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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설희 역의 서하준               오로라 역의 전소민               황마마 역의 오창석 


지난달 하순 제134회를 시청하고 난 후 글쓴이는 <빛이 보이는 오로라·설설희 재결합>(2013. 11. 29)"이라는 리뷰를 통해 "욕먹을 각오로 쓰는 예상결말 시나리오"라는 소제목아래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사실 작가는 설설희(서하준 분)를 살릴지 죽일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호지킨 림프종 또는 다른 암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반드시 설희를 살려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글쓴이도 이에 동조합니다. 그렇지만 이 경우 드라마의 결론이 너무 여론(감정)에 치우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제3의 선택입니다. 이미 지난 대사 속에 결말에 대한 암시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오로라(전소민 분)-황마마(오창석 분) 부부는 법적으로 완전히 이혼시킵니다. 그리고는 로라와 설희는 결혼합니다. 로라가 임신한 가운데 설희는 갑자기 병이 악화되어 숨을 거두는 방식입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설국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희로서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꿈에도 그리던 첫사랑 로라와 결혼해 임신까지 시켰고 로라의 간호를 받으며 죽을 수 있어 행복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입니다. 로라로서도 자신의 소원처럼 설희의 아이를 키우며 안나 부부와 함께 딸 겸 며느리로 남은 여생을 조용하게 보낼 것입니다. 10년 후 설희 부모와 로라 그리고 설희의 아이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이후 위 예상이 어느 정도 적중해 로라-마마 부부는 법적으로 완전히 이혼하고, 로라는 설설희와 웨딩마치를 울린 후 별장으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설희와 로라가 정말 행복하다며 처음으로 키스할 때 감격해 마음을 설레인 시청자들도 다수 있었겠지요. 이미 설희가 항암치료를 시작했기에 앞으로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치료에 전념하면 될 일입니다. 설희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옷을 입은 로라가 침대 시트 위에서 설희의 몸에 머리를 올려놓고 잠든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초야도 치르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래도 신혼부부인데 제가 너무 오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막판까지 산으로 가는 황당무계한 스토리  

<오로라공주>는 <왕가네식구들>과 닮은꼴입니다. 전체 시청률 1-3위를 달리고 있고, 거듭되는 막장요소로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의 끝판왕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오로라공주는 연이은 배우하차, 유체이탈, 가증스런 시누이들, 주인공들의 잦은 변심 등을 다시 거론하는 하는 것은 이제 식상하지요. 그런데 종영을 앞두고 막판까지 이해할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가니 이런 글을 쓰게 됩니다. 왜 뿔이 났는지 한번보고 갈까요?    
 

① 신혼여행 중 설희를 뇌출혈로 쓰러지게 하다니!

설희는 서구식 아침 식사(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를 준비했고, 둘은 맛있게 먹다가 설희는 전화벨이 울리자 전화를 받으러 부엌에서 나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전화벨이 계속 울립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로라가 나가보니 거짓말처럼 설희가 마루에 쓰러져 있습니다. 놀란 로라는 119에 연락하였고 구급차에 실려 잠실병원 응급실로 갑니다. 뇌출혈에 걸린 설희는 수술을 받았는데, 급히 병원으로 달려온 설희의 모친 안나(김영란 분)에게 "이제 무섭다. 더 이상 자신이 없다. 못 견디겠다. 정말 너무하다"고 한숨을 쉽니다. 설희의 아이를 낳아 기르며 살겠다고 각오를 다진 로라가 이토록 무너지는 것은 아무래도 로라 답지 아니합니다.

솔직히 설희가 이렇게 뇌출혈에 걸린 설정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뇌출혈에 걸린다면 설희의 아버지 설국(임혁 분)의 한탄대로 설희는 항암치료도 못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설희가 결혼한 이후 항암치료를 받으며 로라와 꿈같은(?) 투병생활을 하게 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 글쓴이가 잘못인가요? 신혼의 단꿈도 누리지 못하고 설희를 쓰러뜨리려면 결혼은 왜 시켰는지 개도 소도 이해 못할 일입니다. 

 

② 황마마에게 로라의 병간호를 부탁해 불안한 동거시작
 
그런데 의식을 회복한 설희는 로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비서를 시켜 마마에게 전화를 걸었고, 병원으로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마가 병원에 나타나자 설희는 "도와달라. 간병인이 신경 쓰인다. 나 홀로 못 일어난다. 다른 사람은 마음이 안 놓인다. 로라와 황 작가에게 내 몸을 의지하고 싶다. 이해 안되나?"고 말합니다. 마마는 로라가 좋다고 하면 그리 하겠다고 대답했는데, 설희는 로라를 설득시켜 달라고 합니다. 마마는 알았다면서 병마의 회복에만 신경 쓰라고 주문하는군요.

