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역의 견미리 허말숙 역의 윤미라 엠마 정 역의 지소연 장채리 역의 조안 김애숙 역의 이휘향
악녀들이 득실거리는 이런 드라마는 처음
어느 드라마에서든 악녀들은 꼭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악녀와 악한 남자가 동시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악한 사람이 등장해야 권선징악적인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줄 수 있기에 악녀는 드라마에서 필요악입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악녀(또는 악한 남자)는 한 편의 드라마에서 한 두 명이 고작입니다. 그런데 <빛나는 로맨스>의 경우 100부작 중 56회가 방영된 현재 악녀가 무려 5명이나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이태리(견미리 분), 허말숙(윤미라 분), 엠마 정(지소연 분), 김애숙(이휘향 분), 장채리(조안 분)입니다. 악녀들이 이토록 많이 득실거리는 이상한 드라마는 처음 봅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여자 주인공인 오빛나(이진 분)를 괴롭히는 인물들입니다. 이들의 캐릭터를 차례로 조명해 보겠습니다.
▲ 자동차사고로 빛나 양부를 죽인 이태리
이태리는 남자 주인공인 강하준(박윤재 분)의 어머니로 J그룹 강대풍(정한용 분) 회장의 부인입니다. 그녀는 운전도 서툰 주제에 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아들 하준이 J호텔에 머물며 경영수업을 쌓기 시작하자 아들이 보고 싶다면서 밤에 직접 자동차를 몰로 가다가 도로에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한 오빛나의 아버지(이계인 분)를 친 후 그대로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태리는 뺑소니사고를 내고 사람을 죽인 후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가용 운전기사를 거액을 주고 매수해 자기대신 뺑소니 범으로 자수하게 만들어 감옥에 보냈습니다. 그 후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이태리는 가끔 악몽을 꾸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습니다.
가장의 죽음으로 오빛나의 가족(어머니 및 여동생)은 알거지가 되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만 빛나의 동생 윤나(곽지민 분)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이태리인 것을 알고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태리가 운영하던 웨딩샵에 큰 피해를 안겼으며, 태리가 가장 아끼는 차남 강기준(유민규 분)을 유혹해 태리로부터 빼앗을 작전을 시도 중에 있습니다. 현재 태리의 장남 강하준이 오빛나를 무척 좋아하고 있어 태리가 빛나 양부의 뺑소니범으로 밝혀진다면 러브라인에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입니다.
▲ 오빛나를 강제로 이혼시킨 시어머니 허말숙
허영심 많고 잘난 채하는 허말숙은 정말 구제불능인 여자입니다. 아들인 의사 변태식(윤희석 분)이 빛나와 결혼하지 못하면 죽겠다며 음독자살을 기도했을 때 말숙은 빛나에게 제발 아들을 살려 달라고 사정했고 마음씨 착한 빛나는 현실도피용으로 결혼을 수락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지나 변태식-오빛나 부부는 딸 연두(허정은 분)를 두었지만 태식은 파리출신의 엠마 정이라는 여자와 바람이 났습니다. 정상적인 어머니라면 아들이 조강지처와 딸을 두고 바람을 핀다면 아들과 여자를 불러 혼을 내고 이를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고약한 시어머니 말숙은 내연여가 파리출신으로 국적이 프랑스이며,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빛나를 쫓아내고 엠마를 새 며느리로 들이기로 합니다.
허말숙-변태식 모자는 빛나에게 위자료 한푼 안주고 쫓아내기 위해 병원의 의료사고를 조작하고 빚더미에 올랐다며 집까지 거짓 압류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그런 다음 병원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서류상으로 위장이혼을 해야 한다고 빛나를 속여 이혼을 하도록 했고, 이제는 딸 연두마저 강제로 데리고 가 버렸습니다. 빛나가 연두를 집으로 데리고 오자 허말숙은 경찰에게 손녀가 납치되었다고 신고해 빛나의 눈에 피눈물이 나오게 했습니다. 말숙은 사돈인 빛나의 모친 정순옥(이미숙 분)을 수시로 불러 음식을 만들게 하는 등 가사도우미처럼 부리기도 했습니다.
