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영 역의 정일우 살인마 서진기 역의 조민기
<황금무지개>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서도영(정일우 분)과 김백원(유이 분)의 애틋한 러브라인이 성사될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서도영의 아버지 서진기(조민기 분)는 김백원의 친부인 장덕수와 양부인 김한주(김상중 분)를 죽인 인물로 묘사되었습니다. 또 서진기의 행동대장인 조강두(김대령 분)를 독극물로 살해했지만 조강두가 스스로 자살한 것으로 꾸며 검찰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서도영이 서진기가 감추어둔 컴퓨터의 비밀자료에서 장덕수를 죽인 사람은 서진기가 아니라 오은주 비서의 아버지인 오광혁 사장(전 재무전무)임이 밝혀졌습니다. 오 사장은 자신의 비위사실을 안 장덕수를 살해했고 이를 알게 된 서진기는 오광혁을 자신의 수족으로 삼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서진기는 김백원의 친부 살인범은 아니어서 그의 아들 서도영과 김백원의 러브라인에 한 가지 장애는 사라진 셈입니다.
그렇지만 서진기는 김백원이 사랑했던 양부 김한주를 죽였기에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과 사랑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김백원이 장덕수의 친딸로 밝혀진 이상 백원과 서도영은 사촌(외사촌과 고종사촌)이 됩니다. 따라서 이를 한방에 해결하는 방법은 서도영이 서진기의 친아들이 아니면 됩니다. 드라마 초기 서진기는 장미림(지수원 분)과 결혼하기 위해 아내(도영의 친모)를 버리고 도영을 데리고 들어와서는 어린 도영에게 바보행세를 주문하며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쳤으므로 친자가 아닐 가능성은 거의 희박합니다. 다만 서진기는 백원의 고모부이기는 하지만 도영은 서진기의 전 부인이 낳은 아들이기에 직접적인 혈연관계는 아닙니다. 이른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백원-도영 러브라인이 어찌 결말이 날지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한편, 서도영은 아버지 서진기의 살인증거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교묘한 증거인멸과 검찰 고위층의 봐주기로 결국은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서도영은 검찰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서진기 편에 서서 윤영혜(도지원 분)-김백원 모녀의 일에 철저하게 훼방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또 서도영은 김백원에게 "지적수준이 낮은 김백원 이름을 지우고 싶다.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잔인한 이별선언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진심을 확인한 서진기는 도영에게 전략기획실장이라는 자리를 주고 강정심(박원숙 분) 전 회장 측근들을 정리(해고)하도록 지시했고 도영은 쾌도난마처럼 이를 처리해 진기를 흐뭇하게 만듭니다.
치매증세를 앓다 정신이 돌아온 감정심은 장미림의 아들 서태영(재선 분)에게 김백원을 도와주면 후일 황금그룹 회장에 앉히겠다고 말했고 이후부터 태영은 계부(繼父)인 서진기의 반대편에 서게 됩니다. 이즈음 서진기는 강정심이 김백원에게 황금무지개재단 설립자금으로 배정한 주식지분 15%를 빼앗기 위해 재단의 운영권을 황금그룹에 귀속시키는 안건을 대주주회의에 상정했습니다. 백원은 서태영의 지원(지분 20%)으로 35%의 지분을 가지게 되었고, 서진기는 장미림으로부터 빼앗은 지분과 소액주주들의 지지로 역시 35%의 지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 이외의 반전이 일어났는데요. 서도영이 가진 1%의 주식을 서진기에 투표하여 김백원에게 패배를 안겨준 것입니다. 안건이 통과되자 서진기는 황금무지개 재단을 해체하고 김백원을 재단이사장에서 해임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백원과 서도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 보였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의 있었는지 서진기는 김백원에게 1%의 주식지분(50억원 상당)을 주며 어민을 위한 사업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백원은 강정심이 소유한 서해갯벌에 참꼬막을 키워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한 때는 서진기와 공모해 강정심의 진짜손녀(장하빈) 행세를 했던 김천원(차예련 분)은 구치소를 다녀온 후 서진기의 본색을 알고는 강정심과 윤영혜의 부탁에 따라 김백원을 돕기로 합니다. 서진기는 천원이 가진 5%의 지분을 챙기려고 며느리 삼고싶다며 은근히 유혹하지만 이미 천원의 마음은 돌아선 후입니다.
이즈음 서도영의 갑작스런 배신에 의혹을 느낀 백원은 도영이 자신의 정체(윤영혜의 친딸)를 안 것이 그 이유라고 오해하고는 산으로 가서 그전 도영과 함께 묻어둔 유전자검사서를 확인하니 그대로 있습니다. 동시에 백원은 도영이 묻어둔 박스 속의 휴대폰을 꺼내 녹음한 내용을 들어보고는 까무라칠 뻔했습니다. 녹음 속에는 서진기가 김한주, 조강두 그리고 장덕수의 살해범이지만 증거가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백원은 도영이 아버지의 범죄를 묻어두었다고 또 오해합니다. 백원은 녹음테이프를 경찰서 최 반장(박충선 분)에게 건네며 서진기의 범죄에 대한 재 수사를 요청했지만 며칠 후 이미 검찰에서 결론이 난 사건이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입니다.
