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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분단의 아픔이 깃든 비무장지대(DMZ)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의 현장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지만 그동안 한반도에서 가장 첨예한 대결이 이루어지는 중무장한 지역으로 군사적 충돌 위험이 상존했던 곳입니다. 정부는 DMZ에 평화를 공고히 정착시키고, 접경지역의 번영·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평화누리길(DMZ 평화의 길)을 추진합니다.
평화누리길은 북한과 맞닿아 있는 서해안 강화도에서 동해안 고성까지의 접경지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트래킹 및 자전거길입니다. 경기도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등 4개의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걷는 길 12개 코스로 거리는 189km입니다. 강원도 평화누리길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을 관통하는 20개 코스로 총 연장 361.2km입니다.
이번에는 강원도 평화누리길 인제구간입니다. 인제군은 강원도 중동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서북부지역으로 한국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고 북쪽으로는 휴전선과 접해있습니다. 인제군은 1개의 읍과 5개의 면을 가졌으며, 인구는 32,200여명입니다. 인제군에는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은비령, 곰배령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유명한 고개들이 많으며, 설악산 국립공원과 백담사를 품고 있습니다. 인제군에서는 빙어 축제, 황태 축제, 열목어 축제, 방태산 고로쇠 축제 등 많은 축제를 개최합니다.
평화누리길 인제 15코스 “북면길”은 원통교에서 출발해 만해마을과 매바위인공폭포를 거쳐 미시령(826m) 옛길에 이르는 28.1km의 도보길입니다. 원래 자전거길로 조성된 이 길은 한번에 28km를 걷는 것은 무리이므로 반으로 나누어 2차에 걸쳐 걸을 예정입니다. 이곳의 중간지점은 용대리 동국대 만해마을이므로 오늘 목적지는 만해마을 인근 대형 주차장이 있는 용대관광지 교차로입니다.
15코스 출발점은 인제군 북면 원통리 소재 원통교입니다. 북천을 가로지르는 원통교 동남단에서 북천을 따라 북동쪽으로 갑니다. 바로 만나는 곳은 북천의 소수력발전소입니다. 소수력발전은 물의 작은 흐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지요. 이곳도 하천의 낮은 수중보를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길은 자전거길이라 이를 나타내는 청색의 선이 그려져 있어 길을 찾아가기는 매우 쉽습니다. 갈골교를 건너가면서 북천을 보면 하천의 폭이 매우 넓지만 하상의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어두원교를 건너 44번 국도변 옆길로 가는데, 44번 국도는 고성과 양양 및 속초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입니다. 정자가 있는 길목에는 접경권 평화누리길 안내도가 있지만 너무 낡은 게 옥의 티로군요.
동쪽으로는 북천을 지나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풍경이 아련합니다. 도로 우측에는 설하관광농원 캠핑장이 보이네요. 관벌 교차로 우측에는 설악휴게소가 있는데 이곳은 그 전 설악산 무박산행을 안내하는 등산버스가 새벽에 도착해 꼭 쉬어가던 장소입니다. 이를 대낮에 직접 걸으면서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나무데크길을 지나 한계교 옆 구교인 한계2교를 건너 좌측 한계교 교각 아래 굴다리를 지나면 예쁜 주택이 더러 보입니다. 새로 만든 국도 46호의 고원통1교 대신 좌측 북천의 고원통교를 건너갑니다. 이 길은 소위 한계령 옛길로 한계터널과 용대터널을 건설하기 전의 길을 말합니다. 고원통교를 건너면 친절하게도 46호선 옛길이라는 이정표가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한 때는 큰 관심을 받았을 건축물도 이제는 낡은 모습이로군요.
도로변에 있는 호텔백담여행(무인텔)과 조약돌로 담을 장식한 돌집이 이채롭습니다. 현대오일뱅크주유소를 지나면 한계령 옛길은 한계터널로 진입하는 한계령 새길의 교각 아래를 돌아갑니다. 북천에는 허연 바위 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삼거리교 좌측에는 설악산수가 있는데 지도에는 설악생수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쌍다리쉼터를 지나면 북천이 크게 구부러지는 곳인데 바로 옆에는 한계터널과 용대터널을 빠져 나온 46번 국도가 백담마을로 달리는 모습입니다. “전국 제1청정지역 용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글귀가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북천변 자전거길을 가면서 장수정(長壽亭)을 지납니다. 십이선녀탕으로 이어지는 십이선녀교 옆을 지나면 다양한 이름을 가진 펜션(복숭아, 구름타고 온 선녀, 십이선녀, 강풍경 등)이 늘어서 있습니다.
대형주차장이 있는 용대관광지 교차로에서 오늘 트레킹을 마무리 합니다. 여기서 동국대 만해마을까지는 700m를 더 가야 하지요. 오늘 14km를 걷는데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단축된 것은 모든 길이 평지였고 날씨가 상당히 추워 길을 걸으며 한 번도 쉬지 않은 때문입니다. 오늘은 북천 길을 걸으며 다소 쓸쓸한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꼈습니다.
《강원도 평화누리길 인제 15코스 개요(1부)》
▲ 일자 : 2023년 11월 19일 (일)
▲ 코스 : 원통교-어두원교-설하관광농원-설악휴게소-한계교차로 굴다리-고원통교-설악생수-십이선녀교-용대관광지 교차로주차장
▲ 거리 : 14km
▲ 시간 : 2시간 3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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