▲ 오빛나의 남편 변태식을 유혹해 결혼한 엠마 정
엠마 정이라는 여자도 정말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세상에 남자가 없어서 부인과 딸까지 있는 남자를 이혼시키고 결혼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엠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친정 어머니가 굉장히 돈이 많은 것처럼 행세하고 있습니다. 변태식을 차지하기 위해 오빛나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엠마는 결혼하자마자 부엌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대신 마트에서 구입한 인스턴트 반찬을 내 놓아 시댁 식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어찌 보면 엠마 정의 이런 모습은 허말숙-변태식 모자를 괴롭히는 모양새가 되어 한편으로는 고소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허말숙은 청운각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연두의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집에 아무도 없다는 전화를 받고는 엠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엠마가 집에서 있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엠마는 촬영중이라고 말했지만 말숙과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태식은 귀가하는 엠마를 크게 질책했고, 이에 화가 난 엠마는 집을 나가겠다며 가방을 챙겨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놀란 허말숙과 변태식이 엠마에게 싹싹 비는 꼴이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엠마는 말숙-태식 모자에게 병원수입 등 모든 경제권을 자신에게 넘기면 친정 엄마가 태식의 병원에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병원투자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엠마는 병원수입만 빼내고 투자는 하지 않는 사기꾼의 조짐이 보입니다. 실제 엠마의 친정도 재력가가 아니라 빈털터리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솔직히 대박입니다. 허말숙-변태식이 오빛나를 내 쫓은 일을 뼈저리게 후회할 테니까요.
▲ 오빛나를 모함하고 괴롭히는 장채리
청운각 대표 윤복심(전양자 분)의 손녀인 장채리는 두 얼굴의 여자입니다. 채리가 짝사랑하는 강하준 앞에서는 오빛나를 굉장히 돕는 척 하다가도 빛나와 단둘이 있게 되면 빛나에게 강하준에게서 멀어지라고 협박했습니다. 실제로 강하준이 신분을 속이고 호텔 벨 보이와 주방보조로 일하다 호텔 사장으로 취임하는 날, 장채리는 취임식 하객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서브하던 오빛나를 일부러 밀어 빛나의 머리 위로 잔반이 떨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채리는 호텔식당의 VIP고객명단을 실수로 가지고 온 다음 이를 오빛나가 빼돌린 것으로 뒤집어 씌워 빛나가 주방보조 아르바이트에서 해고 조치되게 만들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강하준은 장채리와의 약혼식을 없었던 것으로 해 채리는 빛나를 괴롭히려다 스스로의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악수를 두고 말았던 것입니다.
장채리는 집사인 김애숙으로부터 자신의 친모는 애숙이며 장재익(홍요섭 분) 교수의 딸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는 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지만 결국은 이를 인정하고 장재익과 윤복심에게 김애숙 집사는 가족 같고 엄마 같은 사람이라며 애숙과 장재익을 맺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재익은 빛나의 양모인 정순옥을 좋아하게 되어 그녀에게 전해주려고 목걸이를 구입해 호시탐탐 적절한 시기만을 노리고 있었으나 채리가 김애숙에게 주려고 샀느냐면서 가져가 대신 전달해 주고 말았습니다. 이토록 장채리는 정말 지저분한 모습의 악녀입니다.
장채리는 오빛나가 청운각의 요리사 실기시험을 보러 온 사실을 알고는 절대로 청운각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겠다고 다짐합니다. 제57회 예고편을 보면 빛나는 요리실기 재시험에서 자신이 사용할 음식 주재료가 상하여 난감해 하였고, 윤복심은 재료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빛나는 요리사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마도 장채리가 꼼수를 부린 결과일 것입니다.
▲ 정순옥과 장재익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김애숙
장채리의 집사로 나온 김애숙은 비밀이 참 많은 여인입니다. 등장인물에서 그녀는 "오빛나의 출생의 비밀에 관여한 인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집에서는 정숙한 척 하다가도 가끔 바에 나가 노래를 부르는 등 이중적인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정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애숙은 장재익의 딸 오빛나를 몰래 빼내 자신의 딸이라고 속이고는 친구인 정순옥에게 맡겼고, 자신의 친딸인 장채리를 장재익의 묵인하에 재익의 딸로 삼게 했으며, 재익의 모친 윤복심은 아직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장채리를 자신의 친손녀로 알고 있습니다.
