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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희 역의 박시연                  강마루 역의 송중기              서은기 역의 문채원 




KBS 2TV 수목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20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수목극 왕좌를 차지한 것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에 주인공 송중기(강마루 역)의 명품연기, 문채원(서은기 역)과 박시연(한재희 분)의 성공적인 연기변신, 조연인 이광수(박재길 역), 이유비(강초코 역), 이상엽(박준하 역), 김태훈(안민영 역), 양익준(한재식 역)의 열연이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가 중반을 지날 때까지만 해도 해피엔딩을 예상하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강마루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서은기를 위해 태산그룹에서 먼저 일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수술도 미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막판에 안민영은 자신의 앞날에 방해가 될 인물을 과감히 없애는 방법을 동원했는데, 자신과 한재희가 공모하여 서정규(김영철 분) 회장을 죽음으로 몰고 간 현장을 녹음한 테이프를 가지고 있는 박준하를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식물인간으로 만들었고, 서은기마저 횡단보도에서 칼로 찔렀습니다. 마침 서은기를 찾으러 나온 강마루가 괴한(안민영)을 목격하고는 서은기를 감싸 그녀는 무사하였지만 강마루는 나중에 손에 피가 흥건히 고일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아무도 없는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뇌수술을 앞 둔 중환자가 칼로 자상(刺傷)까지 입었으니 누가 보아도 강마루는 죽은목숨이었습니다. 그런데 7년 후 강마루는 대학을 다닐 당시의 꿈인 당당한 의사가 되어 어촌에서 의술을 펼쳤고, 그 옆에는 서은기가 그림자처럼 강마루를 보살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의 반전이라면 이번에는 강마루가 수술후유증으로 기억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의사로서 진료하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유독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기억력을 상실해 서은기에게 "누구세요?"라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서은기는 과거 자신이 기억을 잃었을 때 강마루의 보살핌을 받은 것처럼 이제는 이를 강마루에게 되돌려 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서은기는 태산이라는 큰 재벌은 훨훨 털어 버리고 자그만 가게를 운영하며 강마루를 돌보는 평범한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반전이라면 악녀 한재희의 막판 양심회복입니다. 마지막에 강마루가 한재희에게 경찰에 자수하여 광명을 찾으라고 권했을 때 한재희는 "자수할 생각도 없고, 동정과 연민 그리고 껍데기사랑도 필요 없다. 사랑을 잃고 어떻게 사나? 같이 죽자"고 했습니다. 솔직히 이 말을 듣고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살율이 엄청 높은데 인기 있는 드라마에서 자살이 묘사되면 그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강마루의 대답을 듣고는 언도했습니다. 마루는 "나는 사랑 없이도 살수 있으니 당신 혼자 죽어라"고 쏘아 붙였거든요.

어쨌든 한재희는 경찰에 자수해 옥살이를 하여 그간의 죄 값을 모두 치렀습니다. 한재희의 이런 변심은 강마루가 폭풍 같은 눈물을 흘리며 "옛날 모텔에서 누나를 자수시키지 않아 옳지 않은 것을 덮어둔 게 잘못이었다. 이로 인해 누나는 선악을 판단 못하는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가 되었고 괴물로 변했다. 모두가 내 잘못이다"라고 회한의 고백을 한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출소한 한재희가 후에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안민영을 기다렸지만, 안민영은 재희를 외면하고 그냥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솔직히 한재희와 안민영이 어찌 되든 이는 드라마 결론과는 전혀 무관한 일입니다.   


 

박재길과 강초코는 부부가 되어 아이까지 낳아 가장 행복한 커플이 되었고, 전형적인 양아치 모습의 건달 한재식은 치킨 집을 운영하며 느닷없게도 서은기의 비서였던 현정화(진경 분)에게 연애편지를 보내는 사이로 밝혀져 또 한번 웃음 짓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박준하 변호사입니다. 일찍부터 서은기의 오빠를 자임하며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었지만 강마루가 등장한 이후 모든 게 뒤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재희-안민영의 서정규 회장 죽음관련 육성녹음 테이프를 가지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원죄 때문에 이를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습니다. 안민영이 박준하의 아버지가 서은기 생모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다고 폭로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박준하는 강마루에게 테이프를 주며 진실을 밝혔고, 이 일로 나중에 그는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극의 말미에 서은기가 보는 앞에서 그가 의식을 되찾았는데 7년 후 그는 정상인으로 돌아온 듯 합니다. 박준하는 자신이 더 이상 서은기를 차지할 수 없게 되자 "보내고 포기하는 것도 사랑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강마루가 한재희와 서은기 사이를 오가며 마치 곡예비행을 하는 것처럼 사랑 놀음을 벌일 때 과연 그의 진심은 무엇인지 헷갈렸습니다. 착한 남자는 보이지 않고 나쁜 여자(한재희)와 나쁜 남자(안민영)만 보였거든요. 결국 강마루의 진심은 탐욕에 물든 한재희를 악의 구렁텅이로부터 건져내 회개시키고, 서은기와 진정한 사랑을 누리는 것임을 막판에야 알게 되었군요.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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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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