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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소재 장군목은
섬진강의 상류인 용궐산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옛날 지역주민들이 왕래하던 큰 길목이었으며,
풍수적으로 주변 산봉우리가 마주 서 있는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이고
이곳에 장군의 명당이 있어서 "장군목"이었는데,
마을사람들은 장구의 목처럼 좁아진 길목이라고 해 장구목이라 불렀습니다.
장군목은 섬진강 물줄기 중 가장 웅장하고 원시적인 구간이어서
물결무늬를 이룬 거대한 너럭바위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곳에 자리잡은 요강바위는 가장 불가사의하고 기이(奇異)한 명소로
큰 화강암의 가운데에 원통형의 구멍이 뚫린 바위입니다.
요강바위 전체는 높이 2m, 폭 3m, 무게 15톤의 큰 바위인데,
이 바위의 중심부에 둘레 약 1.6m, 깊이 약 2m 가량의 구멍이 뚫려 있어
그 모습이 마치 커다란 요강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러면 이토록 신비한 구멍이 어찌 만들어 질까요?
장군목 일원에는 거센 물살이 오랜 세월 다듬어 놓은 기묘한 바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요강바위는 일명 돌개구멍 현상입니다.
돌개구멍은 “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구멍”이라는 의미로
유수에 의해 운반되던 모래와 자갈 등이 바위의 오목한 곳에 들어가
소용돌이와 함께 회전하면서 바위를 마모시켜 형성되는 지형입니다.
물살이 빠른 하천의 상류에서 주로 형성되는 돌개구멍은
반복적인 회전운동을 통해 작은 구멍이 점차 큰 구멍으로 발달하여
요강바위와 같은 특이한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 바위의 상단부에는 연꽃모양을 한 돌출부가 몇 개가 있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서 귀를 쫑긋 세운 토끼 같기도 하고,
또는 여성의 성기를 빼어 닮은 모습 같기도 합니다.
6.25 한국전쟁 때 빨치산 다섯 명이 토벌대를 피해
요강바위 속에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으며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딸만 낳은 아낙들이 요강바위에 걸터앉아
구멍을 향해 소변을 보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등 이곳 사람들이 매우 신성시하며
수호신처럼 받드는 돌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 답사 시 산악회 총무일행이 요강바위에서
사진을 찍으려했지만 어떤 남녀(부부?)가 막걸리를 요강바위 안으로 부으며
한참동안 기도를 하면서 비켜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하더군요.
한때 요강바위의 신묘한 모습에 수억 원의 값어치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1993년 중장비를 동원한 도석꾼이 바위를 훔쳐갔지만
주민들이 전국에 수배를 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되찾았답니다.
요강바위 바로 옆에는 현수교가 세워져 있는데요.
길이가 107m, 폭이 2.4m인 현수교는
최대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흔들다리입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장군목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202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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