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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조간신문을 보니 학생들이 SBS 드라마 <타짜>에 물들어 중·고교에서는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파괴력이 큰 공중파방송의 드라마를 보고 이를 따라하려는 욕구가 지나쳐 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쓴이도 타짜를 보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가족과 저녁을 먹다가 큰 녀석이 느닷없이 내게 타짜를 보는지 물었다. 타짜가 무엇인지 내가 반문했더니 TV드라마인데 요즘 대학생들간에 매우 인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은 본 적이 없단다. 

그러고 보니 그 날이 바로 화요일이었다. 밤 10시 TV를 틀었더니 막 드라마를 시작하는 중이다. 그 때가 아마 9회였나 보다. 그 당시까지의 내용은 모르겠지만 그로부터 몇 회 더 시청하고 나니 대충 정리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 그 전 방송분은 다시 보지 않아 실제 줄거리가 어찌 진행되었는지 잘 모른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호기심은 아귀역의 김갑수였다. 나는 그가 <무인시대>에서 열연하는 것을 몇 차례 본 적이 있어 사극전문 배우로 알고 있었는데, 현대극에서도 사기꾼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카지노계의 왕자가 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악인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주요 출연자
 

고니역의 장혁은 인기가수 장나라와 열연했던 <명랑소녀 상경기>에서 이미 그 진가를 본 적이 있었다. 아버지의 원수인 아귀, 그리고 고니의 대부였던 "지리산 작두" 강대호(이기영)를 유인해 죽인 사람이 바로 아귀와 영민임을 알고는 복수심을 더욱 불태운다. 지리산 작두는 아귀의 손가락을 자른 인물로 아귀의 원수이다.   

고니가 아귀의 경쟁자였던 불곰을 죽인 살인누명을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가서 개미왕 짝귀(조상구)를 만나는 장면도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교도소 안에서 교도관 묵인하에 그리 큰 도박이 벌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영민역의 김민준은 아직까지 한번도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 악역을 잘 소화하는 차가운 인물이다. 아귀의 사주로 친구인 고니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을 매번 자청하지만 언젠가는 아귀의 카지노사업권을 빼앗을 궁리를 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영민의 비행을 모두 알고 있는 정마담의 유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18회(11월 17일 월)에서는 드디어 영민이가 아귀를 배신하고 카지노사장 자리를 차지한다.   

정마담역의 강성연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견 여배우이다. 그녀는 비록 아귀의 밑에서 일하지만 나름대로 꿍꿍이속을 가지고 살인을 저지른 영민과의 잠자리도 자청한다.

난숙역의 한예슬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기배우이다. <환상의 커플>에서 "꼬라지하고는"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그녀는 고니와 영민의 첫사랑이라고 한다. 오빠의 빚 대신 아귀에게 팔려가 타짜수업을 받은 당돌한 여성이다. 나중에 영민이 고니를 괴롭히는 원흉임을 알고는 고니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교도소에서 타짜의 고수로 만난 짝귀역의 조상구<야인시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주인공이다. 이 조상구가 외화전문번역가임을 알고는 다시 한번 놀랐다. 아귀와의 경쟁에서 패배해 한쪽 귀를 잘려 짝귀라는 기분 나쁜 별명을 얻었단다. 이 짝귀의 원수는 바로 아귀. 짝귀는 고니로 하여금 상호협력하여 아귀의 원수를 갚도록 출옥 후에도 탈옥한 고니를 훈련시킨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산신령처럼 불쑥 나타나 앞길을 인도하는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하다.          

고광열역의 손현주는 수덕하고 텁텁한 이웃집 아저씨 또는 형님 같은 인상을 가진 배우이다. 고(故) 최진실이 자살하기 전 마지막으로 CF를 함께 찍은 바로 그 사람이다. 고니의 형으로 고니를 돕는 일에 앞장선다.  
 
이번 드라마를 통하여 가장 출세한 이는 뭐니뭐니해도 계동춘역의 장원영이라고 한다. 대머리에 꽁지머리를 한 외모도 웃기지만, 여성 같은 간신 뺨치는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사실 기분 나쁘다. 그러면서 아귀의 하수인으로 동분서주한다. 소위 드라마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고니팀의 계략에 빠져 사설경마에서 10억 원을 잃고 이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서 동네북이 된다.     

내가 TV드라마를 본지 참 오래되었다. 아마도 대하역사드라마 <제국의 아침>(2002년 KBS1 방영 고려역사 드라마)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한예슬 출연 드라마는 아내로부터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타짜를 보고 단박에 그 재미에 빠져 버렸다. 비중 있는 인물들이 출연해 위와 같은 스토리가 숨가쁘게 진행되다보니 이제는 월·화요일의 밤이 기다려진다. 내가 이러니 중·고교생들은 오죽할 까! 그렇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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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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