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맞이꽃과 낮달맞이꽃의 구분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밝은 밤이 되면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그 이름 달맞이꽃
아~아~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아래 고개 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위 글은 김정호가 지은 시에 가수 이용복이 부른 "달맞이꽃"이라는 노래입니다. 가사를 옮기다 보니 이용복의 맑은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달맞이꽃은 바늘꽃과에 속하는 2년생초로서 남아메리카의 칠레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 곳곳에서 귀화식물로 자랍니다. 이름 그대로 꽃이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오므라들었다가 밤이 되면 활짝 벌어지기 때문에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해서 <달맞이꽃> 또는 <월견초(月見草)>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반드시 밤에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해가 구름 사이에 숨은 흐린 날이나 미처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아침에는 활짝 핀 달맞이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낮달맞이꽃>은 달맞이꽃의 원예종으로 달맞이꽃과는 반대로 낮에는 꽃을 피우고 저녁에는 시드는 꽃입니다. 달맞이꽃은 노란색이지만 낮달맞이꽃은 연분홍색으로 <분홍달맞이꽃>이라고도 부르며, 꽃의 크기가 약간 큰 게 다른 점입니다.
낮달맞이꽃
키가 약 50-90cm인 달맞이꽃은 씨앗 수가 한 포기에 수백만 개나 되고, 아무 땅에서나 뿌리내려 잘 자랍니다. 다 자란 풀잎은 가축도 먹지 않기에 달맞이꽃이 전국에 널리 분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달맞이꽃의 효능
달맞이꽃은 뿌리에서 씨앗까지 모두가 유용한 약초라고 합니다. 달맞이꽃은 본래 북미 인디언들이 약초로 활용했다고 하는데, 인디언들은 달맞이꽃의 전초를 물에 달여서 피부염이나 종기를 치료하는 데 썼고, 기침이나 통증을 멎게 하는 약으로 달여 먹었습니다. 또 감기로 인한 인후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면 뿌리를 말려 끓여 먹기도 했습니다.
피부염이 생겼을 때는 7∼8월의 달맞이꽃잎을 생으로 찧어 피부에 바르면 좋고, 여성들의 생리불순과 생리통 경감에 도움이 되며, 지방조직을 자극하여 연소시킴으로 중년 이후 비만자들에게도 좋습니다. 10월에 달맞이꽃씨를 내어보면 작은 알갱이들이 터져 나오는데 이를 모아서 달맞이꽃 기름을 내어 복용하면 아토피성 질환을 완화해주고 피를 맑게 하며 관절염을 예방해 줍니다.
▲ 달맞이꽃의 애절한 전설
옛날 태양신을 숭배하며 살아가는 인디언 마을에 로즈라는 미모의 아가씨가 있었는데요. 인디언마을 사람들은 무척 강인하여 태양신을 숭배하면서 주로 낮에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로즈만은 낮보다 밤을 더 좋아했고, 태양보다도 달을 더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결혼축제가 열렸고 축제에서 처녀를 고르는 순서는 규율로 정해져 있었답니다. 총각들 중에서 전쟁에서 적을 많이 죽였거나 평소 사냥에 공을 세운 사람부터 마음에 드는 처녀를 고를 수 있고, 청혼을 받은 처녀는 그를 거역할 수 없었답니다.
축제가 있던 어느 날, 로즈는 추장의 작은 아들을 몹시 기다렸으나 추장의 아들은 로즈와 1년 동안 사귀었음에도 불구하고 로즈 옆에 서 있는 다른 처녀를 선택하고 말았어요. 실망한 로즈는 다른 남자의 청혼을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곧 병사들에게 붙잡혀 규율에 따라 귀신의 골짜기라는 곳으로 즉시 추방되고 말았습니다. 로즈는 그 곳에서 달님을 추장의 작은 아들이라 생각해 밤이면 밤마다 달을 사모했어요.
그로부터 1년이 흐른 후 추장의 아들은 사람의 눈을 피해 로즈가 있는 곳을 찾아 나섰고 큰 소리로 로즈를 불렀으나 찾지 못했어요. 다만 그는 희미한 달빛에 비친 한 송이 꽃을 보았을 뿐입니다. 로즈는 죽어서도 달맞이꽃으로 변하여 밤이면 언제나 달을 보고 피어났습니다. 로즈가 추장의 작은 아들과 사랑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죽었듯이 달맞이꽃도 2년을 살고 죽었기에 두해살이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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