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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 굴산사지당간지주

 

 

 정과 감이 많은 정감이 수변공원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37코스는 안인해변에서 출발해 오독떼기전수관으로 이어지는 18km의 한적한 시골 의 도보 길로서, 주요 관광포인트를 살펴보면 매년 여름 연꽃축제가 열리는 풍호연꽃단지, 정(情)과 감이 많은 정감이수변공원, 통일신라시대 제작된 보물인 굴산사지당간지주, 강릉의 농요를 보존전수하기 위한 학산 오독떼기전수관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코스는 강릉 바우길 7구간인 “풍호연가길”과 겹칩니다.

 

37코스의 들머리는 원래 안인해변이지만 종점인 오독떼기전수관이 있는 학산마을에는 음식점이 없이 부득이 이번 코스는 거꾸로 걸을 예정입니다.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 소재 오독떼기전수관은 강릉의 토속전통농요(모내기소리, 김매기소리, 벼베기소리, 타작소리)인 오독떼기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한 곳이지만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오독떼기전수관 맞은편 송림에는 학산 서낭당(성황당)이 있는데요. 서낭당은 보통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뿔 모양으로 쌓은 돌무더기와 마을에서 신성시되는 나무 또는 장승 등으로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신을 모셔 놓은 신당(神堂)을 말합니다. 이곳 학산 서낭당은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대관령 국사성황 범일국사가 태어난 곳으로 매년 굿을 하고 제례를 올린답니다.

 

 

 

 

 

 

 

우측의 굴산교를 건너 약 300여 미터를 가면 굴산사지 당간지주를 만나는데요.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사찰 앞에 설치했던 건축물로 그 주변지역이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통 돌로 만들지만 철·금동·나무로도 만듭니다. 이곳 굴산사지 당간지주(보물 제86호)는 높이 5.4m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주로서 양쪽의 지주를 각각 하나의 거대한 돌을 사용하여 조성하였으며, 통일신라시대의 웅대한 조형미를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당간지주 남쪽으로 칠성산(981m)과 석병산(1,055m)의 웅장한 산세가 펼쳐지는데 최근 내린 눈을 머리에 뒤집어쓴 모습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 겨울에 고산지대에 눈이 쌓인 모습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금년 겨울에는 아직도 제대로 된 눈을 보지 못해 이런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삼거리 갈림길에는 굴산사지 석불좌상이 있는데요. 해파랑길 코스와는 약 100여 미터 벗어난 곳이 있으므로 무심코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굴산사는 통일신라시대 문성왕 9년(847) 구산조사의 한 사람이었던 범일(梵日)스님이 창건하였으며 현재는 절터만 남아 있어 석불 좌상의 제작연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조각기법으로 볼 때 굴산사가 창건된 이후 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불상을 얼핏 보면 조각하다가 그만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상은 얼굴의 마모가 너무 심해 조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며, 몸 전체에 균열이 있고, 특히 하반신이 많이 파손되어 있어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손의 모양으로 볼 때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상을 닮았다고 하네요.

 

 

 

 

 

 

 

 

이제부터는 안인해변 이정표를 길잡이로 삼으면 됩니다. 옥봉마을 표석을 뒤로하고 학산3리 마을회관을 지나 도로를 횡단해 금광초등학교 이정표를 따릅니다. 금광초등학교 운동장에는 국조단군상이 세워져 있군요. 교진교를 건너갑니다. 드넓은 농경지 뒤로 펼쳐지는 고산준령의 풍모가 멋진 아름다음을 뽐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옥봉마을 표석

 

 

 학산3리 마을회관

 

 

 

 금광초교 단군상

 

 

 

 

 

 

도로 좌측에 강릉차량사업소라는 간판이 보이는데요. 그 쪽으로 가보니 규모가 매우 크고 또 철도차량이 정박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경강선(원주-강릉)을 운행하는 KTX의 정비 및 검수를 위해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고속철도 차량기지입니다. 행정구역으로는 덕현마을이로군요. 정동진과 등명낙가사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호젓한 응달로 들어서니 평지에도 눈이 남아 있습니다. 구부러진 완만한 경사의 도로를 걸으면 고갯마루에 있는 정감이마을 등산로 안내문이 이방인을 반깁니다.

 

 

 덕현마을 표석

 

 

 잔설이 남아 있는 도로

 

 

 

 

 

 

정감이마을 유래를 보면 젊은이들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네요. 이 마을 김부잣집 머슴 김총각은 원래는 양방집안이었지만 가세가 몰락해 머슴이 된 불운한 청년이었습니다. 이 집의 딸인 김낭자는 매사에 성실한 머슴을 사모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김낭자는 산에 나물을 캐러가고 머슴은 나무를 하러 갔다고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소나무 가지 맡에서 비를 피하면서 눈이 맞아(?) 둘은 함께 칠성산 깊은 계곡으로 사랑의 도피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입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속을 걷는 것은 참으로 기운이 넘치는 일입니다. 저 멀리 괘방산의 통신철탑 보이는군요. 그런데 등산로 오른쪽 산비탈에는 태양광 발전을 위한 집열판이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산을 흉물로 바꾼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한동안 산길이 이어지더니 내리막을 지나면 제법 반듯한 주택단지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정감이 수변공원입니다. 수변공원에는 연못이 있고 조망대인 정자가 있어 방문객들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전원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호젓한 산길

 

 

 반듯한 주택단지

 

 

 

 

 

 

 

 

 

 

수변공원을 지나면 길은 좌측으로 구부러집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 7번 국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넙니다. 머리 위로 오래되어 보이는 수로가 지나가네요. 일반도로 위를 지나 한참을 걸으면 철길 건널목에 있는 하시동 3리 풍호회관입니다. 일반적으로 마을회관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을 풍호회관이라니 연꽃단지가 있는 풍회마을인가 봅니다.

