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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미읍성 정문인 진남문
 

 

 


서산 아라메길은 충청남도 서산시에 조성되어 있는 도보여행 길입니다. 아라메는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지역의 특색을 잘 표현한 말입니다.

 

아라메길은 모두 6구간(거리94km)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제1구간은 서산 유기방 가옥(서산시 운산면)에서 출발해 해미읍성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코스(거리 18km, 6시간 소요)로 서산9경 중 제1경인 해미읍성, 제2경인 용현리 마애여래 삼존상, 제4경인 개심사를 포함하는 명품코스입니다. 따라서 아라메길 중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그렇지만 무려 18km에 달하는 길이 평지로만 연결되지 않고 상당히 높은 재(고갯마루)를 두 세 번 정도 넘어야 하므로 체력소모가 심한 코스이기도 합니다.     

 

① <제1구간> 유기방 가옥-해미읍성(18.0km, 6시간)
② <제2구간> 해미순교성지-대치2리 입구 (11.6km, 3시간)
③ <제3구간> 황금산 입구-삼길포 관광안내소 (18.2km, 6시간)
④ <제4구간> 팔봉산 양길리 주차장-팔봉산 양길리 주차장 (20km, 7시간)
⑤ <제5구간> 대산목삼거리(베니키아 호텔)-대산목삼거리 (7km, 2시간)
⑥ <제6구간> 간월도 선착장-버드랜드 교차로 (17.4km, 4시간)
  
참고로 서산9경은 해미읍성(1경), 용현리 마애여래 삼존상(2경), 간월암(3경), 개심사(4경), 팔봉산(5경), 가야산(6경), 황금산(7경), 한우목장(8경), 삼길포항(9경)을 말합니다.

 

 

 

 

 

제1구간의 시작은 유기방 가옥(서산시 운산면 여리미 203-1번지)입니다. 충남도 민속자료(제23호)로 지정된 이 가옥은 전형적인 전통양반가옥의 배치를 따르고 있으며 보존상태가 양호해 조선후기 주택사 연구관련 학술적인 가치가 높은 건물입니다. 이곳은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촬영장소였네요. 그런데 가옥보다 더욱 놀란 것은 가옥 주변을 아름답게 수놓은 황홀한 수선화 군락지입니다. 수선화는 개별적으로 봐도 예쁜 꽃이지만 무리를 지어 피어 있으니 마치 천상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유기방 가옥

 

 수선화

 

 

☞ 수선화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서산 아라메길 1구간 기점에 핀 황홀한 수선화 군락』  
http://leeesann.tistory.com/4833

 

☞ 유기방 가옥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조선 후기 양반가인 유기방 가옥』
http://leeesann.tistory.com/4834

 

 

 

 

 

가옥 입구의 우측 능선에 보이는 큰 나무는 수령 330여 년이 지난 비자나무입니다. 비자나무는 전라도 백양산과 내장산 및 제주도에 서식한다고 하는데 중부지방인 충청도에선 잘 자라지 않는 나무라고 하는군요.

 비자나무

 

 

 

 

비자나무를 뒤로하고 길의 좌측에 있는 선정묘로 갑니다. 선정묘(宣靖廟,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소재)는 조선의 제2대왕인 정종의 4남 선성군(宣城君)을 기리는 사당입니다. 선성군은 부왕(아버지 정종)의 뜻에 따라 정쟁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일시적으로 불가에 출가하는 등 권력을 멀리한 채 유유자적한 생활을 했고 3명의 부인에게서 9남3녀를 두었으며, 당시로서는 고령인 68세에 사망했습니다. 후일 자손들은 크게 번창했다고 하는군요. 현재 매년 봄에는 전국에 있는 후손들이 모여 제사를 지냅니다.

 선정묘

 

☞ 선정묘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조선 정종의 아들을 기리는 선정묘』
http://leeesann.tistory.com/4835

 

 

 

 


선정묘 입구 바로 옆에는 왕릉의 석물(문인석)처럼 보이는 돌조각이 있는데 이는 <서산 여리미 석불입상>입니다. 높이는 3.1m로 화강암에 조각한 이 석불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석불입상 우측으로 들어가면 유상묵 가옥입니다. 충남도 민속자료(제22호)로 지정된 이 가옥은 1925년 일제치하에서 유상묵이 서울 운현궁을 본떠 지은 건축물이라고 전해집니다. 필자가 보기에 건물뿐만 아니라 가옥 바깥쪽에 둥그스름한 토담을 쌓고 그 위에 기와를 얹은 담장의 곡선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유상묵 가옥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담장의 곡선이 아름다운 유상묵 가옥』
http://leeesann.tistory.com/4836

 

 

 

 

 

