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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곧 국회에서 세계적인 뉴스거리를 만들 모양입니다. 한미 FTA의 국회비준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던 국회가 이젠 막판 실력행사에 돌입할 태세이기 때문입니다. 집권여당은 직권상정으로 밀어 부칠 작정이고, 야당은 지지자들에게 국회를 점령하라고 부추기고 있답니다. 한미 FTA에 대한 장황한 설명은 사족입니다. FTA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으로서 무역장벽을 해소 또는 완화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성장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수출을 주도하다보니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중심이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로 일본의 15%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흔히 수출을 적당히 하면서 내수만으로 버틸 수 있으려면 그 나라의 인구가 적어도 7천만명은 되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인구 1억명이 넘는 절대빈곤국가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가 내수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따라서 인구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진 인구여야 하겠지요.

                                                                 한미 FTA 찬성과 반대집회  

우리나라는 내수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생산된 제품을 팔아먹기 위해서는 수출을 늘려야 합니다. 민주당정권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를 간파하고는 재임 시 한미FTA를 적극 추진했고 이명박 정권이 이를 물려받아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미 FTA추진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인사들은 기가 막히게도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중책을 맡으며 이 한미 FTA 체결을 위해 앞장섰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정권이 바뀌어 집권당시의 경제논리를 정치논리로 변질시켰기 때문입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가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게 반기를 들었을까요? 만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 생존해 있었더라면 이들이 이렇게 "그 당시에는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가 독소조항인지 몰랐다"고 뻔뻔스럽게 말을 뒤집었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집니다.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솔직히 글쓴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퇴임 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하여는 재론하지 않겠습니다. 이는 한 마디로 나라의 불행이니까요. 다만 그는 집권하자마자 "이젠 막 가자는 것"이냐고 대통령의 품격을 손상시키는 말을 사용하더니 행정수도 및 공공기관지방이전 같은 엄청난 정책을 밀어 부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경제논리는 자취를 감추고 정치논리로 변질됩니다. 사실 지역의 균형발전이란 참 좋은 상생의 논리 같습니다. 이를 반대하면 낙후된 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역적으로 몰릴 지경이지요. 그런데 지역균형발전이 한 나라의 수도를 두 개로 쪼개고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전국으로 분산 배치해 이루어진다면 세계의 어느 나라인들 이를 적극 추진하지 않았을까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업종은 한 곳에 집중하여 모이는 게 현실입니다. 전자기기 하면 용산전자상가가, 서울의 백화점하면 명동입구와 영등포 역이 떠오릅니다. 따라서 업무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있는 공공기관은 중앙행정기관과 인접한 곳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발전은 그 지역의 지정학적인 입지와 역사문화 등을 감안하여 기능적으로 발전시켜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머리 좋은 정치인들이 무식한 글쓴이도 아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당연히 알았겠지만 문제는 선거입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기둥이 뽑히든 말든 당장 사탕발림의 공약으로 선거에서 이기려는 이기심의 발로입니다.

현재 제일 야당인 민주당이 야권과 연대하여 이처럼 후안무치하게 나오는 것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나타난 민심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한미FTA 반대를 반미운동으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야권통합에 주도권을 잡아 내년의 양대 선거(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직대통령이 국회로 가서 3개월 이내에 재협상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해도 야당은 미국장관의 확약서를 받아 오라고 어깃장을 놓습니다. 사실 미국의회가 먼저 비준한 협정에 대해 우리 야당이 이토록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입니다. 거꾸로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했는데 미국의 야당이 비준조건으로 동일한 요구를 했다면 한마디로 "미친놈들!"이라고 폄하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화를 위해 기여한 공이 많아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재수 및 삼수를 하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옥의 티입니다. 대권에 한번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국가의 원로로 조용히 살아야 하는데도 모두가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대기만성형이 되려고 욕심을 부립니다. 따라서 반FTA를 정치적 재기의 기회로 이용하려는 정동영 의원은 FTA를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늑약이라고 오버합니다. 경기도지사시절 경제전도사였던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실패하자 당적을 바꾼 후 지금은 반FTA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자리가 너무 아쉬워 욕먹을 넋두리만 늘어놓았습니다. 그나마 두 번이나 대선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충남의 맹주로 주저앉았던 이회창 전 대표가 뒤늦게 한미FTA를 찬성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자그마한 위안이로군요. 어쨌든 또 국회의 난장판을 봐야 하는 말 없는 다수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동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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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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