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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부지방 내륙산간에 위치한 치악산(비로봉 1,288m)은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이곳에 총 11개 코스(139.1km)의 둘레길이 2021년 5월 개통되었습니다. 제주 올레길과 동해안 해파랑길처럼 바다를 낀 길들이 섬세하면서도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길이라면, 치악산둘레길은 외씨버선길과 함께 거칠고 투박하며 남성스러운 길입니다.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한가터길”은 당둔치주차장에서 출발해 원주혁신도시와 한가터를 거쳐 국형사에 이르는 7.6km의 도보길로서, 이 코스에서는 날로 발전하는 원주혁신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한가터 인근 잣나무 숲길은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특히 중앙선 기차역이었으나 현재 폐역이 된 반곡역도 볼거리입니다.
11코스의 들머리는 원주시 관설동 소재 당둔치주차장입니다. 인근에는 관설초등학교가 있지요. 원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갑니다. 원주천에는 한창 공사 중인데 하천의 바닥을 고르는 작업인듯 합니다. 관설노인경노당을 지나 관설교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원대교와 섭재마을복지회관이 있는 마을을 빠져나가면 길의 좌우로 농경지가 나타납니다.
벧엘교회 감림길과 삼복골 소류지(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경작지에 공급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조성한 극히 규모가 작은 저수시설) 및 수수밭을 지나갑니다. 담벼락의 장독대는 전시용 같네요. 탐스럽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과수원이 길손을 눈길을 끕니다. 황금들판 뒤로 최신식 건축물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5번 국도가 통과하는 반곡2교 교각 밑을 지나면 좌측에 버들초등학교가 보이는데, 교명이 매우 자연친화적입니다.
보배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갑니다. 주변에 보이는 최신식 고층건축물들을 보면서 원주가 이토록 발전했는지 깜짝 놀랐는데요. 이곳이 바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조성된 원주혁신도시입니다. 원주는 당시 경쟁도시인 춘천을 누르고 강원도의 혁신도시로 선정되었으며 2014-2017년 사이에 12개 공공기관(대한석탄공사, 한국관광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 도로교통공단,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한적십자사)이 입주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길목에 한국관광공사가 있는데 그 전 서울 중구 무교동 소재 관광공사가 이곳으로 이전한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관광공사가 이곳으로 이주하게 되었는지 그 연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관광공사는 예외적으로 서울에 그대로 두거나 꼭 옮기려면 신라천년의 고도인 경주 또는 국내외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 등으로 이전했더하면 효율성 측면에서 나앗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국가의 머리 좋은 분들이 결정한 정책일 테니 무식한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겠지요.
뒷골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자전용육교로 오릅니다. 육교에서는 혁신도시와 치악산 능선까지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뒷골공원 주변은 고급주택가로군요. 계단을 이용해 위로 오르니 반곡역입니다. 원주시 반곡동 소재 반곡역은 청량리역을 기점으로116.9㎞ 떨어져 있는 중앙선 기차역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벌목운송목적으로 처음 설치되어 1941년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고, 중앙선 원주-제천간 신선개통으로 2021년 초부터 운영이 종료된 폐역입니다. 6.25전쟁 때는 인민군이 장악하기도 했고,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입니다. 반곡역은 개통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건축사적·철도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원주 반곡역사”라는 명칭으로 등록문화재(2005)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반곡역 앞에는 11코스의 첫 번째 스탬프박스가 있는 데 원주굽이길 스탬프박스도 함께 있더군요.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혁신도시의 모습은 매우 번화합니다. 뒷골공원에는 빗살무늬토기의 모형을 세워둔 게 이채롭습니다.
이제부터는 최종목적지인 국형사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지나가는 길목의 주택에는 아담한 정원이 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전시해 두어 길손의 눈을 즐겁게 만듭니다. 한창 신축중인 주택가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 혁신체육공원의 축구장입니다.
폐선된 철교의 교각 밑을 지나 자동차도로로 올라서서 가노라니 좌측에 신선낚시터가 있네요. 조금 더 가니 한가터 삼거리인데 숲속으로 산책로가 보입니다. 원래 11코스는 당둔치 주차장을 출발한 이후 원주혁신도시가 아닌 반곡관설동의 숲길로 이쪽 한가터 삼거리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현재 길을 조성중이라서 임시로 혁신도시를 경유토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부터는 한가터 잣나무숲길로 진입합니다. 11코스의 숲길을 알리는 대문을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한 잣나무가 산비탈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잣나무 숲길을 요리조리 돌아가니 안오릿골정상입니다. 여기서 목적지인 국형사까지의 거리는 1.5km 남았네요,
잘 조성된 길을 따라 한참을 가면 국형사를 200m 남겨둔 능선에 11코스 두 번째 스탬프박스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국형사까지의 내리막길은 가파른 나무계단입니다. 숲길 출구를 빠져 나오면 국형사 주차장으로 11코스의 종점이자 1코스의 기점입니다. 국형사는 신라경순왕 때 무착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라는 데 시간상 직접 담사하지는 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오늘 8km를 걷는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번 코스는 반곡관설동의 숲길 미개통으로 임시로 마련된 원주혁신도시를 경유했는데 오히려 앞으로 개통될 정식코스보다는 임시코스가 더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치악산 둘레길 11개 코스 140km를 8회 만에 완주했는데, 거리가 비교적 짧은 코스는 2개코스를 한꺼번에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스 대부분이 치악산 자락의 숲길로 이어져 있어 거의 등산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일반 둘레길처럼 만만하게 보아서는 큰코다치는 길이지만 막상 완주를 하고 보니 매우 뿌듯합니다.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10월 23일 (토)
▲ 코스 : 당둔치주차장-섭재마을복지회관-원주혁신도시(버들초교-뒷골공원 반곡역)-신선낚시터
-한가터삼거리-한가터 잣나무숲길-안오릿골 정상-스탬프함-국형사
▲ 거리 : 8.1 km
▲ 시간 : 2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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