1코스의 둘레길은 도로를 따라서 전라산-운산교-쉰질바위-고풍터널-용현계곡입구로 이어지는데 우리를 안내한 산악회 측에서 유상묵 가옥에서 용현계곡 입구까지 약 5km를 버스로 이동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걸으면 될 텐데 왜 버스를 타는지 모르겠다고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목적지인 해미읍성까지 종주한 후 중간에 5km를 건너 뛴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용현계곡입구에서 하차해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이곳은 내포문화 숲길이 통과하는 구간이로군요. 좁은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섭니다. 제일 처음 만나는 볼거리는 강댕이 미륵불입니다. 미륵불의 이름도 생소하고 모습도 특이합니다. 현지의 안내문을 보니 이 불상은 서해로 통행하는 중국 사신 등이 오가는 기록에 세웠다는 설, 보원사를 수호하는 비보장승이었다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가는 길목에는 쥐의 형상을 쥐바위와 상왕의 도장을 감추었다는 인바위가 있는데 쥐바위 근처에서 아무리 쥐의 향상을 찾으려 해도 필자가 아둔해서인지 아니면 이전 사람들이 허풍을 쳐서 만든 이름인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인바위를 지나면 오래 전부터 답사하고 싶었던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입니다. 그런데 국보는 호락호락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도로에서 거리는 200m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보(제84호)로 지정된 석불은 10m가 넘는 거대한 암벽의 동면을 깎아 만들었는데, 석불의 높이를 보면 중앙의 본존상 280㎝, 왼쪽 보살입상 170㎝, 오른쪽 반가사유상 166㎝입니다. 7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백제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마애삼존불로 조각 솜씨가 뛰어나면서 구도 측면에서 독특한 불상입니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이 불상은 빛의 각도에 따라 미소가 변한다고 하니 정말 경이롭습니다.

 마애여래삼존불 가는 길

 

 

 

☞ 마애여래 삼존상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http://leeesann.tistory.com/4837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면 방선암입니다. 방선암은 조선시대 해미현에 거주하던 선비들이 천혜의 비경인 이곳 마당바위에 모여 시회(詩會)를 장소입니다. 솔직히 전국의 이름 있는 계곡에 비하면 이곳의 풍광은 평범해 보이는데 천혜의 비경이라니 과장이 심한 듯 합니다.

 

 

 

 

 

 

용현계곡을 따라 걷노라니 주변에는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줄지어 있는데 계곡을 점령해 평상을 설치하고는 이를 대여해 준다는 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용현계곡의 평상

 

 

 

 


보원사지(普願寺址, 사적 제316호,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는 통일신라시대의 절터입니다. 이곳에는 5점의 보물이 있습니다.  이들은 보원사지 석조(石槽)[보물 제102호], 보원사지 당간지주(幢竿支柱)[보물 제103호], 보원사지 오층석탑(五層石塔)[보물 제104호], 보원사지 법인국사탑(法印國師塔)[보물 제105호] 및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法印國師塔碑)[보물 제106호]입니다. 석조는 사찰에서 물을 담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것이며, 당간지주는 절에서 기도나 법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는 지주를 말합니다. 법인국사탑은 법인국사 탄문 스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입니다. 앞으로 보원사지 복원불사가 완성되면 서산지역 불교의 역사와 변천도 재조명되겠지요.

 

 

 

☞ 보원사지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5점의 보물을 간직한 서산 보원사지』
http://leeesann.tistory.com/4838

 

 

 

 


이제부터 아라메길은 그야말로 산으로 이어집니다. 통나무 계단을 올라 능선을 따릅니다. 길섶의 진달래가 반겨주네요. 군데군데 서산시 주관 시(詩)공모전 입선작이 전시되어 있어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이를 음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쉼터인 정자에서 조금 내려가면 천년고찰 개심사입니다. 상왕산 기슭에 자리잡은 개심사는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산9경 중 제4경입니다.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開心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修德寺)의 말사입니다.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654) 혜감국사가 창건할 당시에는 개원사라 했는데, 고려 충정왕 2년(1350) 처능대사가 중건하면서 개심사라 했으며 1475년 중창, 1740년 중수하였으며, 최근 1955년 전면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개심사는 영험있는 지장기도 도량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불교사의 큰 봉우리들이 주석하면서 수행했던 참선도량으로도 그 이름이 높습니다. 근대 한국불교 선종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鏡虛)스님(1849-1912)이 한동안 머물며 두문불출 정진하던 곳이 바로 개심사라고 하는군요. 그래서인지 개심사를 찾는 방문객이 연중 끊이지 않습니다.

