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완 역의 이대연 서동하 역의 정보석 강하윤 역의 서민지
지금까지 시청한 미니시리즈 중에서 처음 도입부인 2회만에 이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앞으로 소시민이 거대한 악의 집단에 맞서 어찌 싸우는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되었으니까요. 그간 엉뚱한 사람에게 살인누명을 씌우는 수법은 자주 동원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골든 크로스>처럼 무고한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딸을 살해한 누명을 씌운 것은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한민은행 팀장인 강주완(이대연 분)은 사법연수원에 다니는 아들 강도윤(김강우 분)과 연예인 지망생인 딸 강하윤(서민지 분) 그리고 항상 능력이 없다며 바가지를 긁는 아내 오금실(정애리 분)을 두고 있는 그야말로 양심적인 소시민입니다. 오금실은 가게를 인수하겠다며 3억원을 빌려오라고 남편에게 닦달합니다. 그런데 권세일(정원중 분) 한민은행장을 비롯한 고위관계자들은 강주완에게 은행의 BIS 비율을 고의로 조작하라고 지시합니다. 이들은 금융당국과 짜고 은행을 팔아치울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강주완은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생각해 이를 거절합니다. 그러자 은행장이 직접 나서 주완에게 한 밑천 주겠다며 압력을 행사하자 주완은 아내에게 줄 가게매수자금이 생각나 결국은 이를 조작해주는 대가로 3억원(통장)을 받아 아내에서 건네주었습니다.
그런데 주완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은행이 매각되고 나면 구조조정을 이유로 대량해고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주완은 주민호 상무실에서 서류를 다시 빼낸 다음 막 가게인수계약을 하려는 아내에게 달려가 통장을 빼앗았습니다. 행장에게 통장을 돌려준 주완은 당연이 해고되었지만 그는 구용수 노조위원장에게 은행매각추진사실을 알리고 짱돌뉴스 길상준(박병은 분) 기자에게도 이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그렇지만 구용수는 한민은행장을 만난 자리에서 고용승계만 이루어진다면 주인이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경영진과 유착된 귀족노조의 전형을 보여주었지요.
한편, 연예인 지망생인 주완의 딸 강하윤은 클럽 골든크로스 대표 홍사라(한은정 분)로부터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인 시켜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오디션을 보러 1등석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홍콩에서 맞닥뜨린 일은 오디션이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서동하(정보석 분) 금융정책국장에게 성 상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귀국한 하윤은 홍사라 앞으로 끌려갔는데, 하윤은 오빠가 사법연수원생인데 지금 더 이상 문제제기하지 않고 연예인을 그만 두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사라는 "그런 경험 알고 연예인 시작하지 않았나? 그분이 널 예쁘게 보았으니 스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계약금 5천만원 입금시키겠다. 어제 네가 만난 사람은 네 오빠에 대해 검사든 변호사든 못하게 할 수 있다. 만일 약속을 파기한다면 그 대가는 네 오빠가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신명의 박희서(김규철 분) 변호사는 서동하에게 강주완이 양심선언이라도 하면 곤란하니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군요. 강하윤과 부적절한 관계를 계속하는 서동하는 하윤에게 명품시계 등을 사서 선물하지만 하윤은 이를 거절합니다. 동하는 하윤의 모친이 입원한 것을 알고는 도와주는군요. 하윤의 어머니 오금실은 하윤의 도움으로 가게를 인수해 음식점을 열었습니다. 하윤의 아버지 강주완은 은행에서 해고 된 후 가족에게는 말도 못하고 건설현장의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윤은 아버지와 통화하며 "한민은행 정년퇴직 시에는 케이크를 사 주겠다"고 말했는데 한민은행이라는 말에 놀란 서동하가 하윤의 휴대폰을 보니 바로 해고된 강주완의 사진이 있습니다. 놀란 서동하는 "네가 강주완의 딸이었나? 네가 날 우롱해? 지금까지 날 가지고 논 목적이 뭐냐?"면서 미쳐 날뛰더니 골프채를 집어 하윤을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이성을 잃은 것은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 김세령(이아현 분)에 대한 반감도 교차했기 때문입니다.
시신를 앞에 두고 정신이 혼란한 서동하 앞에 박희서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하윤은 강주완이 죽였다고 자백하게 만들면 된다"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그는 하윤의 전화로 주완에게 할 말이 있으니 급히 빌라로 오라고 문제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런데 빌라에 와서 주완이 발견한 것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은 딸의 싸늘한 주검입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주완을 경찰서로 끌고 가서 휴대폰을 빼앗고는 "왜 딸을 죽였나? 골프채에서 당신의 지문이 나왔다"고 윽박지릅니다. 그리고는 박희서가 기다리고 있는 면회실(조사실)로 주완을 밀어 넣습니다.
박희서는 "당신의 선택에 따라 당신의 가족들도 딸과 같은 운명에 처한다"고 협박하면서 식당에서 사법연수원 수료파티를 열고 있는 현장의 동영상과 시한폭탄이 장착된 가스통을 보여주며 딸을 살해했다고 자백하지 않으면 가족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다시 협박합니다. 주완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딸을 살해했다고 자백했고 시한폭탄의 초읽기는 멈추었습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강도윤에게 경찰관은 피해자는 강도윤, 용의자는 강주완이라고 말했을 때 도윤은 까무라쳤습니다. 주완은 "내가 하윤을 죽였다. 미안하다"고 합니다.
거대한 악의 집단에 맞서다 강주완은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자신은 살인누명을 쓰고 딸을 죽인 범인으로 둔갑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정말 이와 같은 스토리는 비록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사상 가장 잔인한 음모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강도윤이 어떻게 여동생과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지 두고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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