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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부석사(浮石寺)라고 하면 경북 영주의 부석사를 떠올립니다. 가을단풍 특히 은행나무단풍으로 이름난 영주 부석사는 본당인 무량수전이 배흘림 기둥으로 되어 있어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미술사학자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절 이름의 부석사가 충남 서산의 도비산(352m)자락에도 있습니다.  

도비산 부석사는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도비산 기슭에 있는 천년고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입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95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절의 창건에 대해서는 두 개의 전설이 전해옵니다. 하나는 신라 문무왕 17년(677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그 뒤 조선조의 무학대사가 중건했다는 설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고려의 충신이었던 유방택이 망국의 한을 품고 낙향하여 이곳에 별당을 짓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아끼고 따르던 사람들이 그가 쓰던 별당을 개조해 부석사라고 불렀다고 전합니다.

이 중에서 의상대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이와 관련 서산시에서 세운 안내문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의상대사는 중국 당나라에 들어가 불법을 공부하였는데 아랫마을에 사는 선묘낭자라는 처녀가 의상을 흠모하였다. 의상이 신라로 귀국하기 전날 밤 낭자가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자 잘 타일러 돌려보냈지만 다음날 의상이 배를 타려고 하자 승복차림의 낭자가 다시 나타나 "결혼은 못해도 스님 곁에서 불도를 배우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의상의 단호한 태도에 그만 바다로 뛰어 들어 죽고 말았다. 그 다음 죽은 낭자가 용으로 변해 배를 따라 신라까지 따라와 숨어서 의상을 항상 따라 다녔다.

의상은 자기 때문에 죽은 낭자의 영혼을 위로해 주기 위해 절터를 물색한 다음 서산 도비산 자락에 절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절을 짓는 것을 반대한 동네사람들이 흥분하여 절에 불을 지르려고 했을 때 갑자기 큰바위가 공중으로 둥둥 떠올라 큰소리로 "모두 물러가라. 절 짓은 일을 계속 방해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호령하였다.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갔는데, 의상은 죽은 낭자가 용으로 그리고 용에서 다시 바위로 변해 절 짓는 일을 도와준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위는 절에서 잘 보이는 바다로 날아가 절 짓는 공사를 지켜보고 있었다하여  바위 이름을 부석(浮石), 절 이름을 부석사로 불렀다.』 그야말로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로군요. 의상대사와 관련된 창건설화는 영주의 부석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합니다.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설화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도비산 부석사라는 현판이 새겨진 일주문이 반겨줍니다. 일주문의 양 기둥이 석조로 만들어져 다소 운치는 없어 보이자만 현판의 글씨도 날아갈 듯 하고 지붕도 나무 색상 그대로를 살려 자연적인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여기서 부석사까지는 차도로 약 500m 정도입니다. 신록이 우거진 도로변에는 늦도록 남아있는 벚꽃이 태양볕을 받아 빛나는 가운데 초파일을 앞두고 달아둔 연등이 이곳이 불가의 세계임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부석사 일주문


 


 

 

 

보통의 사찰은 일주문 다음에는 천왕문이지만 이곳 부석사는 사자문이 있습니다. 두 마리의 사자상을 뒤로하고 계단을 오르면 본당인 극락전 앞 경내입니다. 좌측에는 영주 부석사처럼 안양루가 있군요. 오른 쪽 정진선원은 템플 스테이 장소입니다. 선원 뒤에는 7층석탑이 있지만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범종각을 금종각이라 부르는 것도 이채롭군요.

 사자문


 

 본당인 극락전

 안양루

 템플스테이 정진선원


 

 금종각
  


소나무 옆에는 부석사 표석이 보이고 그 아래에는 부도가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삼층석탑이 있고 그 위쪽 높은 곳에 산신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신각 위쪽에는 만공스님(1871-1946)이 수행하였다는 석굴이 있습니다. 서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도비산에 왔다가 뜻밖에도 영주 부석사와 닮은꼴인 부석사를 답사하리라고는 미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영주 부석사의 부석은 무량수전 옆에 있지만 서산 부석사의 부석은 서해 앞 바다에 떠 있음이 다른 점입니다.(2013. 5. 5)

 부석사 표석

 부도

 산신각으로 오르는 계단

 삼층석탑

 용왕각, 산신각, 선묘각


 

 만공스님 석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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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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