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현 역의 조승우
백광현(조승우 분)이 사암도인을 따라 천방지축 소가영(엄현경 분)과 함께 청나라로 떠난 지 수년이 경과되었습니다. 제작진도 그냥 "수년 후"라고만 표기하여 정확하게 몇 년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복을 입은 숙휘공주(김소은 분)가 나와 청상과부가 된지 3년이 지났다며 비단가게에 들러 앞으로는 입고 싶은 것 입고, 가고 싶은 곳을 가는 등 마음대로 살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이 나와 적어도 3년 이상은 지난 듯 합니다. 공주는 백광현을 사이에 두고 어쩌면 연적이 되었을 지도 모를 서은서(조보아 분)를 불러내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을지 자문을 구했는데요. 항상 조신한 행동을 하던 서은서가 공주에게 겉은 얌전하게 보여야 하니 미색 저고리를 입되, 나쁜 짓은 몰래몰래 하라고 하여 두 사람의 남다른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백광현이 청나라에 머문 시기는 그야말로 그의 의술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호기로 활용했는데요. 그는 수의 고주만(이순재 분)의 서찰유언으로 지목한 조선 최고의 명의인 사암도인(주진모 분) 밑에서 의술을 익혔고 그의 지도로 어려운 외과수술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번 제30회에서 광현이 살린 사람은 두풍증(중풍)에 걸린 음식점 주인과 정상분만이 불가능한 임산부에 대해 제왕절개수술을 성공한 일입니다.
먼저, 소가영의 고집으로 청국에서 가장 맛있는 만두집을 겨우 찾아 바리바리 음식을 시켰지만 음식맛도 엉망이고 손님도 줄어든 것을 알았습니다. 광현은 주방장(주인)의 미각이 달라진 것은 그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머리도 무겁고 어지럽고 미각도 없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두풍증(머리 감각을 마비시키는 중풍) 때문에 만두 맛이 달라진 것"이라며 그의 혀를 갈라 담석제거수술에 가볍게 성공합니다.
사암도인은 광현과 소가영을 데리고 영파관아의 부태수(송민형 분)를 만나러 갔는데요. 부태수는 호란 때 청국으로 끌려온 조선의 유민의 후손이었지만 절치부심(切齒腐心)하여 청국의 과거에 합격, 부태수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오래 전 사암도인이 부태수의 중병을 치료해준 인연으로 부태수는 사암도인을 매우 존경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번에도 괴질에 걸린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부태수의 17세된 딸은 병무시랑 가문으로 시집을 갔지만 옆구리에 15cm정도의 큰 혹이 생겨 가문의 수치로 생각해 감금된 상태라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며 한탄했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주문이로군요. 환자를 치료하려면 먼저 병자를 보고 만져(진맥) 병명을 알아야 하는데 외부인 접근이 금지되니 어찌 환자를 만날지도 고민입니다. 이럴 경우 마의 출신인 백광현의 지혜가 빛나는데요. 광현은 사돈인 부태수가 선물로 보낸 말을 끌고 와서는 집안의 마굿간으로 들어갔습니다. 광현은 매어둔 말에게 흥분제인 향초를 맡게 하고는 문의 잠금 고리를 빼어 버렸는데 잠시 후 말이 흥분하여 날뛰자 경비원들이 말을 안정시키려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사암도인과 함께 내실로 들어갑니다. 소가영도 하녀들에게 장신구(패물) 장사로 위장해 여자들의 혼을 빼앗아버리더군요.
광현은 사암도인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환부를 촉진(만져서 진맥)한 결과 음맥이 양맥보다 더 크게 뛰고 환부가 딱딱하기는 하지만 이는 종기가 아니라 회임한 태아라고 진단합니다. 사암도 자궁의 위치가 삐뚤어져 허리에 있는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때마침 산모가 산통을 시작해 고통스러워하자 사암은 제왕절개수술을 하라고 지시했고, 이런 수술경험이 없어 당황한 광현은 스승의 지시에 따라 차분하게 제왕절개수술을 진행합니다. 먼저 옆구리 배를 기르고 내장을 옆으로 치운 다음 자궁을 드러내 가르고 태아를 꺼내는 당시로서는 매우 위험한 수술입니다. 환자의 남편은 아내의 배를 갈라 산모와 아이를 살리려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미친 짓이라며 이를 제지했지만 곧 이어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나자 매우 기뻐합니다.
솔직히 이번 에피소드는 좀 과장된 면이 있어 보입니다. 선진문물을 받아들였다는 청국의 의료진이 자궁의 위치가 달라진 임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괴질에 걸렸다며 임산부를 감금한 것은 너무 무식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광현은 이번 제왕절개수술로 작고한 고주만과 현 스승 사암도인의 말과 같이 외과수술은 사람을 살리는 것임을 다시금 확신했습니다. 광현은 청국에 머무르며 후일 조선국왕의 어의가 될 자질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조선에서는 청상과부가 된 숙휘공주의 소식이외에 수의 이명환(손창민 분)이 위중한 세자를 시침으로 살려내었고, 강지녕(이요원 분)은 영달이란 이름으로 약계(藥契)를 조직하여 약재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는데요. 비밀리에 추진하는 이 약계사업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밀지를 전해 관군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도와준 인물은 이성하(이상우 분)였습니다. 지녕은 밀지의 글씨체를 보고 누가 보냈는지 알아보았지요. 이성하는 사헌부 관리로 단속정보를 잘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또 서두식(윤희석 분)은 서은서에게 청국에 백광현 닮은 자가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직접 청으로 가보겠다고 말하는군요. 청국 왕실에 위중한 환자가 발생하여 주변국의 의료진을 초청함에 따라 조정에서는 대규모 파견단을 꾸렸는데, 좌상 정성조(김창완 분), 수의 이명환을 비롯한 의관과 의생 및 의녀, 강지녕과 윤태주(장희웅 분)·박대망(윤봉길 분)도 포함되었습니다. 거의 전 의료진을 청국으로 파견하며 국내진료는 어찌 감당하려는 것일까요?
조선에서 수의 이명환이 청국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백광현은 크게 놀랐는데요. 조선에서 천적이었던 이명환-백광현이 청국에서 조우하여 의술대결을 펼칠지, 백광현-강지녕은 감격의 상봉을 할지 오늘밤 제31회가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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