서진기는 강정심을 사설 무허가요양원에 보낸 다음 무지개재단의 주식을 서진기에게 상속한다는 거짓유언장을 작성해 강제로 지장(손도장)을 찍게 만들었습니다. 이즈음 백원의 부탁을 받은 김만원(이재윤 분)과 천억조(안내상 분)는 서해 갯벌로 나가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꾸려왔다며 갯벌양식을 반대하는 어민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서진기의 지시를 받은 서도영은 어촌계장을 불러 거액의 돈봉투를 쥐어주며 꼬막의 종자가 자연사하도록 요청했습니다. 또한 서도영은 전략기획실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아버지 서진기 회장의 집무실에 들어가 그가 몰래 감추어둔 비밀자료를 무더기로 빼냈습니다.
서진기는 대주주회의를 소집해 적자가 나는 황금수산을 그룹에서 분리해 매각하고, 무지개 재단의 주식을 자신에게 상속한다는 강정심 전 회장의 유언장을 공개했습니다. 이 때 휠체어를 탄 강정심이 나타나 "그런 상속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강정심은 "무지개 재단 주식은 친손녀인 김백원에게 상속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불법적으로 요양원에 강제 감금되었던 강정심은 백원과 경찰의 도움으로 소재가 파악되어 윤영혜의 집으로 옮겨져 정신을 회복한 것입니다. 요양원장도 강제감금사실을 인정했으니 이제 서진기는 불법감금죄를 질 위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서진기는 검사출신인 아들 도영을 이용해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왔습니다. 도영과 면회를 한 요양원장은 진술을 번복하여 이번 감금사건에 서진기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 것입니다. 천억조는 서진기에게 무지개재단을 후원하는 큰손이 있다면서 월드 와이드론의 상속자 박화란(이희진 분)이라고 알려줍니다. 천억조라는 인물은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도 그냥 내뱉거든요. 서진기는 또 아들 도영에게 재단의 자금줄을 막으라고 지시했고, 도영은 검사재직 때 가지고 있던 월드 와이드론 비리파일로 검찰을 움직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박화란에게는 구인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이처럼 서도영은 아버지 서도영의 개가되어 지시하는 일은 무엇이든 즉석에서 처리하는 최고의 참모 겸 해결사가 되었습니다.
갯벌에서 종패(꼬막의 종자)가 폐사했다는 보고를 받은 서진기는 대주주회의를 소집하여 백원에게 종패증식에 실패했으니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지만 이 때부터 백원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증인으로 참석한 어촌계장이 서도영을 가리키며 "돈을 주며 시켜서 강력제초제를 뿌려 종패를 죽게 만들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이는 도영으로서는 일석이조입니다. 서진기의 지시를 따랐음을 보여주면서 김백원을 도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백원은 진기에게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어민 피해를 보상해 주어야 한다며 주식 2%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이번 종패폐사사건은 서진기가 서해안 갯벌에 종합물류센터와 관광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갯벌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백원은 이런 프로젝트를 어찌 알았을까요? 일전에 서도영은 어떤 남자를 시켜 백원에게 전화를 걸게 하고 파일을 보내니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이 자료파일은 서도영이 아버지 책상에서 빼낸 것으로 신분을 밝히지 않고 백원에게 건네준 것입니다.
윤영혜도 서진기에게 김백원(진짜 장하빈)을 다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두 딸(김백원, 김천원)마저 빼앗기고 사랑하는 남자까지 잃었다며 술에 취한 척하면서 진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이 모두가 진기를 안심시키려는 의도된 행동입니다. 서도영은 만취한 후 백원의 집 앞으로 가서 백원을 보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 아버지처럼 괴물이 될 것 같다. 나 잡아달라!"며 백원을 포옹합니다. 위 마지막 반전에서 알겠지만 서도영이 김백원과 잔인하게 헤어지고 살인마 아버지 서진기 편에 선 것은 진기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은 후 진기가 방심한 틈을 타서 그의 범죄행각을 밝히려는 목적이었습니다. 백원에게 가혹한 이별을 선언한 것도 물론 아버지에게 헤어졌다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앞으로 서도영의 의도대로 진기의 범죄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찾아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도영은 오광혁의 딸로 회장비서실에 근무하는 오지은을 좋아한다고 바람을 넣어둔 상황입니다. 서진기의 행동대장이었던 조강두가 피살된 현실에서 후일 오광혁이 서진기를 배신하게 된다면 진기의 범죄행각은 만천하에 드러나겠지요. 이래저래 < 황금무지개>는 멜로이면서도 범죄수사물처럼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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