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산골에 사는 조병만 할아버지는 9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생활이 어려워 강계열 할머니의 집에 들어가 7년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게 인연이 되어 나이 19살에 14세의 강계열과 혼인을 했습니다. 이 대화로 보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나이차이는 다섯 살입니다. 할머니에 의하면 할아버지는 혼인 후 나이 어린 신부를 건드리지 아니하고 얼굴과 몸을 만지며 지내다가 신부가 17세가 되었을 때 비로소 부부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들은 12남매를 두었지만 6남매(1남 5녀)는 어렸을 때 죽고 6남매(3남3녀)만 키웠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는 시장 통의 옷가게로 가서 어린 아이 내복 6벌(6세용 3벌, 3세용 3벌)을 구입했습니다. 처음에는 현재 증손주나 고손주 주려고 구입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어렸을 때 사망한 자녀들을 위한 옷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세 세상으로 먼저 간 자식들이 아버지를 만나러 갈 때 입을 옷이었던 것입니다.

 

이 때 할머니는 가게의 주인에게 몇 살인지 물었는데, 주인은 78세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젊다"고 말합니다. 주인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연세를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난 89세, 할아버지는 98세"라고 대답합니다. 그렇다면 할머니 부부의 나이차이는 9살인데 서두에 나이차이가 5살이라고 했으니 오류가 있는 듯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에도 나이차이가 9살이라고 했으니 그리 알아야 하겠군요.

 

노부부는 봄이면 꽃을 따서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이면 서로 물장구를 치며, 가을에는 낙엽을 던지면 장난을 치고, 겨울이면 눈사람을 만드는 등 젊은이 못지 않은 낭만적인 생활을 이어갑니다. 밤에 할머니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무섭다는 할머니의 부탁으로 화장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잉꼬부부임을 웅변으로 증명합니다.

 

할머니는 다래 등 나물을 뜯어 식사를 준비하며, 때로는 할아버지가 밥을 짓기도 합니다. 노인회 주관으로 정선관광도 다녀왔는데, 관광버스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장면을 삽입시킨 것은 옥의 티였습니다. 관광버스에서의 음주가무는 안전운행에 장애가 되므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목욕시켜주기도 하고 손을 꼭 잡고 시장에 가기도 합니다. 노부부의 생일축하를 해 주기 위해 모인 가족들 중 여동생은 큰오빠에게 큰아들 노릇을 제대로 하라며 대판 싸워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 부분은 인위적으로 상황을 만든 듯 했지만 보기에는 좋지 않았습니다. 노부부는 두 마리의 강아지를 길렀습니다. 공짜로 얻은 암컷은 "공순"이, 수컷은 "꼬마"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꼬마가 돌연 죽고 말았습니다. 할머니는 꼬마를 파묻은 후 불쌍해 죽겠다며 눈물을 보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점점 기침이 심해지던 할아버지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연세가 많아 더 이상 약을 쓸 수가 없으니 편안하게 여생을 마치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를 찾아온 장남은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며 통곡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할머니는 담담하게 할아버지의 임종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할아버지의 옷을 챙겨 태우며 "먼저 가서 날 데리려 오면 함께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이제 할아버지는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해 매우 수척해 져 병원으로 모셨고, 할머니는 남편의 삼베옷 등 수의를 챙깁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3개월만 더 살다 함께 가기"를 원했지만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정정하던 때 할머니에게 "사람도 꽃과 같다. 봄에 핀 꽃이 지면 그만이듯이 사람도 나이가 들면 가야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할머니를 남겨 두고 홀로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무덤 옆에서 남편의 남은 옷, 그리고 어렸을 때 죽은 6남매의 내의를 태우며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아버지와 나를 만나달라고 주문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간 남편과 자녀들에게 "내가 보고 싶어도 참아라, 곧 따라간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묘소를 떠나던 할머니가 뒤돌아보며 찬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할 때 산천초목도 함께 울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앉았던 자그마한 의자가 텅 비어 있어 관람객의 심금을 울립니다. 

