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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번지점프대

 

합강정과 단풍

 

 

 

 

 

한민족 분단의 아픔이 깃든 비무장지대(DMZ)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의 현장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지만 그동안 한반도에서 가장 첨예한 대결이 이루어지는 중무장한 지역으로 군사적 충돌 위험이 상존했던 곳입니다. 정부는 DMZ에 평화를 공고히 정착시키고, 접경지역의 번영·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평화누리길(DMZ 평화의 길)을 추진합니다.

 

평화누리길은 북한과 맞닿아 있는 서해안 강화도에서 동해안 고성까지의 접경지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트래킹 및 자전거길입니다. 경기도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등 4개의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걷는 길 12개 코스로 거리는 189km입니다. 강원도 평화누리길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을 관통하는 20개 코스로 총 연장 361.2km입니다.

 

 

 

 

이번에는 강원도 평화누리길 인제구간입니다. 인제군은 강원도 중동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서북부지역으로 한국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고 북쪽으로는 휴전선과 접해있습니다. 인제군은 1개의 읍과 5개의 면을 가졌으며, 인구는 32,200여명입니다. 인제군에는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은비령, 곰배령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유명한 고개들이 많으며, 설악산 국립공원과 백담사를 품고 있습니다. 인제군에서는 빙어 축제, 황태 축제, 열목어 축제, 방태산 고로쇠 축제 등 많은 축제를 개최합니다.

 

평화누리길 인제 14코스 “인제길은”은 원통교에서 출발해 리빙스턴교 및 합강정을 거쳐 살구미교에 이르는 9.8km의 도보길입니다. 이 코스에서는 리빙스톤교, 합강정,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박인환문학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14코스 출발점은 인제군 북면 원통리 소재 원통교입니다. 원통교 북단 원통교차로 주변에는 대형 식자재마트가 있고 국도인 설악로는 횡단보도 대신 육교로만 건널 수 있어 보행자들은 다소 불편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우산을 쓴 채 사진을 찍으려니 카메라에 물이 스며들까봐 무척 조심스럽네요. 육교에서 바라보는 원통교의 모습이 시원한데 원통교를 건너며 바라본 북천은 하천의 폭이 매우 넓어 보입니다. 이곳에는 원통보 소수력 발전소가 있는 모양이로군요.

원통교차로 식자재마트

 

국도인 설악로를 건너는 유일한 육교

 

비가 내리는 원통교차로

 

육교에서 본 원통교

 

 

원통교에서 본 북천

 

 

 

 

 

 

원통교를 건너 우측 북천의 제방길을 따라갑니다. 길섶의 공중 화장실은 매우 깨끗하네요. 좌측 산허리에는 안개구름이 끼어 있어 운치가 좋습니다. 인제농협미곡처리장을 지나갑니다. 강변제방길을 지나 강변도로를 걸어가는데 이쯤에서 북천은 인북천으로 합쳐져 더 큰 물줄기를 구성하는군요. 이번에 내린 비로 인해 하천의 물이 황토색으로 변한 모습입니다. 합강2교 옆 송전철탑과 인제군농업기술센터를 지나면 리빙스톤교에 도착합니다.

산뜻한 공중화장실

 

인제농협미곡처리장 뒤로 보이는 안개구름

 

북천이 인북천으로 합류한 지점

 

황토색으로 변한 인북천

 

합강2교 옆 송전철탑

 

 

 

 

 

리빙스턴교는 인제군 인제읍 합강리와 덕산리를 잇는 인북천에 놓인 다리로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미국 리빙스턴 소위의 이름을 따서 만든 다리입니다. 인제 지구 전투에 참가한 부대가 적의 기습을 받아 작전상 후퇴를 위해 인북천을 도하할 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강물이 범람, 대부분의 부대원이 거센 물살과 적 사격에 희생되었고 리빙스턴도 중상으로 후송되었으나 끝내 순직하였습니다. 임종 직전 "이 강에 교량이 있었다면 부하가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국에 있는 부인에게 "이곳에 사재를 털어서라도 교량을 가설해달라"는 유언에 따라 1957년 12월 교량을 가설하였으며, 일명 "빨간 다리"라고도 부릅니다.

리빙스턴교

 

리빙스턴교 서단의 자전거 쉼터

 

 

 

 

 

 

 

 

 

리빙스턴교를 뒤로하고 직진합니다. 중앙종합기술이 있는 주변에는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보이는군요. 어느새 비가 점점 잦아들더니 이제 우산을 접고 걸을 수 참 다행입니다. 덕산교를 건너 인제축협가축경매시장, 농업기계전시장을 경유해 합강교를 건넙니다. 합강교는 인북천에 걸린 다리로 여기서 인북천은 소양강으로 합류하지요.

중앙종합기술 주변의 단풍

 

 

 

인제축협가축경매시장

 

 

합강교

 

 

 

 

 

합강교 좌측 소양강변에는 인제번지점프대가 있는데, 60도 각도의 타워로 양쪽을 강철 구조로 지지하고 있고 번지점프대 육교위에 서면 인제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번지점프 높이는 설치 당시 국내 최고인 63m입니다.

