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불교의 대가람인 해남 두륜산 대흥사

 

 

전남 해남군 삼신면 대흥사길 400 소재 대흥사(大興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  근대 이전에는 대둔사로도 불리었던 사찰입니다.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인 두륜산(頭輪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대흥사는 한국불교사 전체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도량으로서 특히 임진왜란 이후 서산(西山)대사의 의발(衣鉢)이 전해지면서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 되었고, 한국불교의 종가집으로 그 역할을 다해온 도량입니다.

대흥사 창건에 대해서는 두 개의 설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신라의 정관스님이 426년 대흥사 산내 암자의 하나인 만일암을 창건, 이후 508년(무녕왕8) 이름을 알 수 없는 선행(善行) 비구가 중건하였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라 진흥왕5(544) 아도화상(阿度和尙)이 창건했고 그 후 자장(慈藏) 및 도선(道詵)스님이 계속해서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 아도화상의 창건설을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로써는 대흥사의 정확한 창건 시점을 밝히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이지만 지금 응진전(應眞殿) 앞에 세워져 있는 삼층석탑의 제작 연대가 통일신라 말기 경으로 추정되고 있어 대흥사는 적어도 통일신라 말기 이전에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대흥사는 호국불교(護國佛敎)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는 도량입니다. 서산대사의 구국정신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지금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표충사(表忠祀)는 개인의 수행에 앞서 국가의 안위를 보다 우선시했던 한국불교의 전통을 대표하는 전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흥사 경내와 산내 암자에는 중요한 성보문화재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 탑산사 동종(보물 제88호), 북미륵암 삼층석탑(보물 제301호), 응진전 삼층석탑(보물 제320호), 서산대사 부도(보물 제1347호), 서산대사 유물(보물 제1357호), 천불전(보물 제1807호) 등 수많은 유적을 보존한 대흥사 지역은 사적명승 제9호로 지정되었습니다.(자료 : 대흥사 홈페이지에서 발췌)

주차장에서 대흥사일주문으로 진입하는 길은 단풍으로 유명한데 현재 겨우 몇몇 그루만이 단풍이 들었습니다. 피안교를 건너면 양쪽으로 석장승과 목장승이 중생들을 바라보는군요. 일주문을 지나자 우측으로 거대한 부도군이 대흥사의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사진 한 장으로 부도의 일부밖에 담지 못했습니다. 사천왕문에도 사찰이름이 적힌 현판이 걸린 게 이채롭군요. 사천왕상 위로 해탈문이라는 현판이 보입니다.

 

 석장승과 목장승

 일주문

 부도군

 사천왕문 겸 해탈문

전각 뒤로 보이는 두륜산의 가련봉과 노승봉의 암봉이 매우 위압적으로 느껴집니다. 우측의 표충사(表忠嗣)는 사찰에서는 흔하지 않은 유교형식의 사당으로, 서산대사를 중심으로 사명당 유정과 뇌묵당 처영 스님의 화상을 봉안하고 있으며, 유물전시관에는 서산대사의 가사와 발우, 친필선시, 신발, 선조가 내린 교지 등 유물과 정조가 내린 금병풍 등이 보관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길손은 시간이 촉박하여 안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표충사 구역

 
가허루는 남원(南院)의 출입문으로 안에는 봉황각, 용화당, 천불전, 세심당, 일로향실, 적묵당 등의 전각이 있으며, 길 쪽에 관음전이 보입니다. 남원의 가장 위쪽에는 문수전과 보현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허루

 

 관음전 내부

 보현전

 문수전

 남원구역의 전각들

북원(北院)구역에는 대웅보전, 응진전, 청운당, 윤장대, 명부전, 무량수각(현판글씨는 추사 김정희가 씀), 산신각 등의 전각이 있으며, 대웅전 앞 도자기형식의 등이 매우 특이합니다. 경내에는 초의대선사의 동상과 연리근 나무가 있는데 이는 별도로 소개하렵니다.

 북원구역

 무량수각

 대웅보전

 대웅전 내부

 윤장대

 삼층석탑

 

 

대흥사를 차근차근 둘러보려면 한 나절은 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두륜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여 약 20분만에 주마간산 격으로 겉모습만 보고는 떠나야 하는 여행자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앞으로 또 언제 이곳을 다시 찾을지는 모르겠어요.(2013.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