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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부지방 내륙산간에 위치한 치악산(비로봉 1,288m)은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이곳에 총 11개 코스(139.1km)의 둘레길이 2021년 5월 개통되었습니다. 제주 올레길과 동해안 해파랑길처럼 바다를 낀 길들이 섬세하면서도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길이라면, 치악산둘레길은 외씨버선길과 함께 거칠고 투박하며 남성스러운 길입니다.
치악산 둘레길 10코스 “아흔아홉골길”은 금대삼거리에서 출발해 아흔아홉골계곡을 거쳐 당둔치주차장에 이르는 9.3km의 도보길로서, 이 코스에서는 500m 높이의 크고 작은 골짜기 길을 따라 다양한 수종 특히 낙엽송 군락지를 만나게 됩니다.
10코스의 들머리는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소재 금대삼거리입니다. 금대계곡을 알리는 대형 아취형 문이 걸려 있는 금대교를 건너 철로의 교각아래 봉천에 놓인 다리를 건넌 후 좌측으로 걸어갑니다. 조금 가다가 봉천의 곰네미교를 건너 5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다가 좌측 아흔아홉길로 진입합니다. 여기서 1차 목적지인 뒷들이골 정상까지의 거리는 1.8km로군요.
중앙고속도로(춘천-금호)의 백운4교 교각 밑을 통과해 민가를 지나 차량통행금지 장애물이 있는 임도로 들어서서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숲길을 알리는 10코스 대문을 통과합니다. 뒷들이골 정상까지는 700m 남았지만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므로 그리 쉬운 길은 아닙니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아까 지나온 중앙고속도로가 하얗게 보입니다.
뒷들이골 정상에는 10코스의 첫 번째 스탬프와 다리품을 쉴 수 있는 의자도 구비되어 있네요. 명칭은 정상이지만 실제로 능선을 넘어가는 지점이어서 조망은 전혀 할 수 없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숲뿐입니다. 여기서 다음 목적지인 일론골 정상까지의 거리는 1.3km에 불과하지만 급격한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상당히 힘듭니다.
이곳은 금년 치악산 둘레길을 오픈하면서 새로 조성한 길인듯 산길의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잠시 후 내려가는 목재계단은 정말 가파릅니다. 내려가면서 가야할 길을 바라보니 골짜기를 휘돌아가면서 길을 조성하느라 관계자들이 고생을 많이 한 걸 알 수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뒤돌아보니 매우 아찔하군요. 계단을 내려온 후 산 허리에 조성된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걷습니다.
평지의 데크길과 지그재그로 이어진 흙길을 오릅니다. 길 주면에는 울창한 침엽수립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습니다. 몇 차례의 지그재그길을 오르니 두 번째 목적지인 일론골 정상입니다. 이곳에도 역시 스탬프 함이 있네요. 숲 너머로 멀리 치악산 능선이 보입니다.
여기서 목적지인 당둔치 주차장까지는 5km이지만 내리막이기 때문이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내려서는 길도 역시 지그재그이며 길의 상태도 매우 좋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입니다. 10코스 대문을 만나 숲길을 벗어나면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네요. 길섶 바위아래는 벌통이 놓여있고 시원한 생수도 길손을 유혹합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가는데 깊섶에는 농부가 재배된 마를 수확하고 있는 중입니다. 산촌마을 답게 장작을 무디기로 쌓아두었군요. 공사중인 도로를 지나가니 신촌리임시마을회관이 있는 데 그러고 보면 이곳 마을이 신촌리인 것 같습니다. 계곡 맞은편에는 공사용 골재채취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대규모 공사현장인데. 바로 원주천댐 공사장입니다. 원주천댐은 한국 수자원공사에서 428억원의 예산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건설 중인 콘크리트 중력식댐입니다. 토요일임에도 인부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더군요.
신촌천의 신촌교를 건넙니다. 아까도 신촌교가 있었는데 여기에 또 있군요. 중앙고속도로 관설2교 교각 밑을 통과하면 포드 더파크스 모터스(포드 원주전시장)와 아우디 전시장이 있네요. 원주 같은 중소도시에도 이런 외제차 전시장이 있는 게 매우 놀랍습니다.
관설교를 건너 좌측으로 원주남문교회쪽으로 가면 10코스 목적지인 원주시 관설동 소재 원주천변의 당둔치주차장입니다. 오늘 9.5km 거리를 걷는데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흔아홉길이 있는 금대1리 대도사골은 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크고 작은 계곡 99개가 부채처럼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옛날에 곰을 쫓던 사냥꾼이 대도사골에 이르자 99마리의 곰이 99개의 계곡을 오르고 있어 사냥꾼이 질겁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전설의 골짜기로 현재 아흔아홉골이라 하며 계곡이 맑고 깨끗해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실제로 10코스를 답사하면서 만난 아흔아홉길은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신 힐링길이었습니다.
《치악산 둘레길 10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10월 23일 (토)
▲ 코스 : 금대삼거리(금대교)-곰네미교-아흔아홉길 입구-뒤들이골 정상-일론골 정상-원주댐공사장
-당둔치주차장
▲ 거리 : 9.5km
▲ 시간 : 2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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