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율현리 정수산 기슭에 자리잡은 율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입니다.
율곡사는 651년(신라 진덕여왕 5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였고
통일신라시대인 930년(경순왕 4년) 감악조사(感岳祖師)가 중창한 뒤
여러 차례 중수하였습니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 관심당(觀心堂), 칠성각, 요사채가 있습니다.
율곡사의 본전인 대웅전은 보물 제374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현재의 대웅전은 조선 중기에 지어진 건물이며,
이후 여러 차례 중수되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집으로
규모도 크지 않은 흔히 보는 다포집 계통입니다.
초기 대웅전의 건축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옵니다.
『법당을 중창할 때에 어떤 목수가 찾아와 절 짓는 일을 맡겠다고 자청하였다.
그런데 석 달 동안 오로지 목침만 만들고 있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스님이 목수를 시험하기 위해 목침 하나를 몰래 숨겼다.
목침을 다 만들었다고 생각한 목수가 수를 세어보았더니 하나가 모자랐다.
안색이 변한 목수는 "내 정성이 부족하니 귀중한 법당을 지을 수가 없다"며
연장을 챙겨 절을 떠나려 하였다.
스님이 숨긴 목침을 내놓으면서 사죄를 하니,
목수는 그제야 마음을 돌리고 목침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못 하나 쓰지 않으면서 목침만으로 건물을 짜 올리는데,
그 솜씨가 신기에 가까웠다고 한다.
전설처럼 못을 전혀 쓰지 않고 절을 지어 일명 "목침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원효대사는 새신바위(鳥神巖)에 올라 주변 지세를 살피다가
지금의 절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웅전의 단청과 관련 또 다른 전설이 전합니다.
『대웅전을 단청할 때 단청 장인이 이레 동안 절대로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였는데,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스님이
결국 이레 째 되는 날 문틈으로 안을 엿보았다.
대웅전 안에서는 새 한 마리가 붓을 물고 날아다니면서 벽화를 그리고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끼자 놀란 사가 후루룩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그 새가 자취를 감춘 곳이 새신바위라는 것이다.
지금도 법당 천장 밑 좌우 벽면에 산수화 그림 두 점이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율현마을에서 차도를 따라 오르면 율곡사입니다.
축대를 오르면 정면에 대웅전이 있습니다.
대웅전은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건물답게 상승감을 강조하여
잘 다듬은 돌로 3층의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지었습니다.
율곡사 축대
대웅전
대웅전 안에는 보물(제1316호)인 괘불탱과
경남도 유형문화재(제373호)인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이 있습니다.
이 삼존불은 17세기 전반기에 조성된 불상이라고 합니다.
글쓴이가 대웅전의 옆문을 열고 안을 살피자
스님 한 분이 내부는 사진촬영금지라고 하여 얼른 카메라를 내립니다.
그렇지만 황금색 삼존불상은 금방 알아보겠는데,
보물인 괘불탱은 어느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에게 삼존불상의 뒤에 걸린 탱화가 보물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면서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상당히 무뚝뚝한 분인 듯 합니다.
삼성각
대웅전 아래 축대 옆에 샘터가 있어
방문객들이 목을 축일 수 있습니다.
(201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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