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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금년 하반기가 되면 결혼 28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동안 아내와 함께 살아오면서 티격태격한 적도 있었지만 아이 둘을 기르며
평생을 해로하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습니다.

제 아내는 경상도 여성입니다.
한마디로 무뚝뚝하고, 남편에게 지지 않으려 하며, 고집이 무척 셉니다.
그 전에는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언제나 내가 먼저 화해를 요청했답니다.

그녀는 말로는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그럴(사랑할) 것입니다.

나는 수시로 아내에게 묻습니다.
"여보! 나 사랑해?"

그러면 들려오는 대답은 오래된 레코드판을 튼 듯 기계적입니다.
"당신하고 똑 같아!"

이 말처럼 매우 편리한 대답은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면 자신도 사랑하게 되고, 내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기도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금년 5월 1일부터는 황금의 연휴입니다.
나는 1일은 국립공원 주왕산(청송)을,
그리고 2일은 보성의 철쭉명산인 일림산을 다녀왔습니다.
이틀 연속 산행을 한 후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아내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므로 현재 집에 없습니다.
부부간에 종교가 다르다는 것은 매우 큰 갈등요인입니다.
이런 문제로 한 때는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이제는 체념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일요일에는 아내는 교회로,
글쓴이는 산으로 각자 나가므로 하루동안 이산가족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 집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데
전화가 따르릉 하고 울렸습니다. 받아 보니 아내입니다.
아내는 날씨가 좋다고 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답니다.
얼른 열어 보았습니다.
『날씨가 아주 좋네. 가까운 데라도 가숑. 냄비에 국 데워드샤』

크아~ 이런 귀염둥이 애교덩어리 같으니라고~
점심을 먹고 나들이를 가라는 권유입니다.
이러니 부부간의 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깥을 내다보니 아침부터 끼었던 짙은 안개가 이제 서서히 걷히는 중입니다.
나들이를 하면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미를 잘 아는 아내의 배려입니다.
이런 문자 메시지 하나에도 감격해 하는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내를 사랑하는 보통사람입니다.

50대 중반의 제 아내, 정말 귀여운 것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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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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