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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철 역의 임채무

 

 

딸의 인생을 망친 아버지의 그릇된 부성애  


KBS 2TV 일일연속극 <뻐꾸기 둥지>를 시청하면서 대리모 이화영(이채영 분)이 벌이는 복수가 명분이 부족한 듯 하여 그 정당성을 100%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영은 오빠 이동현(정민진 분)을 죽인 백철(임채무 분) 회장 그리고 동거남 이동현이 죽었음에도 뻔뻔스럽게 딸 이소라(전민서 분)를 버리고 대기업체운영 정병국(황동주 분) 사장에게 시집을 가서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백연희(장서희 분)에 대한 복수를 꾀하고 있습니다. 사실 백철이 이동현을 죽였다는 것도 억지입니다. 물론 백철은 이동현의 죽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백철은 딸인 백연희가 근본도 없는 이동현과 사귀고 동거하는 것을 반대해 동현이 보는 앞에서 딸을 차에 강제로 태워 떠났고, 오토바이를 타고 애인 연희가 탄 승용차를 뒤쫓던 동현은 오토바이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오토바이를 타고 승용차를 뒤쫓은 동현의 잘못도 크기에 백철이 화영에게 "난 동현을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것은 일리가 있습니다.

 

이화영과 그의 모친 배추자(박준금 분)에 의하면 백연희는 동현이 죽은 후 문상을 오거나 핏줄인 딸 이소라를 찾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모녀를 더욱 가슴아프게 만들었지요. 그러나 이는 백연희의 본심은 아니었습니다. 백철이 딸을 철저하게 감시해 동현의 집 근처로 얼씬도 못하게 막은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연희는 지금도 동현을 잊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납골당으로 가서 그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정병국의 고모인 정진숙(지수원 분)이 운영하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화영은 대리모를 구한다는 소식에 2억원을 받고는 이를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대리모를 구한다는 집안이 바로 정병국-백연희 부부임을 알고는 오빠 동창인 한국병원 의사 진명석을 움직여 백연희의 난자가 아닌 자신의 난자로 바꿔치기해 아들 정진우(정지훈 분)를 낳았습니다. 따라서 정진우는 단순히 대리모 이화영의 배만 빌린 게 아니라 실제로 정병국-이화영의 친자가 되었습니다. 사실 화영은 병국의 애인이었지만 버림받은 적도 있어 화영에게는 복수하기 참 좋은 기회였지요.  화영은 진우를 낳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 요식업체 라사 측의 부매니저가 되어 "그레이스 리"라는 이름으로 귀국해 합작투자 사업책임자로 병국을 유혹해 외박을 밥먹듯 해 오고 있습니다.

 

화영은 교묘한 방법으로 정진우에게 접근해 친해졌고 정병국과 백연희에게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 정병국-백연희 부부에게 이혼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백연희를 괴롭히는 이화영과 착한 조강지처인 백연희 몰래 이화영과 바람을 피우는 정병국이 가장 나쁜 인물로 보였습니다. 한편 이화영은 백철에게 접근해 미국의 유명 의류회사와 합작투자건을 소개했는데 존 모스를 사칭한 유령회사와 투자계약서에 서명토록 해 백철의 회사(HS사)는 존 모스사로부터 미국법원에 사기혐의로 피소되었고 이로 인해 증권가의 찌라시로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백철은 화영을 만나 뺨을 때리지만 이해서 사태가 해결될 일이 아니지요.  

 

 

 

이화영은 정병국이 백연희와 빨리 이혼을 하지 않자 백연희가 과거에 동거한 남자와의 사이에 아이 까지 낳았다는 사실을 병국에게 폭로하고 말았습니다. 놀란 정병국은 흥신소 직원에게 연희의 사진을 주며 연희의 과거를 조사하라고 시켰습니다. 때마침 병국의 회사에 왔던 이화영은 어떤 남자가 연희의 사진을 서류봉투에서 떨어뜨리자 이를 확인하고는 사내에게 모든 진실을 알려주고 말았습니다. 사내는 손 안대고 코푼 격이네요. 흥신소 직원의 보고를 받은 정병국은 노발대발하면서 백연희에게 더러운 여자라며 폭력까지 행사했습니다. 연희로서는 정말 억장이 무너집니다. 연희는 시어머니 곽희자(서권순 분)에게 병국과 결혼하기 전 자신의 과거를 모두 밝힌 편지를 보냈다고 하면서 지금에 와서 과거를 문제삼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정진숙이 조카인 병국에게 "남자인 너도 혼전에 여자관계가 지저분했으면서 이제 와서 아내의 순결을 따지는 것은 무슨 경우냐? 왜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된다고 하느냐?"고 훈계하는 말은 옳습니다.

 

그런데 병국으로서는 연희가 보낸 그런 편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연희를 열렬히 사랑했던 병국은 5번 프로포즈 한 후 오케이 승낙을 받은 것입니다. 병국은 연희가 보냈다는 편지를 연희 앞에 내 놓았습니다. 그 편지에는 "고맙다. 프로포즈를 받아들인다. 다만 지난 일은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라고 씌어져 있었습니다. 연희는 편지의 글씨를 보고 아버지 백철이 쓴 것임을 단박 알았습니다. 연희는 친정으로 가서 아버지에게 왜 그랬냐고 항변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백철은 연희가 자신의 과거를 밝힌 편지를 작성해 자신의 책상 위에 놓아둔 것을 발견하고는 연희의 편지를 찢어버리고 대신 병국의 프로포즈를 수락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작성했던 것입니다.

 

장인의 농간으로 연희와 결혼했음을 알게 된 정병국은 장인이 마련한 식사자리에서 백철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했고 백철은 이에 응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는 자업자득입니다. 병국은 함부로 몸을 굴린 여자를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정병국은 아내 연희와 결혼한 것은 착하고 순결한 연희를 사랑했기 때문이지 다른 남자와 동거해 아이까지 낳은 더러운 여자라는 사실은 몰랐다면서 악을 씁니다. 백철은 딸의 행복을 위해 딸이 사랑했던 이동현과 떼어놓고 사랑하지도 않은 정병국과 혼인을 시켜 지금 딸 백연희는 처절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게 딸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는 백철의 주장은 한 마디로 궤변입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그릇된 부성애(父性愛)가 딸의 인생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백연희입니다. 따라서 백철은 이화영과 정병국 보다도 더 나쁜 최악의 캐릭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백연희도 더 이상 정병국에게 집착하지 않으려고 이혼을 승낙하는 대신 아들 정진우에 대한 양육권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곽희자-정병국 모자는 대를 이을 독자인 진우를 절대로 연희에게 빼앗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이화영이 백연희를 이토록 괴롭히는 것은 화영이 진우의 생모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진우에 대한 양육권 다툼이 제기될 경우 이화영은 친자확인카드를 들이대어 또 한번 백연희를 멘붕시키겠지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대리모 제도에 대한 합법화가 안 된 상태이므로 이 문제가 소송쟁점이 될 경우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백연희에게 과연 어떤 반전의 카드가 있을지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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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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