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현 역의 지현우 최춘희 역의 정은지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16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실제 가수출신인 배우 정은지(최춘희 역)와 지현우(장준현 역) 및 신성록(조근우 역)이 출연하여 열연을 펼쳤는데요. 특히 걸 그룹 에어핑크 출신의 가수 정은지의 트로트실력을 재평가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수였던 장준현의 어머니 이화순(지수원 분)이 동료가수 오성주(최춘희 어머니/이연경 분))를 시기해 저지른 뺑소니교통사고가 밝혀짐에 따라 장준현과 최춘희는 부득이 1년 동안 헤어져야 했지만 미국에서 크게 성공하고 귀국한 장준현이 춘희에게 귀국인사를 하고 합동공연을 함으로써 장준현-최춘희 커플은 공식적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최춘희는 "보이스 오브 트로트" 경연에서 "인생"이라는 노래를 불러 우승해 트로트의 여왕이 되었지요. 또 춘희의 아버지 최명식(강남길 분)은 수술이 성공하여 건강을 회복하였고 설태송(손호준 분)-나필녀(신보라 분) 커플도 CD를 낼 정도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춘희의 마라톤 코치였던 방지숙(김여진 분)도 이철만(장원영 분)과 커플이 되었습니다.
한편, 박수인(이세영 분)의 모친인 양주희(김혜리 분)가 막판에 방송국 기자들에게 장준현의 사고범이 최준희라고 악의적으로 왜곡하자 준현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다치게 한 범인은 최춘희가 아니라 박수인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준현은 수인과 함께 대화한 녹음테이프를 공개하고 말았으니 수인으로서는 더 이상 오리발을 내밀 수 없는 형편입니다. 사실 준현이 이렇게 하지 않고 수인에게 자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수인은 겉으로는 춘희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면서 시간을 벌고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양주희가 춘희에게 범행을 뒤집어씌운 것입니다. 준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는 박수인이 아니라 최춘희라고 고백하면서 춘희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준현의 기자회견을 본 준현의 어머니 이화순은 양주희에게 딸을 그렇게 키우느냐고 소리지르며 최춘희를 이간질한 수인을 탓합니다.
그 후 박수인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경찰에 자수하여 죄 값을 치렀고, 양주희는 표 위원의 명예훼손 고발로 쇠고랑을 차게 되었습니다. 다만 최춘희를 좋아했던 조근우 사장은 춘희가 준현을 사랑하는 바람에 결국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었지만 조근우와 박수인을 커플로 연결시키지 않은 것은 잘한 일입니다. 아무리 반성했다고는 하지만 최춘희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른 박수인을 멋진 남자 조근우와 엮을 수는 없으니까요. 춘희와 준현의선처로 조기에 출소한 박수인은 춘희에게 지난날을 사과하면서 앞으로는 정정당당하게 겨루겠다고 다짐하네요.
이처럼 <트로트의 연인>은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되었지만 한가지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는 준현의 어머니 이화숙이 춘희의 어머니 오성주의 가수생명을 잃게 만든 공범이라는 사실입니다. 최명식은 이화순을 아내의 인생을 망친 범인으로 알고는 준현과 춘희 양가의 상견례 장소에서 극적으로 만나 왜 사람을 구하지 않고 뺑소니 쳤느냐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화순은 "자동차는 내 것이지만 도난 당했다. 난 뺑소니 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글쓴이는 화순의 자동차를 양주희가 훔쳐 뺑소니사고를 낸 것으로 보아 최명식이 사건의 진실을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조희문(윤주상 분) 대표도 최명식에게 그 때 그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건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조희문은 표 의원 스캔들도 양주희 짓이라고 알려줍니다. 양주희가 한사코 최명식으로 하여금 이화순을 만나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구린내가 나는 대목입니다. 명식은 양주희를 만나 "성주 사고났을 때 너도 그 차에 타고 있었지? 다친 성주를 길바닥에 버리고 간 건 너였어?"라고 다그쳤습니다. 그러자 양주희는 "그래! 그 때는 성주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이화순의 차에 화순과 주희가 함께 타고 있었고, 성주가 사고를 당하자 주희의 고집으로 부상자 구조를 외면하고 뺑소니를 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후일 화순은 명식의 병원을 찾아 무릎을 꿇고는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죄했지요.
글쓴이가 2% 부족하다고 표현한 것은 이화순을 오성주 사고의 공범으로 만든 일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 보다는 이화순의 자동차를 훔친 양주희가 저지른 단독범행으로 마무리했더라면 최춘희-장준현은 부모의 일로 1년 간 방황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비록 명식은 춘희에게 "네 부모의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앞으로 네 행복이 중요하다"면서 딸을 격려했지만 글쓴이 희망처럼 이화순이 오성주의 사고와는 무관했더라면 춘희와 준현의 갈등도 없었을 것이며, 명식도 준현을 더욱 믿음직한 사위로 받아들였을 테니까요. 끝으로 트로트라는 진부한 주제를 가지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제작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음은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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