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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옥분 역의 정영숙                              오동팔 역의 김용건  

 

 

 

 

MBC TV 일일드라마 <불굴의 차여사>는 <빛나는 로맨스> 후속 작입니다. 차미란(김보연 분) 여사는 홑 시아버지를 모신 종부로 집안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남편 오달수(오광록 분)는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쫓겨나 백수가 되었고, 아들 오기훈(신민수 분)은 계약직으로 일하다 정식직원 시험에 실패해 역시 청년백수가 되어 치과의사인 이윤희(하연주 분)의 가정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차 여사는 아들이 처녀의 가정부로 일하는 것을 모르는 상태이지요. 오기훈이 이런 한심한 일을 하게 된 것은 이윤희의 자동차와 접촉사고를 낸 후 150만원 상당의 돈을 갚을 수 없어 몸으로 때우기로 한 때문입니다. 현재 이윤희는 성실한 오기훈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긴 상태라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차여사와 이윤희의 어머니 신현숙(김동주 분)은 매우 까칠한 친구여서 두 사람의 교제를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편의 실직으로 차여사는 프랑스에서 유학중인 차녀 오민지의 학비를 보내줄 수 없을 정도로 곤궁해 졌습니다. 또한 차여사의 시동생 오달구(윤다흔 분)-정숙(김수현 분) 부부와 시누이 오달자(이윤미 분)는 차여사가 이런 어려움에 처한 줄은 모른 채 도울 생각은 전혀 하지 아니하고 김치 하나라도 더 얻어먹으려는 이기주의자들입니다.

 

차여사에게 가장 큰 고민은 장녀인 오은지(이가령 분)가 사귀는 녀석이 하필이면 오달수가 쫓겨난 회사의 대표인 김지석(박윤재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별로 내세울게 없는 집안의 딸이 회사대표와 사귄다면 부모로서는 당연히 좋아해야 하겠지만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김지석은 "하루아침에 목을 자르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오달수-차여사에게 매우 심한 말로 인간적인 모멸감을 준 사실이 있었습니다. 물론 두 회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도 힘들었겠지만 그는 "회사가 필요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닌가! 왜 이런 행패를 부리나!"면서 강제로 끌어내고 말았던 것입니다. 물론 김 대표는 오달수-차여사가 애인인 오은지의 부모라는 것을 모르고 한 거침없는 행동이었지만 앞으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은지 부모는 김 대표를 싹퉁머리 없는 놈이라며 반대했고, 김지석은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면서 오달수에게 무릎까지 꿇고 빌었지만 오달수-차여사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차여사를 더욱 힘들게 만든 사람은 1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된 시아버지 오동팔(김용건 분)입니다. 한 가정의 시아버지라면 집안의 어려움을 잘 알고 가족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도입니다. KBS 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홀아비 가장인 차분봉(유동근 분)은 의사로부터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자신의 병을 숨긴 채 2남1녀의 자식들이 자립하여 잘 살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동팔은 한마디로 철이 없고 지극히 이기주의적인 영감입니다. 아내의 1주기 제삿날 가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느닷없이 재혼을 하겠다고 선언해 가족들을 기함하게 만들더니 초혼이라는 여자친구 미미(본명 공복자/홍여진 분)의 요청에 따라 고급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나중에 아들이 실직한 것을 알고는 호텔결혼식은 포기했지만 식을 올리는 대신 1개월 내 새사람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 테니 가구도 새로 들여 신방을 핑크빛으로 꾸며 달래서 또 한번 시청자들마저 놀라게 만듭니다. 정말 노망이 들어도 유분수지 참으로 한심한 영감입니다. 아버지의 재혼계획에 놀란 딸 오달자가 찻집을 운영하는 미미에 대해 알아본 결과 그녀는 가게 세와 집세마저 밀린 완전 개털이며, 현재 채권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고 있음을 알고는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평소 애교만점인 미미가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던 오동팔은 찻집으로 달려갔으나 그곳에는 이미 사기 당한 돈을 찾으려는 채권자들만이 우글거릴 뿐 미미는 남편과 함께 지방으로 도망갔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철부지 오동팔은 평소 구두쇠 노릇을 하며 모은 돈 1천만원을 날렸다고 땅을 쳤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한편, 평소 오은지를 참으로 착하고 싹싹한 아가씨로 좋게 봐온 김지석의 할머니 임옥분(정영숙 분)은 은지 부모에게 지석이 막말을 한 사실을 모른 채 음식을 선물로 보냈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한다며 오히려 반감만 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손자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임옥분은 오달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오달수는 "할 말이 없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쏘아붙였고, 달수의 전화기를 빼앗은 오동팔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전화질이나? 염치가 있어야지!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며 버럭 소리를 지른 후 끊어버렸습니다. 기가 막힌 옥분은 오동팔의 집으로 왔지만 이를 알게 된 지석이 달려와 옥분을 겨우 돌려보냅니다.


