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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의 남쪽 64km지점에 위치한 양삭(양숴)은 버스로 약 1시간이 소요됩니다. 중국에는 수많은 천연동굴이 있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은자암(銀子岩) 동굴"은 다층식으로 구성된 형형색색의 종유동으로 그 형태가 아름답고 기이하여 "세계카르스트지형 예술의 보고"라고 불립니다.
동굴 입구에는 붉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치장한 아가씨들이 모여 있다가 관광객들이 다가가자 일어서서 뭐라고 말을 건넵니다. 이런 풍경은 그 후 가는 곳마다 목격되었는데, 관광객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델이 되어 주고는 아가씨 1인당 모델료를 1천원(한화)을 받습니다.
동굴 입구에서 바라본 산세
글쓴이는 두 아가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그냥 그 자리를 떠났는데, 나중에 이는 공짜가 아님을 알고는 내가 실수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은자암 안으로 들어섭니다. 동굴 내부가 넓고 또 사람이 다니는 통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매우 안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는 안전한 관람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프로입니다. 동굴내부에는 형형색색의 조명을 밝혀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또한 여러 형상에 갖가지의 이름을 붙여 해설을 듣는 귀 또한 즐겁습니다.
만리장성
한 구역에 도착합니다. 이 지역은 은자암 동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넓은 바닥에는 호수처럼 물이 깔려 있는데, 수 십 길 되는 동굴의 내부가 물 위에 반사되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이 물의 깊이는 약 1m 정도라고 하는데 눈으로 보아서는 엄청 깊은 호수 같습니다. 글쓴이는 18mm 카메라로 이 모습을 담았지만 실제 경관의 10분의 1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아름다움은 부득이 가슴에 담아두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습니다.
물에 반사된 아래부문
물 위의 동굴과 물의 아래에 반사된 이미지
이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립니다. 오징어, 젖가슴, 영지버섯, 만리장성, 커튼처럼 주름진 병풍, 목욕하는 양귀비 등의 모습을 닮은 형상이 있지만 이를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너무 거리가 멀고, 또 너무 조명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동굴 내부의 온도가 평균 섭씨 24도입니다. 바깥의 기온이 평균 6∼15도 라고 하므로 기온차이가 큽니다. 사람들은 더위와 싸움하느라고 힘들어 했지만 동굴 밖으로 나와선 모두들 흐뭇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의 하나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는 자부심에 매우 고무된 표정들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동굴이 많습니다. 글쓴이가 처음 본 동굴은 울진의 성류굴입니다. 거의 30년 전이기 때문에 내부는 별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제주도의 만장굴은 그 크기에 놀랍니다. 밋밋하게 전개되는 큰 통로를 지나 막장에 이르면 거대한 종유석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그래도 이 종유석 덕분에 만장굴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고 생각합니다. 협재굴도 별 특징은 없습니다.
4년 전 방문했던 삼척의 환선굴은 우리나라의 동굴치고는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 답사했던 영월의 고씨동굴은 그야말로 별로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 대신 통로가 너무 비좁아 겨우 몸을 비집고 다녀야하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노약자들은 출입을 삼가야 할 곳입니다.
이런 한국의 동굴과 비교하면 이곳의 은자암은 한마디로 별천지입니다. 어쩌자고 하느님은 계림이라는 특정지역에 지상에는 3만 6천 봉의 산을, 그리고 산 속에는 은자암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펼쳐지는 첨탑 같은 산들의 모습을 즐기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오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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