도대체 설희가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혈액암4기 판정을 받은 설희가 빨리 치료하라고 종용하는 박지영(정주연 분)에게 "암세포도 생명인데 나 살자고 이를 죽일 수 없다"는 엽기대사를 하였고, 이 말은 지금도 설희의 나쁜 이미지로 남이 있는데 이혼한 부인의 전 남편에게 자신의 병간호를 부탁하는 게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로라와 마마는 설희 병실에서 자주 조우하게 될 테니까요.

마마의 전화를 받은 로라는 설희가 마마에게 돌봐 달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는 직접 마마를 만나 "말도 안 된다. 간병인이 있다"며 싫다고 잘라 말합니다. 마마는 "나도 마련 없다. 병실에서 나 보기 불편하면 시댁에 가 있어라. 설 대표의 부탁을 받은 이상 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세상에 어느 아내가 남편의 간호를 정적(情敵)이었던 이혼한 전 남편에게 맡겨두고 시댁에 가 있겠어요? 정말 마마의 대답도 상식에 어긋납니다. 마마는 로라에게 설희를 다른 사람(간병인) 손에 맡길 수 없다며,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강조하는군요. 

 

③ 로라의 현 남편과 전 남편의 호형호제(呼兄呼弟) 

마마는 로라에게 암세포는 어쩔 수 없지만 몸은 운동시켜서 정상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장담합니다. 또 마마는 두 사람이 행복해야 자신도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서 왜 자신을 힘들게 하느냐고 반문하네요. 마마는 설희를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시금 힘주어 말합니다.

설희는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며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만일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당부합니다. 설희 부모는 로라가 아들 옆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설희는 로라를 평생 혼자 살 게 할 수 없으니 자신이 죽고 없으면 로라가 황 작가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간병인과 로라가 함께 있는 것이 신경 쓰여 마마를 불렀다고 하면서. 설희가 마마를 간병인으로 부른 것도 이런 이유로군요. 그렇다면 설희가 로라와 결혼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이 죽을 경우 로라가 전 남편에게 돌아가기를 원했다면 결혼이 장난도 아닌데 결혼을 해서는 안되지요. 물론 결혼 당시 설희는 꼭 살아 남아서 로라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은 했으나 뇌출혈로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시청자로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퇴원한 설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활운동입니다. 마마는 누나 황자몽(김혜은 분)에게 지방으로 출장을 간다고 속이고는 마마의 집으로 입주합니다. 설희는 마마에게 형이라고 부를 테니 동생처럼 편하게 대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설희는 늘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음을 고백하네요. 이에 대해 마마가 그렇게 하겠다고 즉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마는 로라에게 설희를 동생처럼 잘 돌보겠다고 다짐한 이상 두 남자는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한 것입니다. 실제로 일어서려는 설희가 힘에 겨워 그냥 주저앉자 버리자 마마는 설희에게 "이대로 앉은뱅이 되려고? 힘이 생겨야 항암치료 받지? 로라를 과부로 만들 거냐?"고 소리치더군요. 로라를 사랑한 두 남자의 모습을 보면 정말 눈물겨운 장면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요?

로라의 어머니 사임당과 불륜녀인 왕여옥(아버지 오대산과 통정)이 서로 형님 동생하는 사이가 된 것은 이미 경험했습니다. 부계사회에서 첩이 본처를 형님이라 부르던 상황과 유사했었지요. 그렇지만 모계사회도 아닌데 아내의 전 남편과 현 남편이 호형호제한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또한 비록 병실이라고 하지만 한 여자와 이혼한 남편 및 재혼한 남편이 함께 있는 불안한 동거도 참으로 기이합니다.

 

▲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작가에게 바라는 말 

막판까지 드라마 전개가 너무 황당무계하여 솔직히 앞으로 결말이 어찌 될지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슈퍼 갑(甲)인 작가가 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칼끝을 쥐고 있는 허약한 시청자인 을(乙)은 무지막지하게 피를 흘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황마마-오로라-설설희 삼각라인이 어찌 결말이 나든 관심이 별로 없을 정도로 허탈해 졌습니다. "그대 두고 어떻게 나 홀로 떠나느냐"는 노랫말이 자꾸만 설희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 하군요. 그렇지만 황시몽(김보연 분)-자몽 자매는 화끈하게 응징하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실연의 고통만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지금 황시몽은 촬영감독 백도(설운도 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온갖 교태를 부리고 있지만 백도는 무관심하며, 또 노다지(백옥담 분)가 백도를 모친 황미몽(박해미 분)과 이어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어 시몽의 짝사랑은 헛사랑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자몽은 남자가 되어 다시 등장한 나타샤(송원근 분)에게 필(feel)이 팍 꽂혔는데 후일 동성애자였음을 알고는 혼비백산하겠지요. 아무튼 앞으로 종영까지 단 11회만 남겨 놓아 진짜 결론을 볼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욕하면서도 끝까지 시청은 해야 결말을 알겠군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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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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