애숙은 자신이 결혼하기를 원하는 장재익이 정순옥을 좋아하게 되자 재익의 일기장을 보고 사별한 전처의 모습으로 분해 만취 후 귀가한 재익을 혼란시켜 부적절한 밤을 함께 보내고는 이를 미끼로 재익이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재익을 압박하는 요부(妖婦)이기도 합니다. 또 친구인 순옥을 찾아가 자신은 이미 한 남자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 남자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 남자"가 장재익임을 근근히 암시해 순옥으로 하여금 장재익을 "두 여자를 동시에 희롱하는 형편없는 인물"로 묘사하였고, 순옥은 남편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후 처음으로 좋아했던 남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습니다.
한편, 장재익도 그간 다소곳하면서도 다정다감하던 김애숙이 180도로 달라지자 애간장을 태우며 다시 접근해 보지만 순옥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얼음장 같이 차갑게 대합니다. 그럼에도 재익이 자꾸만 마트에서 일하는 순옥을 찾아가는 것을 목격한 애숙은 둘 사이를 확실하게 갈라놓기로 작심합니다. 애숙은 순옥의 집으로 가서 순옥을 멀리 쫓아버릴 속셈입니다. 애숙은 순옥에게 "그 아이(친딸로 위장한 오빛나를 지칭)를 보면 자꾸만 보고 싶어지니 네가 이사갈 생각이 없나? 난 마음이 편치 않아. 네게서 그 아이를 데려가고 싶지 않아. 네가 지방으로 이사갔으면 좋겠다. 난 결혼을 앞두고 현재 동거 중에 있지만 준비할 게 많은 상황에서 그 아이 생각이 나니 괴롭다. 내 남편은 네가 일하는 슈퍼에서 가끔 야채를 사오는 분이다"라고 장재익을 빗대 말했습니다.
정말 순옥으로서는 청천벽력입니다. 그토록 믿었던 장재익이 다른 사람도 아닌 애숙과 동거까지 하고 있으면서 자꾸만 자신을 만나자고 치근대니 하는 말입니다. 이 시각 재익은 카페에서 순옥을 기다리고 있다가 순옥이 전화도 받지 않고 나타나지도 않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웃 바에서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순옥이 부엌에 간 사이에 문자메시지를 먼저 본 순옥은 이를 삭제하는 비열함을 드러냅니다. 애숙이 떠나자 순옥은 재익으로부터 선물 받은 스카프를 쓰레기통으로 던지고 말았습니다. 이날 밤 재익은 순옥에게 음성메시지를 보내 "무슨 말못할 사정이라도 있느냐?"고 묻네요. 이를 본 순옥은 "사람이 아무리 얼굴이 두꺼워도 유분수지 이럴 수는 없다"면서도 애숙이 결혼하려는 인물이 장재익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위안하기도 합니다.
장재익은 다짜고짜로 순옥의 마트 앞에서 기다리다 순옥과 함께 찻집으로 갔습니다. 순옥으은 무슨 오해가 있다는 재익에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 그간 내 분수를 모르고 행복한 꿈 꾸었다. 지금 딸들이 재기하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내가 이럴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왜 순옥은 재익에게 "지금 결혼을 전제로 여자와 동거까지 하고 있으면서 왜 이러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지도 않고 이런 식으로 변죽만 울리니 시청자들도 답답하고 재익으로서는 가가 찰 노릇입니다. 재익은 "그런 이유는 용납 못한다. 자식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느냐? 이제 난 당산 없으면 못 산다. 내 진심을 알라 줄 때까지 노력하겠으니 제발 날 밀어내지 말라고 애원합니다. 이런 와중에 애숙은 순옥에게 전화를 걸어 멀리 이사가는 것 생각해 보았나?"고 닦달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김애숙이라는 인물은 대책이 없는 여자입니다. 앞으로 애숙이 얼마나 정순옥과 장재익을 더 괴롭힐지 두고 보는 것도 정말 피곤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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