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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광현 역의 조승우


예로부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은 정말 진리입니다. 약한 새우는 단지 고래 근처에 있은 죄밖에 없는데 거대 고래싸움의 틈바구니 속에서 목숨이 위험해 지기 때문입니다. 마의 백광현(조승우 분)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그는 비록 말을 고치는 마의(馬醫)이기는 하지만 동료견습마의인 강달호가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침을 사용하여 그의 목숨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 일로 포청의 옥사로 감금되고 말았습니다. 마의로서 주제파악도 못하고 인의(人醫)의 영역인 침술을 사람에게 사용했다는 게 죄목입니다.

이 일을 주도한 자는 바로 내의원 제조 이명환(손창민 분)입니다. 그는 견습마의 강달호가 혼수상태에 빠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구실을 붙여 백광현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입니다. 좌의정 정성조(김창완 분)의 비호를 받고 있는 이명환은 삼의사(내의원, 전의감, 혜민서)의 최고수장인 수의(首醫)가 되고자 하였지만 이천에서 발생한 우역(소의 천연두)의 원인을 밝혀 이를 수습한 공로로 혜민서 제조 고주만(이순재 분)이 수의가 되자, 고주만의 힘을 빼 견제하기 위해 눈엣가시인 백광현을 모함한 것입니다. 특히 백광현의 재주를 인정하고 있는 고주만이 마의가 해서는 안될 인의노릇을 한 사실을 알고 이를 묵인한 것은 삼의사의 기강을 문란케 했으며, 백광현의 시침으로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진 것은 사람을 죽이려 한 것이라고 모함했습니다.

이명환은 측근을 동원해 강달호의 가족을 찾아가 백광현의 죄를 발고토록 하였고. 포도청에서는 득달같이 광현을 붙잡아 옥사에 감금시켰습니다. 이명환의 양딸인 강지녕(이요원 분)은 아버지를 찾아가 광현의 구명을 읍소했지만 거절당했고, 숙휘공주(김소은 분)도 곽 상궁(안여진 분)의 제지로 광현을 구해내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글쓴이는 공주가 광현을 구해주기를 은근히 기대했거든요. 광현은 관례에 따라 곤장 30대를 맞고는 풀려났지만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숙휘공주는 광현에게 매질을 한 포청 군사들을 잘라 버리라고 지시했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입니다. 다행히도 주변에서 광현을 도와준 사람이 많아 힘을 얻었습니다. 민간목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추기배(김희도 분)와 오자봉(안상태 분), 음식점 무교탕반의 주방장 오장박(맹상훈 분), 강지녕 그리고 숙휘공주까지 광현의 숙소를 찾아 간호하며 위로했습니다.


 

삼의사의 수의가 된 고주만은 제일 첫 번 째 개혁으로 혜민서 의생의 선발을 지금까지의 추천제에서 시험제로 바꾸려 합니다. 그는 고관대작의 추천으로 의생(의원)이 된 자들이 약재상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아 윗전에 뇌물로 바치는 비리를 알고는 이를 근절하기 위함입니다. 이명환이 나서 관례라고 반대하였지만 고주만은 현종임금이 참석한 삼의사 회의에서 이를 관철시켰습니다.

태형에 처해졌던 백광현이 다소 건강을 회복한 어느 날 고주만은 백광현에게 본초연의 등 의서 몇 권을 주며 열심히 공부하여 혜민서 의생선발시험에 응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광현으로서는 포도청에서 태형으로 곤장 30대를 맞을 때보다 더 큰 충격입니다. 양반들이 될 수 있었던 의생이 될 수 있다는 놀라움입니다. 예로부터 왕후장상(王侯將相)에 별도의 씨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시험제가 도입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광현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오직 사람을 살리려고 침술을 시행했지만 사람을 죽이려 했다는 억울한 죄명을 쓰고 옥에 갇히고 곤장을 맞은 사실이며. 자신의 시술을 받은 강달호가 의식을 회복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주만이 마의는 공부해서 인의가 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고 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광현이 사복시로 갔을 때 동료마의인 장 마의와 고 마의가 한 말입니다. 이 두 사람은 광현이 강달호를 시침할 때 옆에서 지켜본 견습마의들입니다. 두 사람은 광현의 억울함을 변호하고 싶었지만 내의원의 높은 양반(이명환을 지칭)이 강달호 식솔들을 유혹하여 고변토록 했음을 알게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광현에게 털어놓은 것입니다. 이건 모두 마의가 힘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습니다. 

광현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혜민서 의생시험에 보기 좋게 합격하는 길만이 지금까지 당했던 수모를 훨훨 털고 일어나 마음껏 의술을 펼칠 기회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마침 찾아온 강지녕에게 앞으로 마의가 아니라 인의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해보겠다고 단호하게 밝힌 것입니다. 한편, 강달호의 어머니는 돈을 주며 이번 일을 끝까지 함구하라는 이명환 측근의 당부에 "소문을 들어보니 그 마의가 침을 놓아 내 아들을 살렸다고 했다"며 광현에게 미안해하는 장면이 있었기에 이들을 통해 후일 이명환의 죄상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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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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