 

 

오동팔은 지석에게 만나자고 요청했습니다. 딱 부러지게 손녀인 오은지와의 교제를 반대할 작정이었지요. 그런데 꼬리곰탕집에서 지석을 만나 식사를 하며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동팔은 지석에게 "자네는 진국이다. 지난 일은 실수였던 것 같다"고 너그럽게 말한 뒤 "은지 아빠 재취업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조건으로 교제를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옥분은 동팔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처음으로 만났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고향인 고성군 거진에서 오빠-동생하며 지낸 첫사랑이었습니다. 동팔은 옥분의 남편이 아들(지석 아버지)을 낳은 후 몇 년만에 죽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동팔은 옥분과 헤어지면서 옥분이 떨어뜨린 핸드백을 잡으려다 손을 스쳤는데 귀가한 동팔은 이를 잊지 못했습니다. 동팔은 앨범에서 옥분과 함께 찍은 빛 바랜 사진을 꺼내들고는 과거를 회상합니다.

 

동팔의 교제허락에 고무된 김지석은 은지를 통해 동팔에게 쉐타까지 선물했지만 동팔은 가족들에게 "은지와 김 대표의 만남은 말이 안 된다. 부모에게 효도는 못할 망정 김 대표와 사귀는 것은 배은망덕한 일"이라고 확실히 선을 긋습니다. 이에 오달수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줘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합니다. 은지로부터 소식을 들은 김지석은 동팔을 만나 마음이 변한 이유를 물었는데, 동팔은 "은지 부모와 얽힌 게 실수였다. 잘 못된 인연을 제자리로 돌릴 뿐이다. 어른 말에 토를 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잠시 헷갈린 것은 사과한다"며 잘라버립니다.


 

 

오동팔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변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지석의 할머니 임옥분 때문입니다. 오동팔은 임옥분을 다시 만나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어제 너 본 후 한숨 못 잤다. 재춘이 나쁜 자식! 나에게 널 빼앗아 갔으면 오래 살아야지 일찍 죽은 그놈도 밉고, 돈 없다고 날 반대한 네 부모도 밉고, 지난 세월도 밉다.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부터라도 너와 못 다한 정 나무고 싶다. 은지와 김 대표는 잊어야 한다. 어제 네 손 스치며 옛날 기억이 다 났다"고 사랑을 고백하고 만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옥분은 "손주 앞길 막는 할미가 되고 싶지 않다. 오늘 이야기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자리를 뜹니다.

 

임옥분이 시종일관 이런 자세로 나갈지는 미지수입니다. 동팔의 애정공세에 옥분도 부화뇌동할지 어떨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설마 황혼 로맨스(로맨스 그레이)로 청춘남녀에게 피눈물을 흘리도록 만들지는 않겠지요. 120부작인 드라마가 이제 겨우 13회까지 방영되었는데, 김지석-오은지 커플이 방영초기인 지금 단계에서 러브라인이 완성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따라서 제작진은 오동팔-임옥분의 로맨스 그레이를 일정기간 지속시킬지 아니면 오은지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기거나 김지석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겨 삼각러브라인을 형성하다가 막판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구도를 선택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오동팔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영감탱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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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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