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주보고 있는 삼막사 남녀근석

 

여근석

남근석




신라 문무왕 17년(677)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삼성산 삼막사. 그 삼막사에서 우측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바위에 새긴 삼귀자(三龜字) 글자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돌아 칠성각으로 가는 이정표를 따라 조금 만 더 가면 칠성각입니다.

칠성각


이곳에는 경기도 민속자료로 지정된 남녀근석(南女根石)이 있습니다. 글쓴이는 충북 제천 동산의 거대한 남근석과 도봉산 여성봉의 여근석을 이미 답사한 터라 이 남녀근석도 규모가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담하게 생긴 두 개의 남녀근석을 보고는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남근석과 여근석이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먼저 현지 안내문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2개의 자연 암석으로 그 모양이 남녀의 성기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남·녀근석이라 부른다. 남근석의 높이는 1.9m이고, 여근석은 높이 1.1m이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삼막사를 건립하기 이전부터 이 남녀근석은 토속신앙의 대상으로 숭배되었다고 한다.

이 바위를 만지면서 순조로운 출산을 하게 되고, 가문의 번영, 무병, 장수를 빌면 효험이 있다고 하여 4월 초파일과 7월 칠석날 등 이름 있는 날이면 전국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촛불과 과일을 차려 놓고 치성을 들인다.

이러한 성기숭배 풍속은 풍부한 수렵 및 채집의 기원, 풍농(豊農), 풍어, 다산(多産), 무병장수 등의 기원이 한데 읽힌 복합신앙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신앙은 선사시대 이래 현재까지도 무속신앙, 풍수신앙, 동제, 미륵신앙 등의 전통속에 어루러져 있다.』

생긴 모습을 보면 남근석은 그리 사실적이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돌고래 머리 같기도 하고,  진안 마이산의 숫마이봉을 같기도 합니다. 안내문에는 그 높이가 1.9m라고 하였지만 이는 칠성각에서 본 높이이고 실제로 바위 절벽 아래로 긴 뿌리가 보입니다. 아래로 내려가서 보면 실감이 나겠는데 잡목으로 인해 포기하고 맙니다.

남근석

                        마이산 숫마이봉(자료/인터넷)


반면에 여근석은 무척 사실적입니다. 크기도 매우 아담합니다. 꼭 여성의 엉덩이를 닮았는데 다른 시각으로 보면 하트 그림에 여성의 상징을 그린 듯 합니다.
 
3명의 여성 등산객이 올라와서는 감탄하는 것으로 보아 실물을 쏙 빼 놓은 모양입니다. 특히 가운데 깊은 곳에는 물기가 촉촉한데, 이는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하트모양의 여근석
 

                         여근곡(가운데 빛나는 것은 물)


『이 바위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금실 좋은 부부가 있었다. 한데 자식이 없었다. “씨받이라도 들이자”며 시어머니는 난리였다. 날로 수척해져 가는 부인. 어느 날 꿈에 할머니가 나타났다. “삼막사 남녀근석을 문지르면서 소원을 빌어 보거라.” 부부는 바위를 찾아 움막을 짓고 치성을 드렸다. 결국 부인은 아들을 낳고, 자손도 번창했다. 삼막사 남녀근석은 그 뒤 자식 낳기를 바라는 기원처로 유명해졌다.』(자료 : C일보 2006. 2. 11) 

이웃 칠성각은 마애삼존불상(경기도 유형문화재 94호)의 전각입니다. 마애불은 조선 영조 39년(1763) 암벽을 얇게 파서 만들었는데, 중앙의 보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을 거느린 삼존불입니다.

칠성각

전각 안에는 한 남성이 열심히 독경을 외우고 있습니다. 차림으로 보아 스님은 아닌 것 같은 데 무슨 간절한 소망이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마애삼존불


그동안 여러 차례 삼막사를 지나 다녔지만 이곳 칠성각까지 와서 삼존불과 남녀근석을 본 것은 처음입니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가운데 귀중한 문화재가 많음을 실감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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