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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대산 능선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백두대간 황악산

 

동구지산에서 북쪽으로 본 김천시가지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과 대항면에 걸쳐 있는 덕대산(811m)은 민족의 대동맥인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황악산(1,111m)의 동남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산은 황악산의 유명세에 밀려 김천 사람들도 잘 찾지 않는 오지의 산입니다. 다만 덕대산의 동쪽에 위치한 김천시의 진산인 고성산(482m)과 연계하여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간간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덕대산의 북쪽에는 소물산(418m), 동쪽에는 동구지산(656m) 및 진밭산(710m), 남서쪽에는 비단산(353m)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소물산에서 출발해 비단산까지 종주하려고 합니다.

 

소물산 산행 들머리는 김천시 대항면 향천리 소재 방하치마을의 방아치교입니다. 대항면 사무소에서 좁은 도로를 따라 동남쪽 마을로 들어온 곳입니다. 대형버스가 겨우 차 머리를 돌려 나갈 수 있는 곳이라 맞은 편에서 다른 차량이 오기라도 한다면 낭패입니다. 아무런 이정표도 없지만 방하치교에 적혀 있는 다리 이름이 현재의 위치를 말해 줄 따름입니다. 좌측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 있어 이 쪽으로 진입합니다. 곧 이어 우측으로 몸을 돌려 세웠는데 이외로 개활지여서 뒤돌아보니 먼 곳까지 조망이 잘 됩니다.

방하치교 옆 들머리

 

 뒤돌아본 풍경 

 

 

 

  
약간 희미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주능선에 다다르고 이 때부터는 길이 분명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만에 첫 번 째 산인 소물산(418m)에 도착합니다. 방하치의 해발고도가 약 200m라고 하므로 소물산까지는 비스듬한 경사로 200m 정도 고도를 높이는 작업이어서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숲으로 인해 전혀 조망을 할 수 없는 정상에는 전문산악회에서 걸어둔 안내문만이 외롭게 걸려 있습니다. 바닥의 삼각점이 이곳이 중요한 포인트임을 무언으로 말해주네요.

 

 

 

 

 

 

 

이제 덕대산으로 가는 길은 능선을 따라 계속 남하해야 합니다. 소물산을 조금 내려와 다시 오르는데 완만한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던 산길을 어느 순간 급경사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바로 코앞에 큰 봉우리가 버티고 있어 이곳만 으르면 덕대산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입니다. 앞의 암봉을 힘주어 오르면 또 다시 정상으로 짐작되는 암봉이 저 멀리 물러나 있습니다. 이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니 한 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워낙 경사가 급해 코가 땅에 닿을 듯 하여 허리를 조금만 펴도 뒤로 발랑 나자빠질 것 같습니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급경사 봉우리를 올라 능선으로 붙으니 오늘 덕대산 산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측에 조망이 터집니다. 서쪽으로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황악산이 거대한 성벽처럼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가운데 가야할 동구지산과 진밭산 능선이 가까이에 뻗어 있습니다.

 소물산 내리막길

 

 

 소나무 군락지

 

 

 서쪽의 황악산 능선

 

 가야할 동구지산 및 진밭산 능선

 

 

 

 

 

큰 봉우리를 넘어가니 삼거리 갈림길인데 아무런 이정표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까지 오면서 이정표 하나 보지 못했습니다. 오지의 산임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이곳에서 덕대산은 진행방향으로 가야하고 우측은 동구지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덕대산 정상까지는 정말 부드러운 길입니다. 정상의 능선까지 오는 데 진을 빼더니 삼거리 안부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치 양탄자 같습니다. 덕대산 정상(811m)에는 큼직한 정상표석이 반겨주는데, 그 옆에 덕대산 해설판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반듯한 이정표를 만난 것도 이곳입니다. 신제품 같은 피크닉 의자까지 놓여진 것을 보면 이를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합니다. 다만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음이 유감이로군요.

 

 

 

 

 

 

 


정상에서 동쪽으로 계속가면 김천의 진산이라는 고성산으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바람재 이정표를 따라 서쪽으로 갑니다. 능선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와 아래로 내려섭니다. 그리 경사가 급하지 않는 하산길은 걷기가 편한데 때로는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하산을 돕습니다. 그러다가 평탄한 능선 길을 가는 길목에 갈비봉(575m)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갈비봉은 "다음(daum)지도"에도 이름이 등장하지만 능선 상의 한 지점이어서 봉우리라고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해 보입니다. 