인제번지점프대

 

 

 

 

 

 

 

 

 

 

번지점프대 위쪽 큰 도로변 합강정휴게소 옆에는 합강정(合江亭)이 있는데 인제군 인제읍 합강리 소재 합강정은 이곳에서 인북천이 소양강으로 합류한다고 하여 합강정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합강정은 인제지역 최초의 누각으로 1676년(숙종 2년)에 건립된 이후 많은 애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6년(영조 32년)에 중수했으며, 1865년(고종 2년)에 6칸으로 중수됐고, 6.26전쟁 때 폭격으로 무너진 것을 1971년에 6칸 정자로 다시 건립하였으나 1996년 국도 확장공사 때 철거됐다가 1998년 정면 3칸·측면 2칸의 2층 목조누각으로 복원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합강정휴게소

 

합강정

 

 

 

 

 

 

 

합강정 옆에는 신성한 장소를 의미하는 홍살문이 세워진 제단이 있는데 이는 강원도 중앙단입니다. 중앙단은 조선 시대 각 도의 중앙에서 전염병이나 가뭄을 막아내기 위해 억울하게 죽거나 제사를 받지 못하는 신을 모시고 별여제를 지냈던 제단으로 강원도 중앙단은 1843년 전후까지 별여제를 지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강원도 중앙단

 

 

 

 

 

 

번지점프대를 지나 소양강변의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로를 걸어갑니다. 길섶에는 합강의 유래에 관한 안내문이 있는데 이 합강을 과거에는 미륵천이라고 불렀다는군요. 또한 합강정 앞 강에는 합강섬이 있었지만 1930년 대홍수로 인해 섬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로

 

 

 

 

 

원래 목적지는 자전거(보행자)전용도로를 계속 가는 것이 맞지만 44번국도(46번국도, 31번국도)를 횡단해 인제읍 소재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을 보기로 합니다. 인제교차로에는 “하늘내린 인제”라는 글씨가 세워져 있고 조금 더 진입하면 인제쌈지공원을 만납니다. 쌈지공원 좌측으로 들어가면 좌측에 인제산촌민속박물관입니다.

인제교차로의 인제홍보글씨

 

 

 

 

 

 

 

 

인제군 인제읍 상동리 소재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은 사라져 가는 인제군 산촌의 민속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 교육, 연구하기 위하여 2003년 설립한 전문박물관으로 2011년부터는 인제 출신의 시인 박인환을 주제로 하는 박인환문학관을 증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침 박물관 뜰에는 2023한국현대조각초대전이 열리고 있어 조각 작품들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산촌박물관 내부전시관

 

 

 

 

 

인제산촌민속박물관 옆에 건립된 박인환문학관은 인제군에서 태어난 시인 박인환(1926-1956)의 얼은 기리고자 시인 박인환이 집필하던 시절의 공간을 전시실에 구성하여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문학관입니다. 모더니즘 시의 대표시인인 박인환은 주요 작품으로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등이 있습니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 및 2023한국현대조각초대전을 둘러보고 소양강변의 자전거 전용도로로 다시 되돌아옵니다.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너니 강변 둔치에 조성된 그라운드 골프장에서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내설악무궁화 동산 옆에는 절정의 단풍나무 몇 그루가 여행자를 유혹하는군요. 인제 자유수호희생자 위령탑은 6.25전쟁 당시 민간인신분으로 조국과 향토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다가 희생된 175위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위령탑입니다. 이웃한 참전유공자기념탑은 6.25전쟁 및 베트남 전쟁에서 순국한 인제출신 호국용사를 기리는 탑으로 기념탑 옆에는 전차가 전시되어 있네요.

 

인제그라운드 골프장

 

명품 단풍나무

 

자유수호희생자 위령탑

 

참전유공자 기념탑

 

 

 

 

 

 

 

 

 

살구미대교 아래에는 문화광장 및 체육시설이 있는데 이곳이 14코스의 종점입니다. 문화광장에는 미국 배우 마릴린 먼로의 청동조각상이 있는데 먼로가 1954년 미군위문 차 인제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동상입니다.

살구미대교 아래 문화 및 체육시설

 

마릴린 먼로 동상

 

 

 

 

 

오늘 약 14km를 걷는데 4시간 1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원래 13코스의 거리는 9.8km이지만 주요명소를 꼼꼼하게 답사하느라 부지런히 움직인 탓입니다. 14코스를 살짝 벗어나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한문학관을 답사한 것은 매우 잘한 선택입니다.

 

 

 

《강원도 평화누리길 인제 14코스 개요》

 

▲ 일자 : 2023년 11월 5일 (일)

▲ 코스 : 원통교-리빙스턴교-합강교-합강정-번지접프대-인제산촌민속박물관(박인환문학관)-자유수호희생자위령탑-살구미대교

▲ 거리 : 13.7km

▲ 시간 : 4시간 1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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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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