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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龍)이란 무엇일까요? 사전(辭典)의 설명을 보겠습니다. 『상상의 동물 가운데 하나. 몸은 거대한 뱀과 비슷한데 비늘과 네 개의 발을 가지며 뿔은 사슴에, 귀는 소에 가깝다고 한다. 깊은 못이나 늪, 호수, 바다 등 물 속에서 사는데, 때로는 하늘로 올라가 풍운을 일으킨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기린·봉황·거북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서 천자에 견주며, 인도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자료 : 다음 국어사전)


용은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로 대개 몸집이 크고 박쥐와 유사한 날개를 가졌으며 입에서 불을 뿜고 가시가 나 있는 꼬리를 단 도마뱀 또는 뱀의 형상으로 묘사되는 동물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황제를 용에 비유하여 황제의 얼굴을 "용안(龍顔)", 황제의 옷을 "용포(龍袍)", 황제의 보좌를 "용좌(龍座)", 황제의 눈물을 "용루(龍淚)", 황제의 덕을 "용덕(龍德)", 황제가 타는 수레를 "용거(龍車)"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뜬금 없이 용에 대한 설명을 길에 하는 이유는 바로 산 이름에 용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풍수에서는 산을 용이라고 부른답니다. 산의 능선이 몸을 휘둘리고 꾸불거리는  용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답사한 사천의 와룡산도 산의 형세가 마치 와룡(臥龍) 즉 누워있는 용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의 능선이 닭벼슬이나 용틀임하는 모습을 하면 계룡산(鷄龍山), 용이 산꼭대기에 있으면 용봉산(龍峰山), 너그럽고 덕이 있으면 덕룡산(德龍山), 용이 엎드려 있으면 복룡산(伏龍山), 하늘에서 용이 하강하면 천룡산(天龍山), 신비한 기운을 품고 있으면 서룡산(瑞龍山), 푸른 기운이 있으면 청룡산(靑龍山)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지금부터 와룡산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현재 공사중인 사천시내도로를 지루하게 빠져나온 등산버스는 3번 국도를 타고 남하하다가 죽림동에서 와룡산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들어서니 바로 남양저수지 아래의 주차장입니다.


현지에서 나물을 팔고 있는 할머니가 우리가 산행을 한 후 다른 곳으로 하산한다니 매우 서운해하는 눈치입니다. 등산로 안내지도를 보고는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끔씩 진달래도 피어 있고 벚꽃나무도 보입니다.

 


용주사 및 금관사와 원불교수련원을 지나니 돌탑집입니다. 108개의 돌탑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진달래와 겹동백이 화사하게 피어 있습니다. 약불암을 지나 비로소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많은 탐방객으로 인해 신작로처럼 넓어진 등산로를 종종걸음으로 가니 도암재입니다.

진달래와 108탑
 
겹동백


여기서 우측으로 가면 상사바위(천황봉)이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고는 급경사를 오릅니다. 뒤돌아보니 상사바위의 거대한 암봉이 꼭 초승달 같은 모습으로 우뚝 서 있고 그 위에는 등산객도 보입니다. 이 바위의 기세 등등한 암벽은 클라이머 들의 암벽훈련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도암재에서 뒤돌아본 상사바위  


맞은 편에서 하산하는 한 등산객이 호기를 부립니다.
"어서 오세요. 산꼭대기에서 맑고 시원한 공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내려 올 때는 마음의 여유가 있지만 오를 때는 숨도 차고 다리도 뻐근하여 대꾸하기가 귀찮아 지기도 합니다.
  

돌탑지역에서 발길을 멈추고는 남해바다를 바라봅니다. 흐린 날씨로 인하여 맑은 조망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트이는 산과 바다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돌탑 뒤로 보이는 남해바다 


등산로 옆 돌탑에는 우리나라 지도를 닮은 큰 돌 한 개가 작은 돌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전망바위에 올라 상사바위를 비롯한 남해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는 위로 오릅니다. 큰 암봉의 좌측사면으로 조성된 등산로에는 철책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지도모습의 돌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사바위

가파른 암벽길


돌멩이가 너저분하게 깔려 있는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드디어 주능선의 안부에 도착합니다. 남해바다와 서쪽의 사천대교가 한눈에 보이지만 가스가 낀 것이 옥의 티입니다. 여기서부터 새섬바위까지는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암릉길입니다. 남북으로 뻗은 능선은 용의 등줄기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고소공포증만 없으면 비교적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주능선에 올라 뒤돌아본 상사바위와 삼천포항

주능선의 돌탑과 사천대교(우) 


가야할 정상인 민재봉은 그냥 두루뭉실하게 보입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능선의 기차바위 쪽으로 답사하고픈 마을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번에는 서쪽의 백천사로 하산하도록 예정되어 있어 후일을 기약합니다. 마침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하였다는 소식에 등산의 피로가 싹 사라집니다.

