. 무슨 말인지 내 말을 알 것이다. 너 자신을 위해서도 빌어라. 나 또한 속죄를 하고 싶어서 가자고 한 것이다. 내 사위를 허망하게 죽인 것에 대해서 말이다. 모두 네 뜻대로 될 수 있었는데 어리석었다"고 딸을 책망했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송이는 "김준을 부탁드린다. 유용하게 쓸 인물"이라고 그을 두둔했습니다. 최우는 "남편도 얻고 자식도 얻었는데 그놈이 그토록 좋았느냐"고 되물은 뒤 "내가 너와 약선을 죽게 만들었으니 나 또한 너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립니다. 송이는 "아버님은 우리 집안보다 나라가 먼저다"고 했는데 부녀의 하염없는 눈물에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봉은사로 간 최우와 송이는 죽은 약선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제를 지냈는데요. 최우는 박송비에게 준비한 신위(神位)를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신위에는 살아있는 최송이의 이름도 함께 있어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경악시킵니다. 오직 최우와 죽음을 각오한 송이는 애써 덤덤한 모습이군요. 다만 사위와 딸의 신위를 두고 그 장인 겸 아비가 큰절을 올리며 명복을 비는 게 가당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방으로 돌아온 최우는 전의감에 지시해 비상을 달인 사약을 가지고 오게 해 찬모 간난(조은숙 분)으로 하여금 송이에게 전달도록 했습니다. 사약을 가지고 가는 찬모의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사약을 받은 송이는 찬모에게 다시 가지고 오라고 전합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송이의 딸인 태자비는 고종(이승효 분)에게 어미를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힘이 없는 황제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송길유 장군도 자신이 박승선에 대한 추국을 잘 못한 죄를 청했지만 최우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인정이 끼어 들 수 없다"고 했고 이공주와 최양백의 간청도 뿌리쳤습니다. 태자비도 직접 최우를 찾아가 어미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다가 궁으로 돌아가라는 말에 "도대체 도방이 무엇인데 부모를 죽이냐?"고 절규하다가 혼절했습니다. 나주에서 반란을 일으킨 이연년(윤용현 분) 형제를 제압하고 돌아온 김경손(김철기 분) 장군에게 최우는 무고로 형을 죽게 만든 일에 대하여 사과하자 김경손은 더 이상 희생은 안 된다며 형수를 살려달라고 건의했는데도 최우는 고맙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당초 최우 주변에서는 송이에게 적당한 구실을 붙여 근신하게 하는 방법으로 딸의 목숨을 살려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우의 결단은 단호하고도 무서웠습니다.
▲ 최송이는 김준의 품에서 숨을 거둘까?
송이는 두 번째로 사약을 가져온 찬모에게 다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송이가 살고 싶어 그러는 것으로 오해했지만 최우는 딸의 의중을 간파하고는 김준을 부릅니다. 최우는 김준에게 "송이가 너를 부른다. 네가 마지막을 잘 보내줘라! 송이에게 네가 약을 가져다 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김준이 사약을 들고 송이 집으로 가자 방문을 연 송이는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다. 와 주어 고맙다"고 인사했습니다.
그런데 김준이 도착하기 전 이미 송이는 품에서 여인들이 간직하는 비상약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송이가 실제로는 지금은 웃으며 김준을 맞고 있지만 곧 비상약이 퍼져 최우가 내린 사약을 먹기도 전에 쓰러질 것이고 김준은 그런 송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품에 안을 것입니다. 마치 오래 전 최우의 서출아들인 만종이 김준과 결혼하려는 월아를 겁탈해 월아가 비상을 먹고 자결하는 그 순간과 똑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역모를 꾀한 무리들을 처단하겠다는 김준의 대의는 결국 일생동안 그릇된 사랑에 눈먼 최송이를 죽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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