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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마마 역의 오창석                             오로라 역의 전소민 





<오로라 공주>에서 오로라(전소민 분)의 올케언니 3명이 아버지 오대산의 죽음을 계기로 천왕식품이 도산하자 서류상 이혼한 채 미국에 유학간 아이들 곁으로 간다는 구실로 모두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황마마(오창석 분)의 노처녀 누나들과 이상한 인연을 이어가던 로라의 세 오빠들은 미국에 체류중인 아내들의 교통사고와 암 진단을 이유로 또 도미해 로라의 가족은 오로지 어머니 사임당(서우림 분)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임성한 작가가 출연배우를 일회용으로 처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오로라-황마마의 러브라인을 전제로 시작한 드라마이기에 로라 세 오빠의 중도하차로 이들과 마마의 세 누나가 러브라인을 이루어 소위 4중 겹사돈을 기대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는 비판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4중 겹사돈이야기를 더욱 진전시켰더라면 아슬아슬하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막장이라는 비난을 들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소 빠르기는 했으나 초반에 이를 정리한 것은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하여 3형제-3자매 이야기를 진행시켰더라도 스킨십은 불가능하여 매우 밋밋한 장면만 연출되었을 것입니다. 솔직히 사중겹사돈 발상자체가 뜬금 없었거든요. 작가도 뒤늦게 이를 깨달았다고 판단됩니다. 실제로 오수성(오대규 분)이 황자몽(김혜은 분)의 운전기사로 일하며 달달한 관계를 형성했지만 포옹한번 하지 못하고 끝난 것은 로라-마마의 러브라인 때문입니다. 다만 로라를 반대하는 세 누나는 그대로 두고 마마를 반대하는 세 오빠를 하차시킨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요. 

 

한꺼번에 8명(교통사고로 죽은 오대산 회장 및 프랑스로 떠난 불륜녀 박주리 포함)이 하차한 빈자리를 새로운 인물들이 차지했습니다. 드라마 촬영팀의 윤해기(김세민 분) 감독, 로라의 매니저 설설희(서하준 분)와 그 부모, 박사공(김정도 분)의 동성애자 나타샤(송원근 분), 그리고 노처녀 황미몽(박해미 분)의 딸 노다지(백옥담 분) 등은 당초 출연진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거의 매회 등장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지금 시청자들로부터 오로라와 설설희를 맺어주라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일부는 오로라와 황마마를 빨리 결합시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만일 글쓴이가 작가라도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앞으로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막판에는 오로라-황마마 커플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주안점은 지금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오로라는 가족이 현재 어머니 사임당 밖에 없습니다. 황마마를 반대했던 로라의 지원군인 오빠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사임당마저도 황마마의 사근사근한 작전에 홀랑 빠져 이제는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지경에 다다른 것입니다. 황마마를 반대할 응원군이 모두 사라져 로라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대로 로라가 손을 들어 마마와 결합하고 나면 이 드라마의 러브라인은 별 볼일 없게 됩니다. 따라서 제작진은 로라로 하여금 독한 마음을 먹고 황마마를 반대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로라는 사임당에게 황마마가 찾아오면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사임당은 살갑게 찾아오는 그를 외면할 수 없었고 모든 점에서 믿음직한 마마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로라도 마마를 싫어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는데 바로 마마가 매니저 설희를 거짓말쟁이로 평가한 대목입니다.

마마와 함께 떡대를 데리고 산책을 다녀온 사임당은 귀가한 로라에게 "마마는 정감이 간다. 네가 결심하면 누나들 문제는 해결한다고 했다. 100% 완벽한 사람은 없다. 매니저가 거짓말을 한다며 조심하라고 하더라"고 전합니다. 그러자 로라는 왜 매니저를 씹느냐고 화를 내는군요. 매니저의 거짓말이란 설희가 로라에게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면서, 스태프들과 회식자리에서는 애인이 없다고 말한 것을 뜻합니다.

 

어머니까지 마마의 편이 되자 결국은 로라가 직접 나셨습니다. 로라는 마마를 만나 "왜 매니저 뒷담화하나? 광고 따느라 발벗고 뛰었다. 그리고 순진한 우리 엄마 흔들지 말라! 누나들이 찾아오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따집니다. 마마는 "내가 가난한 작가였어도 넌 나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 전으로 돌아와 달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해 주겠다"고 백기를 들고나옵니다. 로라는 "누나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난 한번 뱉은 말 거두고싶지 않고 뻔뻔해 지고 싶지도 않다. 어머니가 약해졌으니 오지 말라! 누나들로부터 당신을 빼앗고 싶지 않다. 만일 10년 후 우리가 미혼이면 그 때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마는 "우린 틀림없이 결혼한다. 이는 우리의 운명이자 인연이다. 빨리 한집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 로라는 마마에게 밥을 사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하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는데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앞으로의 결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막판에 러브라인을 완성하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입니다. 이미 로라는 자신의 생일날 설희의 어머니가 미역국과 케이크를 만들어 주고, 또 설희의 노력으로 광고를 따내자 설희를 완전히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로라는 설희와 하루 일과를 마치고 헤어지며 "만일 설희가 애인에게 버림받을 경우 나에게 오라!"고 생각할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따라서 앞으로 로라는 마마를 점점 멀리하면서 설희와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로라는 설희가 단순히 연예기획사를 꿈꾸는 청년이 아니라 재벌의 아들임을 알고는 크게 놀라겠지요. 그렇지만 로라로서는 이런 설희를 이해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로라 자신도 처음 황마마를 사귈 때 천왕식품의 딸임을 숨긴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설희의 어머니 안나(김영란 분)가 미용실에서 로라를 테스트하고, 설희의 아버지 설국(임혁 분)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팬이라며 기념사진을 찍은 사실은 생각하기에 따라 기분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로라는 황마마를 멀리하고 설희를 가까이 함으로써 삼각 러브라인을 장기전으로 몰고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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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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