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 아버지 이삼재 역의 천호진
딸의 행복 지키려는 아버지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내딸 서영이>의 시청률이 제22회에서 35%를 넘었습니다. 동 시간대에 다른 주말 드라마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전개된 이야기로만 봐서는 시청률이 30%를 넘는다는 것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입니다. 이서영(이보영 분)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몰리자 고등학교 학비를 내지 못했던 이서영-이상우(박해진 분) 쌍둥이 남매는 학교선생님으로부터 수업료를 가져오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서영이가 "아버지가 하필이면 엄마의 남편이며, 내 아버지인 것이 원망스럽다"고 아버지 가슴에 못을 박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어찌 보면 서영이의 반항은 패륜 같은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이토록 높은 것은 딸의 행복을 바라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과 아버지 역의 배우 천호진의 연기가 빼어난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서영은 대학에 다니며 위너스 강기범(최정우 분) 사장의 둘째 아들 강성재(이정신 분)의 과외선생으로 들어간 게 행복과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서영에게 행복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감싸주는 든든한 남자 강우재(이상윤 분)를 만나 결혼한 일이고, 불행이라고 한 것은 강우재와 결혼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자신을 고아라고 속인 사실입니다. 살아 있는 아버지를 없다고 한 것이지요. 이서영은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에게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속이고는 강우재와 결혼했는데, 하필이면 아르바이트생이 되어 신부측 하객으로 참석한 이삼재가 딸의 결혼을 알고는 소위 멘붕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후 삼재는 사위인 강우재 관련기사를 스크랩하는 등 먼발치에서 딸과 사위의 사랑과 행복을 지켜보며 매우 흐뭇해했습니다.
그러다가 강우재가 서영의 전화를 받고는 무심코 골목에서 큰길로 나오다가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지 못하고 치일 뻔 하자 마침 아침 산책을 나왔다가 현장을 목격한 삼재는 몸을 날려 사위를 구하고 자신은 정신을 잃었습니다. 병원에서 깨어난 삼재는 그냥 줄행랑을 놓고 말았는데, 마음씨 착하고 바른 청년 우재는 생명의 은인인 삼재를 백방으로 찾다가 병원진료기록신청서의 주소를 보고 친구 유만호(박철호 분)가 운영하는 슈퍼점으로 찾아왔습니다. 신분이 탄로날 것을 두려워한 삼재는 자신의 이름을 유만호라고 둘러대었습니다. 이 때부터 강우재는 생명의 은인인 이삼재를 슈퍼점 주인 유만호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우재는 자신을 구하느라 다친 아저씨가 일자리마저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회사 내 주차관리요원으로 취직시켜 주었습니다. 물론 삼재는 유만호라는 이름으로 이력서를 제출했지요. 그 후 우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재가 근무하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 도와주고 싶어했습니다. 이날도 우재는 아저씨와 저녁이라도 같이 먹고 싶었습니다. 우재는 아내인 이서영 변호사도 함께 식사하자며 오라고 했습니다. 삼재는 근무를 교대하고는 탈의실로 가다가 건물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서영을 바라보며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마침 뒤로 다가온 우재가 삼재에게 여기서 뭐 하느냐고 물으며 삼재의 복잡한 심경을 전혀 모른 채 "아내도 제 생명의 은인인 아저씨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합니다. 혼비백산한 삼재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저녁을 함께 먹지 못하겠다면서 얼른 발길을 돌립니다.
귀가한 삼재는 죽은 아내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생각이 짧았다고 자책하는군요. 다음날 강우재는 아저씨가 몸살감기로 출근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는 비서를 시켜 사골과 굴비를 유만호씨에게 보냈습니다. 슈퍼점 유만호씨는 자리에 없었고 그의 아내가 대신 선물을 받았는데요. 이 시각 이삼재는 더 이상 주차관리요원으로 출근했다가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게 두려운 나머지 구인구직광고를 보고 다른 직장을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도 나이 많은 삼재를 채용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유만호로부터 선물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삼재는 "부인 입 단속 잘하라"며 신신당부하는군요. 만약 들키면 실명제 위반으로 큰일나니 앞으로 누가 찾아오면 이사갔다고 하라고 단단히 일러둡니다.
문제는 이서영의 동생 이상우입니다. 상우는 누나가 아버지에게 패륜을 저지르고 결혼한 것에 대해 괘씸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우는 지금까지 아버지가 서영의 안부와 전화번호까지도 물어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보고 싶다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재는 서영이가 그렇게 떠난 후 내가 정신을 차렸다며 만일 이런 일이 없었다면 난 지금도 방탕한 생활을 하며 너를 괴롭힐 것이니 아들인 너도 서영이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직장도 구하지 못한 삼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주차관리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우재는 삼재에서 점심을 함께 하자고 말해 삼재는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우재는 지난번 슈퍼점 주인으로부터 아저씨가 아들과 두 사람이 산다고 들었는데 부인이 있다고 햇다며 말문을 엽니다. 우재는 비서로부터 선물을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은 때문입니다. 놀란 삼재는 선문답 같은 대답을 늘어놓습니다. 삼재는 "동네 가게 주인이 나를 알면 얼마나 아나? 사람은 누구나 자기 손의 거울로 다른 사람을 보려한다. 살다 보면 차마 어쩔 수 없는 순간도 있는 법이다. 인생은 살다보면 찰나에 불과한데, 그 찰나의 어떤 선택 때문에 평생을 마음 졸이며 살게 된다. 인생 선배로서 하는 말이다"라고 했습니다. 삼재는 자신의 입을 빌어 자신과 딸 서영의 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강우재는 단지 생명의 은인인 인생선배가 하는 덕담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군요.
이렇듯 이삼재는 지금 딸의 행복을 깨지 않기 위해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어 그 모습이 정말 눈물겹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비밀은 결국 밝혀지는 법! 강우재는 이삼재가 장인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현재 우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심상치 않거든요. 무엇보다도 우재의 여동생 강미경(박정아 분)이 서영의 동생 이상우와 사랑에 빠진 일입니다. 물론 이상우가 강미경의 정체를 알고는 그냥 친구사이로 지내자고 하다가 결국 헤어지자고 결별선언을 한 상태이지만 곧 미경은 상우의 정체를 알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른 하나는 서영이 다니는 로펌의 여직원 이연희(민영원 분)입니다. 연희는 서영의 고교동창으로서 서영에 이어 늘 2등을 하던 아이였습니다. 집안도 좋아 서영의 엄마가 가정부로 일했고, 못된 성격의 연희는 학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며 서영이 엄마가 가정부라고 무안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라이벌이던 서영과 연희는 지금은 상황이 역전된 상태입니다. 서영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판사를 거쳐 변호사가 된 재벌가 며느리이고, 연희는 집안이 망해 로펌의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노처녀가 되었거든요.
또 로펌에는 우재의 전 연인이었다가 남친을 서영에게 빼앗긴 변호사 정선우(장희진 분)가 있습니다. 정선우는 지금도 강우재를 잊지 못하고 있으며 이서영의 과거에 관심이 많습니다. 정선우는 연희에게 "고아인 이서영이 2개월만에 강우재와 결혼했다"며 서영의 재주를 높이 평가했는데, 연희는 서영이가 고아라는 말에 크게 놀랐으므로 앞으로 연희를 통해 서영이가 고아가 아님이 밝혀질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4회에서 어떤 결말을 이끌어 낼지 기대가 됩니다. 이삼재와 강우재가 서로 떳떳하게 "강서방! "아버님!"이라고 부르면서 술 한잔 할 날은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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