 

 

 

 

 

 

 

갈비봉을 뒤로하고 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어 밑으로 뚝 떨어지면 자동차가 통행하는 방하재입니다. 산행을 끝내고 싶을 경우 여기서 좌측의 도로를 따라가면 하산지점인 대성리 공자마을로 이어지지만 필자는 언제 또 이곳을 올까 싶어 동구지산으로 향합니다. 동구지산으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는 아니지만 오르막 일변도여서 만만치 않습니다. 방하재에서 출발한지 18분만에 동구지산(656m)에 도착합니다. 산불감시탑의 철제기둥에 매어둔 안내문이 이곳이 동구지산임을 알려 줄 뿐입니다.

                                                                         방하재 가는 길

 

 방하재 이정표

 

 동구지산 오름 길

 

 동구지산 산불감시탑

 

 

 

 

 

 

동구지산에 오른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2층 높이로 세운 산불감시탑에 오르면 북쪽으로 김천시가지, 서쪽으로는 황악산, 동쪽으로는 지나온 덕대산이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동구지산을 김천시가지 조망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북쪽의 김천시가지

 

 동쪽의 덕대산 능선

 

 서쪽의 황악산

 

 

 

 

 

 

이제 남서쪽 방향의 진밭산으로 갑니다. 등산로 우측으로 울타리가 쳐져 있고 약용식물 재배지라서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문제는 길이 점점 희미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등산로의 오르내림은 거의 없지만 어디쯤 진밭산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GPS지도를 가진 산악회의 대장이 합세해 겨우 진밭산(719m)의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진밭산에도 김천시 경계종주팀이 붙여둔 안내문뿐입니다. 물론 조망도 꽝입니다. 이 구간이 백두덕대단맥이라는 군요. 일반적으로 산줄기는 백두대간-정맥-지맥으로 나뉘는데 단맥은 처음 봅니다. 진밭산에서 북쪽으로 바래봉이 있다고 하지만 하산 후에 들어보니 베테랑 산꾼 누구도 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진밭산에서 남쪽의 비단산으로 갑니다. 이제는 길이 더욱 희미합니다. 분명한 길이 보이지 않으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회수가 잦아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서 간 산악회 관계자가 작은 종이를 찢어 군데군데 던져 놓았다는 점입니다. 산길을 걸을 때는 이런 휴지조각(?)도 훌륭한 산행의 길잡이가 됩니다. GPS 대장까지 있으니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지요. 주변이 어수선한 시설물이 있는 곳에 좌측으로 빠지는 길이 있지만 직진해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초록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길을 지나 자그마한 봉우리를 오르니 이젠 친숙해진 비단산(353m) 안내문이 반겨줍니다. 이곳에도 삼각점이 있지만 조망은 불가합니다.

 

 

 

 

 

 

 

비단산에서 안부로 되돌아와 우측 아래로 빠지니 대성리 공자마을이 보입니다. 여기는 감이 많이 나는 지 감나무마다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정자가 있는 곳에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공자동이라는 마을이름은 조선 중기 이곳의 한 선비가 중국에 다녀오면서 공자의 화상을 구해와 자택에 모시고 살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오늘 산행에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소물산에서 덕대산 오름 길에서는 진이 다 빠져 버렸고, 동구지산에서 진밭산을 거쳐 비단산으로 이어진 길은 상당히 흐릿해 길을 잃을 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조망도 전혀 할 수 없어 걷는 길은 지루하고 답답했습니다. 따라서 동구지산에서 진밭산과 비단산까지의 종주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답사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소위 봉따먹기(산과 봉을 무조건 실적으로 계산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고생할 필요가 없거든요. 꼭 답사해야 한다면 GPS를 가진 경험 있는 등산가이드의 동행은 필수적입니다.

 

소물산에서 출발해 덕대산을 거쳐 동구지산에 올라 환상적인 조망을 감상한 후 방하재로 되돌아와 대성리 공자마을로 바로 하산한다면 매우 유쾌한(?) 산행이 될 것입니다. 동구지산, 진밭산, 비단산 같은 산 이름도 매우 특이한데 이의 유래를 설명해 놓았더라면 외지인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을 테지요.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9월 30일 (토)
▲ 등산 코스 : 방하치교-소물산-덕대산 갈림길-덕대산(왕복)-갈비봉-방하재-동구지산-진밭산-비단산-대성리 공자마을
▲ 산행 거리 : 10.8km
▲ 소요 시간 : 4시간 50분
▲ 산행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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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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