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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태연 황후 역의 한지우                                           목비 은고 역의 송지효  



백제가 점점 멸망의 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당나라 사신자격으로 백제로 들어와 조정을 이간질한 김춘추(이동규 분)가 문근(김현성 분)의 도움으로 사비성을 탈출하자 의자왕(조재현 분)은 흥수(김유석 분)가 심어 놓은 세작을 이용하여 신라의 대야성을 함락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승리에 도취하면서 김춘추에 대한 증오심에 불탄 의자왕은 항복한 대야성 성주 품석과 그의 아내를 직접 살해하여 신라 김춘추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원한을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품석은 김춘추의 사위였기 때문입니다.

의자왕의 실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로잡은 신라의 포로들을 살해하고 품석부부마저 죽이라는 임금의 지시를 거역한 계백(이서진 분)에게 황명 반역죄를 물어 포박하고 사비성으로 가서 참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충신 흥수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요. 계백을 옹호하는 흥수에게 불같이 화를 낸 의자왕은 계백이 없어도 백제가 신라를 정벌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신라진영에 들어갔다가 김유신(박성웅 분) 부대의 급습을 받아 낙마하여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게 제28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딸과 사위가 비참하게 살해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김춘추가 반드시 백제를 멸망시키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은 있었지만 그 이후 신라의 움직임은 별도로 포착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백제의 내분입니다. 의자왕의 유고(혼수상태)로 나라의 구심점이 없어지자 성충(전노민 분)과 흥수 같은 충신들은 귀족들을 설득하여 제1황후인 연태연(한지우 분)으로 하여금 왕의 대리청정을 맡도록 했는데, 조용하고 어리버리하게 보이던 연태연은 귀족과 대신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아들 부여태를 의자왕을 이을 태자로 정합니다. 물론 장자의 태자원칙을 고수한 충신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리청정을 맡은 연태연의 횡포도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집니다. 정사암회의에서 아들 부여태가 은고의 아들 부여효를 8대2로 누르고 태자로 결정되자 이를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는데, 연태연은 은고를 불러 술을 따르게 하고 일부러 술잔을 옆으로 옮기며 은고를 골탕먹입니다. 황후와 후비간의 반목과 질시는 항상 따르는 고정 메뉴로군요. 이때 현장으로 나온 흥수와 성충 그리고 계백은 "지금 황제가 환후(患候) 중인데 연회는 불가하다며 당장 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또 엉뚱한 일이 발생합니다. 무의도식하던 독개일당이 대신 중 위사좌평의 문객이 신라의 세작에게 의자왕의 환후에 대한 정보를 흘리는 것을 붙잡은 것입니다. 계백이 위사좌평을 잡아오자 연태연은 막무가내로 풀어주라고 합니다. 태자를 정할 때 자신을 지지해준 공신이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흥수와 성충은 연태연이 사적인 감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시일을 계속 끈다면 백성을 위한 개혁은 어렵다는 것을 간파하고는 계백과 의기투합하여 귀족들의 권한을 줄이려고 합니다. 이는 바로 "정전제"의 시행인데 정확한 제도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귀족들의 사유토지를 줄여 백성들의 부역을 감소시키는 제도인 듯 합니다. 이들은 "이 나라는 귀족과 왕실의 조정이 아니라 백성의 조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사암회의도 개편할 결심을 합니다.

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충신들은 귀족들에게 양보를 요구하지만 이들은 "왜 귀족들의 희생만 강요"하느냐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에 해서 귀족들이 내놔야 하는 토지는 겨우 1할인데 이도 양보하지 못하고 계속 백성을 수탈해야만 하느냐고 겁박도 해보지만 이들은 적반하장으로 왕의 총애를 업고 날뛰는 성충과 흥수를 몰아내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연태연의 눈엣가시는 후비인 은고(송지효 분)입니다. 연태연이 궁에서 태자가 결정되면 후궁과 다른 왕자는 궁을 나가는 게 궁중의 법도라며 은고와 아들 부여효를 출궁시키기로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놀란 은고는 신녀(이태경 분)를 찾아가서 동명묘에서 거행되는 태자 책봉의식 때 군사를 물리도록 요청하지만 신녀는 "모든 일은 순리대로 될 것이니 무모한 짓은 하지 말라"며 거부합니다. 은고는 결국 측근인 임자(이한위 분)를 통해 자객을 연태연의 내시로 변장시켜 살해하기로 하지만 이를 눈치챈 계백의 수하들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후궁이 황후를 살해하려 했다면 당장 참수하여야 마땅하나 계백은 당장 죽여달라는 은고를 포옹하며 애틋한 마음을 나눕니다. 국사를 처리함에 있어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면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한 계백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은고의 호위무사였다가 지금은 계백의 전령처럼 행동하는 초영(효민 분)이 계백에게 "장군은 백제의 기둥"이라고 하자 계백은 "백제의 기둥이기 이전에 한 여인의 사내이고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은고에 대해서는 뺨을 맞고도 잊지 못하는 모양이로군요.

은고는 의자왕의 병실을 찾아가서는 "이리 붕어할 수는 없다. 목씨 일족을 멸하고 나를 차지한 후 끝까지 지켜야지 왜 나를 두고 가느냐? 제발 일어나라! 그러면  용서하겠다"고 한탄합니다. 그런데 계백과 포옹을 나눈 은고는 또 다시 의자왕을 찾아가 "제발 일어나라! 그냥 가면 죽어서도 원망하겠다"고 애원합니다. 은고의 애원이 통했음인지 의자가 의식을 회복하고 눈을 뜹니다. 제30회 예고편을 보면 의자왕은 국정을 농간한 연태연을 질책하면서 흥수를 삭탈관직시키는 장면이 있더군요.



역사(歷史)는 의자왕의 후사로 은고의 아들 부여효가 태자로 책봉되었다는데 아마도 앞으로 남은 3회에서 이런 일도 방영되겠지요. 그러나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백제가 멸망하니 누가 태자로 책봉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제 욕심만 차리는 당시의 위정자들을 보며 후세 사람들은 교훈을 얻어야 할 터인데, 지금은 오히려 그 때보다도 더욱 각 이해관계자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는 듯 해서 참으로 씁쓸합니다. 밥그릇은 챙기더라도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는 억지만이라도 부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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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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