 

 

 

지금까지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관람한 후 그 줄거리를 개략적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가 안방극장을 통해 아버지의 가없는 자식사랑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스크린을 통해 노부부의 참된 사랑과 핵가족의 문제점을 고발한 수작입니다. 둘 다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지요. 일부에서는 노부부의 평범한 사생활이라면서 영화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폄하하지만 이런 지적은 누적관람객 약 480만 명을 욕보이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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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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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kangdante BlogIcon kangdante 2015.03.03 0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극적인 내용이 판치는 요즘 영화속에서
    노부부의 잔잔한 일상과 사랑이 오히려 감동입니다.. ^^

  2. Favicon of https://bonlivre.tistory.com BlogIcon 봉리브르 2015.03.03 07: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기를 놓쳐 못 보고 만 영화인데
    펜펜님 글을 읽다 보니
    늦었더라도꼭 한 번 보고 싶어지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기쁜 하루 시작하세요^^

  3. Favicon of https://datafile.tistory.com BlogIcon 신기한별 2015.03.03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찍은 후에 할아버지 돌아가셨던데..... 부모님세대들에게 정말 감동적이였다고...

  4. Favicon of https://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 2015.03.03 0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들어 삶이 행복한 부부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5. Favicon of https://tokyo.innoya.com BlogIcon 이노(inno) 2015.03.03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앞을 가려 보기 힘들것 같아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 싶어요.

  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5.03.03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울면서 봤지요.
    우리 부모님 이야기...ㅠ,ㅠ

  7. Favicon of https://0572.tistory.com BlogIcon 『방쌤』 2015.03.03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가족의 모습.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면서 본 영화입니다

  8. Favicon of http://jentleoh.tistory.com/ BlogIcon 금융114 2015.03.03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

  9. Favicon of http://okol2.tistory.com/ BlogIcon 찡찡이와 쭈쭈뽕 2015.03.03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하루 되세요 !! 히히 ^^ ~~

  10. Favicon of http://okol.tistory.com BlogIcon 인문학 코드 2015.03.03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포스팅 잘 보고 가요 ~~ %^^%

  11. Favicon of http://ubidders.tistory.com/ BlogIcon 부자114 2015.03.03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우중충하네요 ~
    언제 진정한 봄날씨가 찾아올런지..
    포스팅 잘 봤습니다 ^^

  12. Favicon of http://blog2050.tistory.com BlogIcon 랩소디블루 2015.03.03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살다가 떠나면 좋긴할거 같네염 ㅎㅎ.

  13. Favicon of https://yun-blog.tistory.com BlogIcon 맛있는여행 2015.03.03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포스팅으로 봐도 감동적입니다.
    저희도 저렇게 살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14. 바람될래 2015.03.03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걸 영화관에서 보긴했지만
    다들 감상평이 극과극이라

  15. Favicon of https://8910.tistory.com BlogIcon 여행쟁이 김군 2015.03.04 0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아프지만 행복한 부부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16. 황태근 2015.05.11 2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전 어제 우리 교회의(압구정동 광림교회) 종합 예술극장에서 보았습니다. 어버이날 특집으로 5/10, 5/17 두차례 오후 1시반부터 상영한다고 해서 약속을 미루며 보았지요....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는 저였지만 (제 나이 60세인데)....100% 공감하여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우리 부모님(두분 다 돌아 가셨지만 지금 계신다면 98세, 91세입니다..) 생각도 많이 났구요...우리도 원래는 5남 6녀인데 두살, 세살, 다섯살 때 셋을 잃어 3남 5녀입니다. 막내 동생은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이 안돼 저 세상으로 갔지요. 제가 몰래 아기 우유를 먹곤 했는데.. 1남 1녀는 제 가 태어나기 전에 잃었구요.전 막내동생이 오빠에게 따지는 장면이 가장 리얼하고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우리도 그런 적 있었고...친구들 얘기 들어봐도 대부분 그런 일 있거든요...관광버스에서 노래하는 장면도 전 좋았어요. 우리 아버님이 노래를 좋아해서 여행가면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법을 떠나서. 또 꼬마가 죽은 모습에서도 눈물이 났어요. 왜냐하면 작년 겨울 10년을 키운 우리 강아지 포피가 죽었거든요. 저와는 별로 정이 안들었는데 우리 막내 딸이 너무 이뻐했던 터라 마음이 짠 하더군요. 한 번은 우리 막내를 혼내주려고 하는데 포피가 저를 물으려고 해서 몇대 맞았지요...그런 기억이 나더군요. 혹시 보고싶은 분은 다음주 5월 17일 오후 1시 30분에 광림교회 장천홀에서 상영하고 무료이니 한 번 들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