 


☞ 개심사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1,300년 역사 간직한 충남 4대사찰, 상왕산 개심사』
http://leeesann.tistory.com/4839

 

 

 

 

 

 

개심사 전각을 내려와 일주문을 지나면 음식점과 노점상 그리고 행인들이 어우러져 도떼기시장 같은 모습입니다. 도로 양옆으로 주차가 되어 있어 사람이 통행하기가 불편할 정도네요. 삼거리 갈림길에서 아라메길은 좌측으로 구부러집니다. 여기서 해미읍성까지의 거리가 5.2km입니다. 그런데 평지길이라고 생각했다간 큰코다칩니다. 시작하는 길은 사진에서 보듯 매우 완만합니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니까요. 그러다가 산의 중턱인 임도에 도착해서는 다시 평지로 변합니다. 룰루랄라 쾌재를 부를만 하지요. 그런데 해미읍성을 2.8km 남겨둔 지점에서 다시 산으로 오릅니다.

 

 

 

 

 

 

 

 


그 전에 산불이 난 듯 상당히 넓은 지역이 민둥산으로 변해있고 가까이에는 불에 그을린 나무만 보일 뿐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5년 전 서산에서 큰 산불이 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네요. 묘소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을 태우다가 발생한 산불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부주의로 엄청난 산림피해를 가져왔군요. 산의 능선에 나무가 없으니 조망은 시원하게 트여 멀리 가야산(678m)의 방송중계탑이 아련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아라메길 종합 안내도를 지나면 그야말로 부드러운 능선입니다. 그런데 능선 길은 평탄하지만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가야산 방면 조망

 

 

 


정자에 도착하자 길은 우측의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휴게소(상행) 1km 후방에서 굴다리를 통과하는데 "해와 달 이야기"가 벽화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해미읍성까지는 1.5km가 남아있어 거의 목적지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앞서 오는 남녀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군요. 개는 목줄도 없이 자유로운 팔자네요. 이 개가 필자에게 다가옵니다. 혹시 사나운 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필자는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봅니다. 그랬더니 남자가 말합니다. "우리 강아지는 아직 어려서 덤비지 않습니다. 순하니 걱정 마세요!"라고 안심을 시키네요. 필자는 개의 덩치가 상당히 커서 강아지가 아닌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오르막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고개에 도착해 우측의 산으로 다시 진입합니다. 물론 야트막한 구릉이지만 오늘 산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코스입니다. 지나는 길목에 충청남도에서 설치한 지적삼각점이 보이네요. 지금까지 등산을 다니며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지리정보원(옛 국립지리원)이 설치한 삼각점만 보았는데 시·도지사도 이를 설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해미읍성 북문(잠양루)으로 들어갑니다.  

 

 

 해미읍성

 

 

 


해미읍성(海美邑城, 사적 제116호)은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곽입니다. 조선시대 건축된 성곽 중에서는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성(城)으로 대표적인 표본으로 삼기 위하여 성안의 민가와 학교 등을 철거하고 성벽의 보수 등 연차적인 보수공사를 실시하였습니다. 해미읍성의 높이는 5m, 둘레는 약 1.8㎞로, 동·남·서 세 방향에 문루가 있으며 원래는 두 개의 옹성과 동헌, 객사 등이 있는 매우 큰 규모였으나 현재는 동헌과 객사만 복원해 놓았습니다. 한국교회사(敎會史)의 관점에서 보면 해미읍성은 약 1천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천주교 박해로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성지(殉敎聖地)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 해미읍성 관련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군사적 요충지로 천주교박해의 성지인 해미읍성』
http://leeesann.tistory.com/4172

 

 

 

 


읍성 정문인 진남문을 나와 대형주차장으로 가서 아라메길 답사를 마무리합니다. 아라메길 공식 거리는 18km이지만 버스로 이동한 5km 구간을 제외하면 약 13km를 걸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거리는 직선거리입니다. 유기방 가옥을 둘러보고 보원사지를 답사하느라 약 1km는 더 걸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체거리는 14km내외인데 상당히 피곤한 것은 중간에 3차례나 고갯마루를 넘은 탓입니다. 이름은 아라메길이지만 아라(바다)는 만나지 못하고 뫼(산)만 걸은 하루였습니다. 어쨌든 육신은 다소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서산9경 중 3곳과 보원사지 유적지를 답사했으며 수선화의 황홀경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유유자적에게 걷는다면 이 길은 분명 명품코스일 것입니다. 

 

 

 


《답사 개요》

 

▲ 답사일 : 2017년 4월 9일 (일)
▲ 구간명 : 서산 아라메길 1구간
▲ 코  스 : 유기방 가옥-선정묘-여미리 석불입상-유상묵 가옥-(버스로 이동)-용현계곡입구-강댕이미륵불

              -쥐바위-마애삼존불-보원사지-개심사-주차장-임도-전망대-굴다리-해미읍성
▲ 거  리 : 약 14km(버스로 이동구간 약 5km 제외)
▲ 소요시간 : 4시간 50분(버스 이동시간 제외)
▲ 안  내 : 서울청마산악회 

(위 코스의 일락사는 개심사의 오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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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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