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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마루 역의 송중기 


KBS 드라마는 기억상실증을 좋아하나 봅니다. 종영된 <해운대 연인들>에서도 주인공인 서울지검검사 김강우(이태성 역)가 마약사범을 잡기 위해 피의자의 요트에 올랐다가 그의 애인으로부터 병으로 머리를 얻어맞고는 바다로 추락해 남해수산 삼촌들의 그물에 걸려 올라와 목숨은 건졌지만 그는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신해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더욱이 이 드라마에서는 조여정(고소라 역)의 아버지 임하룡(고중식 역)은 처음부터 과거의 기억을 상실해 유치원생 같은 지능을 소유한 어른으로 나와 드물게 동일 드라마에서 2명의 주인공이 기억상실증 인물로 등장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뜬금없게도 서은기(문채원 분)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식상한 장면이 다시 연출되고 말았습니다. 과거의 기억만 잃은 게 아니라 지적능력까지도 상실해 한글철자법도 잘 모르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된 것은 서은기를 지우려는 한재희(박시연 분) 측의 모함이 아니라 강마루(송중기 분)와 충돌한 교통사고 때문이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는데요. 이 사고로 강마루는 "착한 남자" 아닌 "악한 남자"로 변한 대신 치사율이 20%정도인 뇌수술이 필요한 환자로 판명되어 혹시나 슬픈 결말을 암시한 듯 보여주었고, 서은기에게는 더욱 냉정한 사내로 변해버렸습니다.

서은기가 이런 지경에 이은 것은 강마루의 책임이 큽니다. 한재희는 서정규(김영철 분) 회장의 지시를 빌미로 서은기를 집에 감금시켰습니다. 그러자 은기는 마루를 보고 싶은 욕심에 창문을 타고 탈출해 마루의 집으로 갔는데요. 은기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대문 앞에서 마루를 부르며 문을 두드리다가 지쳐 발길을 돌리려 했을 때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놀랍게도 얼굴이 망가진 마루였습니다. 마루는 재희가 보낸 건달들에게 죽도록 얻어 터졌던 것입니다.

이 순간부터 은기의 구구절절한 사랑고백이 시작되는데요. "일본에서의 키스는 첫 키스였다. 사랑한다는 말도 처음 들었다. 29살 인생을 살며 은기를 사랑한다는 고백은 처음 들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서은기가 지금까지 한심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강마루 때문에 일어나고 숨쉬며 살아있음이 좋았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잃어도 이 남자만은 잃지 말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정리했다. 내 소망은 매일 얼굴 마주보며 사랑을 확인하고 같은 꿈을 꾸면서 아이도 키우면서 함께 늙어 가는 것이다. 이게 가능할까?"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남자가 없겠지요. 마루는 자연스럽게 은기를 가슴에 안았습니다.

이랬던 강마루가 바닷가에서 다시 만난 서은기에게 놀랍게도 비수를 꽃은 것입니다. 마루는 은기로부터 전송 받은 사진의 바닷가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곳은 함께 여행가기로 했던 바닷가입니다. 마루는 은기에게 여기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오고 싶었지만 결국 오지 못했으며,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바로 한재희이지 서은기는 아니었다며, 다만 태산그룹 후계자 서은기라면 다를 수도 있다고 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강마루가 자신에게 한 일을 생각하며 억장이 무너진 은기는 마루에게 "나한테 보여줬던 모든 행동과 말 전부다 계획된 거였나?"라고 반문하며 함께 도망가자고 했지만, 마루는 "재희 누나를 찾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말로 은기를 확인사살 했습니다.

 

그렇지만 마루의 이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마루는 일전에 한재희가 "이제 그만 내려갈게! 너만 있으면 모두 포기하고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다. 모두 정리하겠다"고 하자 마루는  "그러지 말라. 우린 가는 길이 다르다. 당신이 지옥을 가든 파멸로 가든 관심 없다. 난 지금까지 간직했던 마음이 끝났다"고 단호하게 말했거든요. 그런데 은기를 만나 재희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을 표현했으니 강마루의 말은 모순이지요. 마루를 남겨 두고 떠난 은기는 터널 속을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강마루와 정면충돌한 것입니다.

