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한 교장 선생의 추태
순재와 자옥 커플의 결혼식 하루 전날 둘은 마지막 데이트를 하러 나섭니다. 둘은 분위기 있는 카페에 들렸고 순재는 자옥에게 사랑한다며 만세삼창을 합니다. 귀가하는 길에 평소 자옥을 짝사랑했던 교장선생이 만취한 채 나타나 둘에게 막말을 합니다. 그는 순재에게 청첩장을 보여주며 디자인이 우중충하고, 자옥에게는 결혼식후 송장 치울 일이 있냐며 추태를 부립니다. 순재는 교장에게 병풍 뒤에서 향나무 냄새를 맡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느냐고 윽박지릅니다.
교장은 자옥에게 하필 자신의 생일날 결혼식을 올리는 저의가 뭐냐며, 마지막으로 자옥에게뽀뽀를 하겠다고 덤비다가 순재의 제지를 받습니다. 그는 무당인 누나로부터 둘의 결혼식을 무산시키는 부적을 받아 순재옹의 대문에 붙입니다. 그 부적 때문인지 결혼식 다음날 놀라만한 일이 연이어 벌어집니다.
▲ 연이어 발생하는 부적의 저주
△ 거래처로부터 현금수금이 안되어 어음을 막지 못해 은행에서 부도처리를 하려고 합니다.
보석이 은행지점장을 만나러 갔지만 그는 계속 회의중이라 만날 수도 없습니다.
보석은 순재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식을 미루고 은행으로 빨리 나오라고 채근합니다.
△ 신부인 자옥의 이마에 큰 뾰루지가 돋아나 멀리서 보아도 잘 보여 결혼식을 연기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 하객들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교통체증에 막혀 꼼짝을 못하고 있습니다.
△ 야외결혼식장에는 임금체불에 불만을 품은 호텔종업원들이 집단시위를 하느라고 매우 시끄럽습니다.
△ 사회를 맡은 광수가 갑자기 복통을 일으켜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고 사회를 보지 못합니다.
△ 대신 사회를 맡은 줄리앤은 우리말 발음이 서툴러 주례선생님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합니다.
△ 심장병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주례선생님은 사회자가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자
충격으로 쓰러집니다.
△ 순재는 주례 없이 빨리 예물교환을 하자며 다그쳤고, 반지를 전해주려던 해리가 반지를 바닥에 떨어뜨리자
마침 앉자 있던 교장선생이 구둣발로 밟아 반지를 감춥니다.
△ 이 때 일기예보와는 달리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모두들 비를 피하려고 뿔뿔이 흩어집니다.
▲ 제작진의 두 가지 치명적인 실수
이번 117회를 보면서 제작진에 두 가지 점에서 크게 실망했습니다.
첫째, 제2의 삶을 구가하려는 노인들을 실망시킨 점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수명도 선진국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며, 노인문제는 앞으로 정책당국이 해결해야할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특히 홀로 된 노인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배필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은 안정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순재옹과 자옥 커플의 행복한 결혼식을 이처럼 엉망으로 만든 것은 아무리 시트콤이라고는 하지만 도가 지나친 것입니다.
시트콤 종영을 앞두고 두 커플과 시청자들을 이토록 당황하게 만든 제작진이 앞으로 어떤 반전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두고 보겠습니다.
둘째, 부작용이 우려되는 강력한 부적의 저주를 들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정보통신의 시대에 무속신앙을 들고 나와 교장선생의 저주를 모두 들어준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국민정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됩니다. 순재옹과 자옥의 결혼식이 차례차례 처참하게 망가지는 현장을 보며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특히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무당의 부적을 들고 나온 것은 공중파방송이 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시트콤이라 할지라도 결혼식 무산을 웃고 넘기기에는 그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지금까지 황정음에게 크게 의존하던 시트콤이 이젠 막장으로 들어간 느낌입니다.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박수를 치면서 넘어갔을 일입니다. 물론 이런 일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만인데 제가 너무 민감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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