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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 놓고 내렸다가 나중에 되찾은 소형 배낭과 소지품

 

 

 


필자는 지난 3일간 매우 우울했습니다. 왜냐하면 지하철에서 서둘다가 그만 작은 배낭을 선반에 둔 채 하차했기 때문입니다. 배낭 안에는 봄철 조끼와 바람막이, 등산모자, 그리고 제천의 여행홍보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날(금요일)은 고교동창생들이 모여 제천의 의림지와 청풍 문화재단지 등을 답사한 후 기본 좋게 상경해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탔습니다. 당산역에서 내리기 직전 휴대폰으로 환승할 버스를 검색해 보니 약 4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는 약 25분을 기다려야 하므로 급하게 서둘다가 그만 배낭을 챙기는 것을 깜빡 잊고 내린 것입니다.

 

 

 

 

버스정류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안도한 순간 등뒤가 허전함을 느껴 살펴보니 배낭이 없습니다. 즉시 당산역 역무실로 달려가 신고를 했더니 역무원은 지하철 탑승위치(이 위치가 매우 중요함)와 놓고 내린 배낭의 색상 등을 물었습니다. 그는 필자가 탑승한 것으로 예상되는 객차가 통과하는 지하철역에 전화를 걸어 물건을 찾아달라고 연락했습니다. 연락을  받은 역의 역무원은 지정된 객차로 가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한다는군요. 열차가 승하차를 위해 역에 정차하는 사이에 확인하므로 탑승위치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잠시 후 물건이 없다는 연락을 받자 이 역무원은 친절하게도 다른 두 대의 열차에 대하서도 알아보았지만 내가 놓고 내린 물건은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일단 서울메트로 홈페이지(http://www.seoulmetro.co.kr/) "유실물 찾기"로 들어가면 각 역별로 습득한 유실물을 고지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귀가 후 이곳을 체크해 자신의 물건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대답합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귀가했지만 마음은 영 편치 않습니다. 너무 서둘다가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내가 이렇게 하려고 등산과 여행을 좋아했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사실 작은 배낭에 든 물건이 그리 중요한 게 아니어서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간 애지중지 했던 물건을 실수로 분실했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괴롭혔습니다. 참고로 물건의 구입가는 약 18만원(솔트렉 배낭 45,000원, 코오롱 등산조끼 60,000원, 영원무역 바람막이 65,000원, 에델바이스 모자 10,000원 등) 정도입니다.

 

 

 

 

 

이날 저녁부터 아침저녁으로 유실물을 확인했지만 필자의 물품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가지고 간 것으로 생각을 하고는 그만 분실물에 대해서는 잊기고 합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 유실물을 한번 더 확인해보니 "검은색 가방/soletrek 백팩, 등산복, 등산모 등"이라는 물품이 습득물에 올라와 있는데 홍대입구역에서 보관중입니다. 비록 사진은 게재되지 않았지만 바로 필자의 소중한 물품입니다. 아침 9시가 되기를 기다려 전화를 하고는 홍대입구역 역무실로 찾아갔습니다.

                                       (서울 메트로 훔페이지 유실물목록에 올라온 필자의 소지품)

 

 

 

역무원이 건네준 배낭을 보자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여기서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밤늦은 시각에 다른 역무원이 가지고 온 것 같다는 대답입니다. 그리고 보면 이 물품은 지하철 선반 위에 그대로 있다가 홍대입구역(막차)에서 역무원의 눈에 띄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마도 필자가 승차위치를 잘 못 알려준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내 물건을 집어갔을 것이라고 예단한 필자의 생각은 잘못 되었습니다. 자신의 물건이 아니면 가지고 가지 않는 서울시민의 양심은 살아있었으니까요.  

 

서울지하철(1-9호선)의 유실물은 연평균 10만 건이 넘으며 그 중 가방과 전자제품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280여건의 유실물이 발생한다는군요. 물건을 지하철에 놓고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방 등 작은 물품은 선반에 올리지 말고 반드시 직접 가지고 있어야 하며, 사고발생(?) 시 즉시 찾을 수 있도록 탑승위치(전동차 객차번호 또는 탑승위치 번호/예컨대 6-2등)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지하철을 탈 때 항상 동일한 위치에서 타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물건을 찾은 후 비로소 아내에서 이실직고했습니다. 괜히 미리 말했다가는 아내의 잔소리만 듣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웃으면서도 왜 아침 일찍 아무 말도 없이 나갔는지 이상했다고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절대로 지하철 하차 시 서둘지 않을 것이며 가벼운 물건은 항상 직접 소지할 것을 다짐합니다. 유실물센터의 운영시스템도 매우 잘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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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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