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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3개 코스 1,804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5코스는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학동저수지 및 문내면 학동리 우수영 국민관광지를 거쳐 진도군의 녹진관광단지에 이르는 11.3km의 도보길로 해남군지역의 마지막 코스입니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이순신 장군의 명랑대첩을 기리는 우수영국민관광지와 울돌목을 가로지르는 진도대교입니다.
5코스의 출발지는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 원문버스정류장입니다. 버스정류장 앞 서해랑길 5코스 안내도에서 18번 국도의 굴다리를 지나가는데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에는 고추밭과 벼논이 펼쳐져 있습니다. 국도변 고가수로 옆을 지나 계속해서 농로를 걷습니다. 벼논 뒤쪽의 언덕에 태양광패널도 보이고 저 멀리 지난 4코스를 답사하면서 산기슭을 지나갔던 옥매산(174m)도 보입니다.
능소화가 피어 있는 마을길을 지나며 우수영관광지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쪽파밭을 지난 후 민가가 있는 마을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손바닥만한 저수지를 뒤로하고 귀리밭을 만난 다음 19번 국도의 굴다리를 통과해 약간의 경사지를 가는데 주변에는 사료용 옥수수가 잡풀처럼 자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황토가 있는 곳의 소나무 두 그루에게 인사를 하고는 작은 고개를 넘어갑니다.
고개를 넘으니 좌측에 대규모의 축사가 있는데 보통의 경우 소를 사육하는 우사(牛舍)이지만 이곳은 드물게도 염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료를 먹을 시간인지 한 무리의 염소들은 사료통 뒤에서 고참들이 배를 채울 때까지 기다리는 게 위계질서가 철저한 조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 등산버스를 타고 오면서 염소탕을 파는 집이 보여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육을 하니 가능하겠군요.
농경지사이로 조성된 농로를 요리조리 따라가면서 참깨밭과 장포마을회관을 지나갑니다. 작은 저수지 뒤로 송전철탑이 많이 보이네요. 오랜만에 담배밭이 있는데 비닐하우스에서는 잎담배를 건조시키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학동마을회관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발길을 재촉하는데 이곳 학동마을은 청색인 지붕이 상당히 많더군요.
삼정마을 표석을 지나 고개에 오르니 이쪽에서도 옥매산이 바라보입니다. 진행방향으로 진도의 케이블카 승강장이 살포시 보이네요. 우사를 뒤로하고 종점까지 1.6km 남은 곳에서 숲으로 진입합니다. 오늘 트레킹 중 처음으로 숲속을 걸으니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송전철탑 아래 서해랑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데크길인데 이 길은 명량대첩기념공원 산책로입니다. 좌측으로 조망이 터져 발걸음을 멈추니 울돌목 앞바다를 가운데 두고 좌측은 해남군, 우측은 진도군입니다. 바닷가 데크로 내려서면 진도대교와 우수영국민관광지가 잘 보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어록인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글씨를 대형 타워에 걸어 놓았군요. “반드시 죽으려고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이 말은 임전무퇴의 정신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진도와 해남 사이에 바다는 암초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마치 바위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한자로는 명량(鳴梁)이라고 해 이곳을 명량해협이라고도 부릅니다. 울돌목은 호리병처럼 좁고 얕은 지형이어서 바닷물의 이동이 많은 밀물과 썰물 때는 물살이 빠르고 거세집니다. 이런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1597년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치는 기적의 대승을 달성했습니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소재 우수영국민관광지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전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근래에는 울돌목스카이워크와 명량해상케이블카가 새로 조성되어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우수영관광지를 둘러보고는 진도대교를 건너갑니다. 진도대교는 울돌목을 가로지르는 진도와 해남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본 스카이워크도 참 멋지군요. 케이블카를 한번 타보고 싶습니다. 진도대교 뒤로 케이블카 진도승강장이 우뚝합니다. 진도대교 남단의 난간에는 진도의 명물인 진돗개가 당당한 자세로 서 있습니다.
진도대교를 건너면 5코스 종점인 녹진관광단지인데, 이곳에는 서해랑길 6코스지도, 이순신 장군동상, 호국 무공수훈자유적비, 진도대교 건립기념비, 명량해상케이블카 진도승강장, 국조 단군상 등이 있습니다. 오늘 약 12km를 걷는데 3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사실 원문버스정류장에서 우수영국민관광지까지 오는데 지루한 농로만 걸었을 뿐 볼거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해남지방의 남부 5개 코스는 전체적으로 1코스 땅끝마을과 5코스 우수영국민관광지를 제외하고는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은 없는 대신 무미건조한 길을 걸으며 힘들었던 기억만 생각날 것 같습니다.
《서해랑길 해남 5코스 개요》
▲ 일자 : 2022년 6월 25일 (토)
▲ 코스 : 원문버스정류장-장포리마을회관-학동마을회관-명량대첩기념공원 산책로-우수영국민관광지-진도대교-녹전국민관광지
▲ 거리 : 12km
▲ 시간 : 3시간 3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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