 대형 향나무와 전원주택

 

 

 씽씽 달리는 7번 국도

 

 

 머리 위의 수로

 

 

 낙엽 진 도로

 

 

 

 

 하시동 3리 풍호회관

 

 

 

 

 

조금 더 가니 바로 농촌건강장수마을인 풍호마을 연꽃단지입니다. 연꽃단지의 규모는 상당히 크게 보이지만 겨울이라서 그런지 그냥 잡풀이 무성한 황량한 벌판 같습니다. 입구의 정자는 연꽃을 상징하는 부용정이로군요. 풍호마을 표석을 지나면 다시 산으로 이어집니다. 지나가는 길목의 우측에는 메이플 비치 골프클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워낙 한적한 곳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불경기와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 때문인지 넓은 주차장에 차량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메이플 비치 골프장 입구

 

 

 

 

 

이제 길은 하시동 안인사구 생태 관찰로로 이어집니다. 해안사구는 오랜 기간 동안 파도와 바람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퇴적되어 만든 모래언덕을 말합니다. 이곳 사구는 약 2,400백 만 년 전 형상되었답니다. 드디어 염전해변 바닷가입니다. 먼 바다는 잠잠해 보이는데 해안가에는 엄청난 규모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바닷바람은 별로 강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이처럼 큰 파도가 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런데 사진 상으로는 큰 파도를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성난 파도 

 

 

 

 

 

바다에는 마치 석유시추장면 같은 시설물이 보입니다. 지나가면서 인부에게 물어보니 이는 발전소건설에 필요한 냉각수를 확보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강릉안인화력 1.2호기 건설현장이네요. 발전설비는 1,040MW급 2기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전기를 얼마나 생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공사기간은 2018. 3월부터 5년간이라고 하며 문외한의 입장에서 봐도 규모가 정말 엄청납니다. 염전해변은 이 공사로 인해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은 멈춘 것 같습니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조감도

 

 

 

 

염전해변과 안인진항 사이로 흐르는 군성천의 다리를 건너 봉화산을 좌측 옆구리에 끼고 돕니다. 안인진항에는 대형 기암이 보이지만 출입금지라 가까이 가보지 못해 사진으로만 만족합니다. 안인항은 작은 어촌항으로 숭어와 해조류가 많다고 하네요. 돛단배 형상의 조형물도 눈에 뜨입니다. 안인항 남쪽 안인해변은 모래밭이 길고(1km) 고우며 수심이 얕으면서도 물이 맑아 피서철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정동진의 명물인 썬크루즈 리조트가 어련하게 보입니다. 일출교를 건너면 괘방산 등산로입구 주차장에 다다릅니다.

 안인진항 기암(줌촬영)

 

 

 

안인항

 

 

 

 

 남쪽의 바다풍경

 

 

 아련하게 보이는 썬크루즈 리조트(줌 이용)

 

 

 

 

 

 

오늘 약 19km를 걷는데 4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실 해파랑길 36∼38코스는 바닷가대신 인근 괘방산을 타거나 내륙 쪽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코스로서 상당히 지루한 길입니다. 해파랑길은 각 도시가 이미 수립한 둘레길(강릉의 경우 바우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엮었기에 이를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만 보물인 굴산사지 당간지주는 사계절 답사해도 좋을 문화재이며, 정감이수변공원과 풍호연꽃단지는 여름철에 답사한다면 그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외출하기가 겁이 납니다. 우한폐렴은 잠복기 중에도 타인에게 감염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변 사람들이 기침을 하지 않아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미세먼지마스크를 끼었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옆에 기침소리가 들리자 두 번이나 얼른 다른 자리로 피신(?)했습니다. 또 등산버스를 이용할 때는 답답하지만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습니다. 다행히 이날 강릉지방은 미세먼지가 좋아 길을 걷는 동안 마스크를 벗었으나 식당에서는 따로 앉았고 집에서 가져간 수저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등산버스에서도 일체 아는 사람과 악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조심했음에도 귀가하니 아내가 손자 옆에는 가지 말라고 합니다. 보통사람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랄뿐입니다.

 

 

 

《해파랑길 37코스 개요》

 

▲ 일자 : 2020년 2월 1일 (토)

▲ 코스 : 오독떼기전수관-굴산사지 당간지주-굴산사지 석불좌상-금광초등학교-강릉차량사업소-정감이등산로

            -정감이수변공원-풍호연꽃단지-메이플 비치 골프클럽-하시동 안인사구 생태 관찰로-염전안인화력해변발전소 공사장

            -안인항-안인해변 괘방산 등산로 입구

▲ 거리 : 19.2km

▲ 시간 : 4시간 4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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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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