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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비산 능선에서 바라본 섬진강


쫓비산! 발음도 이상하고 표기도 어려운 산 이름입니다. 그동안 글쓴이도 여러 산을 답사하였지만 이런 산 이름이 있을 줄은 모를 정도로 무척 생소한 이름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매우 유명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산입니다. 왜냐하면 이 산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매화마을을 동쪽 산자락에 품고 있는 산이기 때문입니다.

광양매화마을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제일의 매화문화축제가 열리는 곳입니다. 일반관광객들은 매화마을에 들러 흐드러지게 핀 매화와 청매실농원(홍쌍리 매화가)의 장독대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매화마을의 서쪽에 남북으로 이어진 갈미봉(520m)과 쫓비산(537m)을 오른 후 매화마을로 하산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런 특이한 이름이 붙은 산이라면 이에 대한 유래가 있을 법도 하지만 인터넷을 아무리 검색해보아도 자료를 찾을 수 없는 게 무척 아쉽습니다.

제13회 광양매화문화축제(2009. 3. 14∼3. 22)가 개막된 날, 서울소재 안내산악회를 따라 길을 나섰습니다. 남해고속국도 옥곡IC를 빠져나온 등산버스는 58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진하다가 좌측의 어치방향으로 들어갑니다. 수어저수지를 좌측 옆구리에 끼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가다가 회두마을에 정차합니다. 마을 표석 앞에는 서울대 남부학술림을 알리는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교량을 건너가자 정자가 나오는데, 산행대장은 현지 주민에게 산행들머리를 물어봅니다. 일반적으로 갈미봉을 오르려면 이 능선 동쪽의 관동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백운산(1,219m)을 오르는 팀과 함께 내려왔기 때문에 부득이 산행들머리를 그 반대쪽으로 잡은 것입니다.

마을의 정자 


오던 길을 뒤돌아 가다보니 교량가까이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보입니다. 이 길은 동네사람들만 다닌 듯 합니다. 산허리를 돌아 오르자 드디어 주능선에 도착합니다. 등산로가 매우 뚜렷해 졌습니다. 다른 방향에서 오는 등산객들을 자주 만납니다.

우측으로 조금 가니 동쪽의 관동마을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배딩이재입니다. 그동안 포근하던 기온이 상당히 낮아진 탓에 능선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매우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갈미봉 정상(520m)에는 정상 이정표만 있을 뿐 표지석은 없습니다. 잡목사이로 굽이치는 섬진강이 바라보이지만 사진을 찍기는 어렵습니다. 

갈미봉 이정표

갈미봉 안내문


남쪽으로 몸을 돌려 세워 쫓비산으로 향합니다. 물개바위를 뒤로하고 가느다란 로프가 걸려 있는 급경사를 오르니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서쪽으로는 호남정맥의 최고봉인 백운산(1,217m)에서 뻗어 내린 억불봉(1,008m)이 우뚝한데, 북쪽으로는 저 멀리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해발 1,915m 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좌측으로 뻗은 능선에는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어 흡사 스위스의 알프스를 보는 듯 합니다.

물개바위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지리산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지리산 주능선
 
백운산 남쪽의 억불봉 

 

오르내림은 있지만 어려운 곳이 없어 부드러운 길입니다. 갈미봉을 출발한지 1시간만에 쫓비산(537m)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도 역시 정상표석은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 세워 놓은 조그마한 돌에 산 이름을 적어 놓았습니다. 나무판대기에 적은 산 이름이 나무에 걸려 있기는 하지만 반듯한 표석 하나 없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쫓비산 이정표

볼품없는 쫓비산 표석(?)

쫓비산 안내문


남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다가 삼거리능선갈림길에서 좌측의 매화마을로 내려섭니다. 고도를 점점 낮출수록 매화의 꽃들이 눈꽃을 뿌려 놓은 듯 합니다. 초가집이 있는 곳에는 매화와 자연을 노래한 시인묵객과 영웅호걸들의 시를 돌비석에 새겨놓아 시간이 있을 경우 차분히 음미하면서 풍류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섬진강과 매화마을

메화마을의 초가집

매화마을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청매실농원(홍쌍리 매실가)으로 갑니다. 주변에 정리해 놓은 거대한 장독대의 물결이 제일 큰 볼거리입니다. 이 매화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이 고장 출신인 율산 김오천 선생이 매화나무와 밤나무를 심어 가꾸었고, 그의 며느리인 홍쌍리 여사가 발전시켰으며, 지금은 그녀의 아들이 과학적인 영농방법으로 매실제품을 생산판매하면서 매실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매실의 본고장입니다.

청매실농원의 장독대

시를 새긴 돌비석

청사초롱


이 농원은 매실식품의 맛이 좋고 약효가 좋으며, 종류가 다양하기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매실김치, 매실절임, 매실고추짱아찌, 매실마늘짱아찌 등 매실반찬은 청매실 농원에서만 만들고 있습니다.  

섬진강변에 자리잡은 매화마을에는 매화축제를 맞이하여 경향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과 이들이 타고 온 버스 등 차량으로 도로와 주차장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3월이면 매화꽃으로 물결치고, 6월이면 밤꽃향기가 진동하는 곳, 여기는 섬진강 매화(섬진)마을입니다. 매화축제가 열리는 기간 중 갈미봉과 쫓비산을 답사한 후 매화마을에 들리면 산행 겸 축제를 두루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 화

주차장과 섬진강   


≪등산 개요≫

△ 등산일자 : 2009. 3. 14 (토)
△ 등산코스 : 화두마을-배딩이재-갈미봉-물개바위-전망대-쫓비산-삼거리갈림길-매화마을-주차장
△ 산행시간 : 4시간
△ 산행안내 : 뫼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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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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