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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니를 협박하는  한정수 역의 진이한


▲ 변동우의 집을 찾아가 협박한 한정수

인간의 심성에 관하여는 두 가지 학설이 대립되어 왔습니다. 하나는 성선설인데 "사람은 선한 본성을 타고난다"는 맹자(孟子)의 인성론(人性論)입니다. 다른 하나는 성악설(性惡說)인데 이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원래 악(惡)하다"는 순자(荀子)의 학설입니다.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들추는 것은 <애정만만세>에서 강재미(이보영 분)의 전 남편 한정수(진이한 분)를 보며 이 사람의 악행은 어디까지일지 무척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순자는 "사람의 성(性)은 원래 악하며, 선하게 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누구나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며, 좋은 목소리와 예쁜 용모를 탐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만일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본성에 따르고 그의 욕구에 따라간다면, 반드시 다툼이 일어나고 사회 질서가 어지러워져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인데, 그러면 반드시 스승이 있어 법으로 교화하고 예의로 인도한 뒤에야 사양하는 데로 나가고 예(禮)의 세세한 조리에 합당하게 되어 천하는 질서 있게 된다"며 "사람은 비록 인성이 악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하여 선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정수를 보며 순자의 학설이 틀렸음을 실감합니다. 한정수를 보면 순자의 성악설은 "사람의 인성은 태어날 때부터 악할 뿐만 아니라 태어난 후에도 채희철(위양호 분) 같은 악한을 만나 더욱 악랄하게 되는 존재"라고 바꾸어야 할 듯 합니다.

지금까지 <애정만만세>의 시청자라면 한정수의 악행에 몸서리를 쳤을 것입니다. 여기서 이를 다시 나열하는 것은 사족(蛇足)입니다. 지난 30회에서 변동우(이태성 분)가 한정수를 찾아가서 "채희수(하여름 분)의 오빠 채희철(위양호 분)이 운영하는 단란주점근처에서 강재미의 핸드백에 들어 있던 열쇠를 찾아냈다. 총명죽 레시피를 훔치기 위해 오토바이 날치기를 했으니 곧 콩밥 막게 해 주겠다"고 경고하였지요. 이 말은 들은 한정수는 채희철에게 "일을 이 따위로 허술하게 처리해 날 곤경에 빠뜨리나? 변동우가 형님 술집에서 타나 남은 강재미의 열쇠를 찾아내 날 콩밥 먹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방방 뜁니다. 채희철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한정수에게 "먼저 네가 선 빵을 날려라"고 충고합니다. 

변동우와 강재미는 더 이상 재미가 이혼녀이었음을 숨기는 것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이번에는 반드시 이를 고백하려고 작심합니다. 재미는 동우를 만나 장미꽃다발을 사 들고 동우의 집을 방문합니다. 변동우가 부모에게 할말이 있다며 말을 꺼내려는 순간 아버지 변춘남(박인환 분)이 "네 방에 대학친구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줍니다. 동우가 이층으로 올라가니 방에는 놀랍게도 한정수가 앉아있습니다. 변동우는 "제정신이야? 네가 여기 왜 앉아 있어?"라고 놀라며 그를 끌어내려고 합니다.

그러자 한정수는 변동우의 팔을 치며 "진작 까불지 말았어야지! 서로 피곤하니까 긴말 삼가겠다. 증거물 내놓고 강재미가 죽집 포기하게 해!"라고 협박합니다. 이 말을 들은 동우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요. 동우가 거세게 항의하자 "그럼 내가 얼마 전까지 강재미가 죽고 못 살던 남편이었다고 인사 드려야겠다"며 협박을 시작합니다. 그는 "강재미가 나하고 살 때 어땠는지 내가 지난 결혼생활 3년을 생중계 해드리면 충격 좀 받으실 텐데, 너희 엄마 혈압은 없으시지?”라며 깐죽거립니다.

변동우의 어머니 크리스탈 박(김수미 분)이 주스 두 잔을 들고 동우의 방으로 들어오자 가증스러운 한정수는 변동우의 어깨를 감싸며 친한 척합니다. 크리스탈이 나간 후에도 계속되는 한정수의  협박을 견디지 못한 변동우는 밖으러 나와 결국 가지고 있던 범죄의 증거물인 열쇠를 넘겨주며 "썩 꺼져라!" 쫓아냅니다. 다시 거실로 돌아온 변동우는 부모에게 "화내지 말고 듣거라 . 실은 재미 씨는~"이라고 어렵사리 말을 꺼냈는데, 이번에는 외출했던 써니 박(문희경 분) 이 황급히 들어오는 바람에 말이 끊기고 맙니다. 아까는 변춘남이 말을 가로막더니 이번에는 써니로군요. 그만큼 재미의 이혼녀라는 과거는 크리스탁 박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제작진은 교묘한 방법으로 자꾸만 이 고백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채희수를 만나는 써니 박을 협박한 한정수
 
상기된 얼굴의 써니는 "희수의 남편을 만났는데 그 불한당 같은 놈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써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써니는 아기의 배냇저고리를 변주리(병정수 분)에게 보여주며 "제 자식도 건사 못한 죄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채희수를 찾아가 쇼핑백을 내밀며 "그 애 주려고 만든 배내옷 받아라"고 하고는 승용차를 탔습니다. 이 때 별안간 한정수가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오른 것입니다. 변동우를 만나고 귀가하던 한정수는 써니가 아내 채희수를 만나 물건을 건네주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는 써니에게 "왜 왔느냐"고 발악을 하고는 "지금 남의 애를 키우게 생겼는데 왜 자꾸만 와서 방해하느냐? 한번만 더 내 눈에 뜨이면 당신을 어찌할지 모른다"고 협박을 한 것입니다.

써니의 말을 들은 크리스탈은 "남자든 여자든 과거가 있으면 절대로 안 된다"고 했고, 변춘남마저도 강 서방(재미의 아버지)처럼 과거가 있는 남자의 불가론을 내세우며 맞장구를 칩니다. 변춘남으로서는 딸 변주리가 아내가 있는 남자 강형도를 이혼시키고 사위로 삼은 것을 보며 이를 뼈저리게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변동우는 부모에게 강재미의 이혼녀고백을 하지 못한 채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조용하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크리스탈은 "아들이 속도위반을 하여 재미가 임신한 것"으로 알고는 좋아하고 있는데 이혼녀라는 사실을 고백하면 그냥 졸도할 것입니다. 

강재미는 "내 과거를 모두 지우고 싶다. 나를 좋아하는 부모님에게 실망을 주게 되어 너무 속상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고 자책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향후 뻔뻔남의 종결자인 한정수가 얼마나 더 악행을 저지르다가 수렁의 구렁텅이로 빠질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제작진은 앞으로 더욱 시청자를 우롱한 후에 그를 내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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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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