이런 순간 은기의 부친 서정규 태산그룹 회장은 후처인 한재희의 당돌한 요구에 지병인 간이 악화되어 쓰러졌지만 나쁜 남자 안민영(김태훈 분)이 환자를 그대로 방치해 서 회장은 허무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상속녀인 서은기는 행방불명되고 말았으니 나쁜 여자 한재희는 태산그룹의 회장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은기는 병원입원 중 행방불명이 된지 11개월 째입니다. 은기는 비서 현정화(진경 분)의 도움으로 별도의 거처에서 은신해 기억이 회복될 날을 기다라며 살고 있는 중이지요.

 

어느 날 마루는 귀가하다가 어린이들과 담벼락에 강마루의 이름을 적고 있는 서은기를 발견했습니다. 은기도 마루를 보자 카메라속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아는 척하면서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은기는 카메라에 남겨진 마루의 얼굴을 보며 생각이 났다며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했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오자 은기의 비서 현정화는 마루에게 저간의 상황을 담담하게 설명합니다. "은기는 기억력 잃고 지적능력도 저하되었다. 한재희가 알면 경영권 승계가 불가능하므로 그들의 시선을 피해 숨어살고 있다. 서 회장 죽음에  한재희가 관련되었음을 확신한다. 당신을 만나면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될까하여 찾아왔다"고. 현정화는 서은기가 사랑했던 사람이어서 마루를 찾아왔답니다.

그렇지만 강마루의 반응은 이외로 싸늘합니다. 자신과 은기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로, 사진 한번 같이 찍었다고 연인이 되지 않으며, 권력싸움에 끼어 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때 한재의의 깡패 오빠 한재식(양익준 분)이 등장하자 마루는 서은기를 일부러 포옹하여 은기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군요. 재식이 떠나자 은기는 마루에게 바보 같은  내가 창피하냐며 자신의 심장이 마루를 기억하고 있다고 했지만, 마루는 소설을 쓰지 말라는 말을 내뱉고 맙니다. 사실 마루는 그전보다 더욱 나쁜 남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동생 강초코(이유비 분)의 병원비 마련이라는 명분이지만 순진한 사람(정은표 분)을 유혹하여 회사기밀을 빼돌리게 만드는 기업정보사기꾼으로 변한 것입니다.

 

이즈음 한재식은 서은기 문제로 일확천금(一攫千金)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태산에서 서은기의 소재를 알려주면 현상금 3억원을 준다는 전단지를 확보하고는 이를 만지작거리다가 은기의 은신처를 찾아갑니다. 보호자 현정화가 외출한 틈을 노려 은기를 불러낸 재식은 자신을 마루의 형으로 소개하며 마루가 은기를 데리고 오라고 했으니 함께 가자고 유혹했습니다. 자나깨나 마루 생각에 잠겨 있던 은기는 고운 옷으로 골라 입고 재식의 자동차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마침 귀가한 현정화는 은기가 강마루의 집으로 간다고 남긴 메모지를 들고는 급히 마루의 집으로 갔지만 마루는 깜짝 놀랄 따름입니다. 은기로서는 재식이 마루의 집으로 찾아온 것을 보았으니 형제로 오인할 만 하지요. 마루는 이건 재식의 행동임을 금방 눈치 챘습니다. 다행히도 현정화의 휴대폰에는 은기의 위치추적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마루는 정화의 휴대폰을 낚아챈 후 재식의 자동차를 추적해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떠나던 재식과 은기를 보았습니다. 이때부터 자동차 추격전이 전개됩니다. 솔직히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은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매우 나쁜 상황이지만 이런 말 해봐야 입만 아프니 그만 하겠습니다. 결국 마루는 재석의 자동차를 가로막고는 문을 열고 나오며 제10회가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마루는 한재희에 대한 미련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이제 다시 서은기를 한재석으로부터 구출해 은기에 대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예로부터 비가 온 후에는 땅이 굳는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마루가 은기에게 부린 계속적인 몽니는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마루와 은기의 멋진 러브라인을 기대해 봅니다. 물론 한재희의 음모를 벗어나 서은기가 태산의 후계자가 되는데 마루가 도움을 주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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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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