와룡산 정상 민재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의 기차바위

가야할 새섬바위(좌)와 민재봉(우)


새섬바위라는 특이한 이름은 옛적 천지개벽 시 온 천지가 물바다였지만 유독 이 봉우리에 새 한 마리 앉을 터만 남아 새가 죽음을 면했다는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곳의 높이는 지금까지 797m인 것으로 알려져 정상을 민재봉(799m)으로 하였지만, 최근 새섬바위의 높이가 801m임이 알려지면서 지금 사천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산의 높이로는 불과 2m차이지만 해발 700m대의 산과 800m대의 산은 그 대접이 다른 것입니다.

뒤돌아본 암릉 

 
새섬바위

새섬바위에서 바라본 민재봉(우측끝)

새섬바위에서 휴식중인 등산객들

서쪽의 백천사 방면


새섬바위 암릉구간을 통과한 후 뒤돌아보면 다시금 암릉의 진수를 보게 됩니다. 그동안 와룡산의 명성을 여러번 들었고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보았지만 실제로 답사해 보니 정말 명산입니다. 새섬바위를 지나 민재봉까지는 부드러운 길입니다. 산등성이에는 철쭉나무가 아직까지 앙상한 나뭇가지를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지만 5월이 되면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화려한 불꽃을 피울 것입니다.

뒤돌아본 새섬바위

뒤돌아본 풍경


드디어 와룡산의 정상인 민재봉(799m)입니다. 넓은 봉우리에는 큼직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표석의 모양이 흡사 소백산 비로봉의 표석을 보는 듯 합니다. 날씨만 좋으면 남해의 금산과 호구산 그리고 망운산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표석의 위치가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어 지나온 암릉과 함께 담을 수 없는게 아쉽습니다.  

와룡산 정상인 민재봉 

뒤돌아본 상사바위(좌)와 새섬바위(우)

백천계곡


와룡산은 섣달 그믐날 밤이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와룡산이 운다는 내력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 산의 족보격인 산경표(山經表)에서 와룡산이 누락되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와룡산이 아흔 아홉 골로 한 골짜기가 모자라서 백 개의 골이 못되는 산이 되어서 운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일본사람들이 우리 고장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하여 와룡산 정상(민재봉)을 깎아 내렸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자료 : 사천시 홈페이지)


북쪽으로 늘어진 능선을 따라 가다가 백천재에서 좌측의 백천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이 백천골은 임진왜란 때 승병(僧兵)들이 왜군과 싸운 곳이라는 기록도 있는 곳입니다. 백천골에서 와룡산 등성이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오면 성문등(城門嶝), 파병산(派兵山), 난곡(亂谷), 퇴병산(退兵山) 등 임진란과 관련 있는 지명이 산재해 있는 것을 보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 볼 수가 있습니다. (자료 : 사천시 홈페이지)

 

너덜지대를 지나 도로를 따라 가자 천년고찰인 백천사입니다. 이 사찰은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인 신라 문무대왕 때 의선대사(의상대사의 속세 형제)가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너덜겅지대

천년고찰 백천사


사찰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주차장 밑의 마을로 내려옵니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친 후 서울을 향해 출발합니다. 와룡산은 이름 그대로 멋진 암릉과 천년고찰을 품고 있는 매우 좋은 산입니다. 와룡산이 한국의 인기 100명산에 포함된 것은 결코 우연히 아닌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3월 29일 (일)
△ 등산 코스 : 죽림동 남양저수지-원불교 수련원-돌탑집-도암재-새섬바위-민재봉정상-백천재
                    -백천계곡-백천사-주차장

△ 소요 시간 : 4시간 20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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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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